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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우강면 하리 경로당에서 토론을 하고 있는 당진시민들.
 충남 당진시 우강면 하리 경로당에서 토론을 하고 있는 당진시민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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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에는 528개의 송전철탑이 세워져 있다. 송전탑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최근 야생생물들의 서식지인 삽교호 소들섬까지 송전탑이 건설되면서 주민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진시 우강면 주민들과 시민사회 단체 등은 정의로운전환충남도민회의라는 이름로 지난 6일 우강면 하리 경로당에 모여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는 지난 2014년부터 삽교호 소들섬 송전철탑 건설을 반대해온 유이계씨도 참석했다.

유씨는 "삽교호는 국내 주요 월동 조류 서식지 중 하나다. 게다가 람사르 지정 기준인 국제적 멸종위기종 수(연간 2만 마리 이상)·종류·서식 등을 충족하는 곳"이라며 "이곳은 큰고니, 독수리, 잿빛개구리매, 참매, 흑두루미, 흰꼬리수리, 삯,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서식하는 아주 우수한 생태환경이어서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자부심 또한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소중한 곳에 2014년 송전탑 건설 계획이 세워졌다. 그 이후로 평범했던 저희 부부는 농부에서 투사가 되어 9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소들섬은 곡창지대인 예당평야(예산당진평야)에 위치해 있다. 지난 1979년 삽교천 방조제가 준공되면서 퇴적물에 의해 자연 발생한 섬이다.

유씨는 "삽교호는 호수와 평야를 동시에 보유한 국내 유일의 평야이다. 곡창지대로 철새들의 낙원이 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한 곳"이라며 "매년 40여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군무를 펼치고, 큰기러기와 저어새, 황새, 큰고니, 흰꼬리수리, 황조롱이, 그리고 최근에는 새호리기,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들섬을 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의 가치는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우리는 이곳에 잠시 머물러 살아갈 뿐이다. 후손들에게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들섬에 송전탑이 건설됐지만 '주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위로의 말도 나왔다.

오윤희 당진어울림여성회 회장은 "너무나 안타깝게도 아름답던 소들섬엔 고압송전탑이 들어섰다. 하지만 우강면 주민들의 헌신적인 투쟁에 함께 한 당진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 과정은 앞으로 수많은 당진의 사회적 문제들, 환경문제들의 투쟁 현장에서 돌아보게 되는 정의로운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땅을 믿고 농사를 지어오셨던 농민들의 삶을 뿌리째 바꿔놓았던 송전탑들은 결국 지중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우강면 , #당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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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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