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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새뜸] 백제 ‘죽음의 문화제’ 맞선 6일, 그 ‘승리의 기록’ “여기 사람이 있어요!” 지난 15일, 가슴께까지 물이 차오르는 어둠 속에서 7시간 동안 10명이 목놓아 소리쳤지만 메아리는 없었다. 백제문화제를 위해 유등과 부교를 띄워야 한다는 공주시 관계자들은 이를 코앞에서 지켜보면서 스피커를 크게 틀어 놓고 일방적으로 침수 위험만을 알렸다. 어둠 속 절박한 외침에 귀를 막겠다는 것이고, 물속 사람들에게 고문을 가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경찰과 소방차도 수몰 현장에 와 있었지만, 공주시와 환경부의 담수 강행을 막지 못했다. 결국 환경단체와 정의당 당원들은 이날 밤 9시경에 수중 시위를 마치고 물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6일 동안 고마나루 모래톱을 지켰다. 이 영상은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작은 승리’의 기록이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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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1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공주보 담수를 반대하는 농성천막을 강제철거한 환경부와 공주시를 상대로 고발조치할 것을 예고했다. 시민행동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35개 환경사회단체들의 연대체이다.

시민행동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 10일, 우리는 공주보 개방상태 백제문화제 개최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고마나루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면서 "2019년부터 합의한 내용을 매년 공주시가 약속을 어기면서 환경부에 담수를 요청했고, 민관협의체의 구성·운영 주체인 환경부는 공주시의 몽니를 용인했다, 심지어 올해 공주보 담수는 보 운영 민관협의체는 물론,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민행동은 특히 "공주시는 비폭력 평화 시위 중이던 천막을 80여 명의 소속과 신분을 알 수 없는 자들을 동원해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천막이 찢어지고, 활동가들은 다쳤다, 공권력의 폭력 앞에 활동가들은 망연자실했다"고 성토했다.

시민행동은 이어 "더 놀라운 것은 고마나루 모래사장에 남아 시위를 이어가는 활동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문을 전부 닫았다는 사실"이라면서 "7시간, 금강 물이 가슴까지 차오를 때까지 담수 중단을 요구했지만, 공주시와 환경부는 요지부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시민행동은 환경부와 공주시의 이같은 행동의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4대강을 옹호하고 보의 쓸모를 어떻게든 쥐어 짜내어, 보 존치의 필요성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논의를 거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단 15일 만에 취소하고,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 '자연성 회복'을 빼고 '지속가능성 제고'라고 대체하는 말장난 수준의 변경안으로 공청회를 진행하는 것, 졸속 공청회를 반대하는 활동가 5인을 무리하게 연행한 것, 우리 강 자연성 회복 구상을 전체 삭제하고 댐과 준설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것, 그것으로 정권의 모든 속내는 뚜렷이 드러난다."

따라서 시민행동은 "공주시의 민관합의 미이행과 약속 파기, 그리고 활동가를 수몰되도록 방치한 것에 대한 죄를 물을 것"이라면서 "환경부의 직무 유기와 보 처리방안 취소 관련 절차상 문제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마지막으로 "환경부와 공주시는 지금이라도 공주보 담수를 철회하고, 공주보 개방상태 문화제 개최의 약속을 지켜라"면서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 계획을 철회하고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태그:#공주보, #4대강사업, #백제문화제, #공주시,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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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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