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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오페라 <순이삼촌> 공연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피날레 무대.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공연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피날레 무대.
ⓒ 하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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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이 발생한 지 30년 만에 이 책을 썼으나 읽으면 감옥에 잡혀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 제주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의 심장부에서 4·3의 절규와 외침을 알리게 됐습니다. 더 알려졌으면 합니다."

현기영 소설가는 지난해 8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오페라 '순이삼촌' 제작발표회에서 제주 4·3의 확장을 애타게 바랐다. 원작자의 염원을 담은 이 오페라는 제주와 경기, 서울을 거쳐 이제 부산에 도착한다. 반응은 뜨겁다. 전석 무료 초대 공연인데 준비한 입장권이 동이 나 추가 좌석 마련에 들어갔다.

2일 제주4·3평화재단, 부산문화회관에 따르면 '순이삼촌'의 티켓 예매가 이날 오후 2시에 다시 시작된다. 부산문화회관은 온라인 공지를 통해 관련 일정과 예매 방법을 안내했다. 문화회관 관계자는 "7월 중순에 예매를 시작했는데 조기에 마감이 됐고, 다시 200석을 마련했다. 오늘도 빠르게 티켓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추가 티켓은 1인당 4매까지 가능하며, 온라인 이용이 불편한 시민은 전화를 통해서도 예매를 할 수 있다. 문화회관은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이고, 노쇼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 당일 좌석 지정 이후 티켓을 배부한다고 설명했다.

'순이삼촌'의 부산 공연을 둘러싼 관심은 이미 예상이 된 바다. 2020년 제주시 제주아트센터에서 초연 후 2021년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2022년 서울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거쳐 세 번째로 마련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전 공연은 모두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1978년 발간한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을 원작으로 하는 이번 공연은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 역사를 예술로 승화한 것이 특징이다. 4·3의 아픔과 북촌리에서 벌어진 집단학살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순이삼촌, 제주서는 성별 관계없이 연장자를 삼춘이라고 부름)의 슬픔을 4막으로 표현했다.

웅장하고 섬세한 오페라와 세련된 뮤지컬의 연극적 요소가 녹아들어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로부터 '제1회 세상을 바꾼 콘텐츠-망각을 일깨운 콘텐츠상'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부산은 기존 공연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 무대를 꾸미는 200여 명 중에선 부산 지역 예술인, 단체의 이름이 대거 올라가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민주공원에서 열린 발표회에서는 이런 점이 주요하게 언급됐다. 강혜명 총감독은 제주의 콘텐츠를 가져와서 현지(부산)에서 협연하는 첫 사례란 점을 언론에 강조했다. 

4·3의 역사를 놓고 미래 세대가 함께 소통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 부산 공연에서는 시립청소년교향악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 등이 함께 나선다. 제주4·3평화재단에서 '순이삼촌' 공연을 담당하는 송지은 기념사업팀 차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 부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부산으로 가면서 어떤 것을 더 담아야 할까 고민했는데, 그게 지역과 청소년들이었어요. 4·3의 화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특히 미래세대들이 4·3을 잇는 게 중요하다고 봤죠. 4·3이 말하는 인권과 평화의 이야기를 더 특별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거예요. 4·3 역사의 세대 전승이랄까? 그런 면에서 뜻깊습니다."

'순이삼촌' 부산 공연은 19일 오후 3시 부산시 남구 부산문회회관 대극장에서 시작되고,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s://omn.kr/251cw)를 참조하면 된다.
 
19일 부산서 선 보이는 제주 4.3오페라 '순이삼촌' 공연.
 19일 부산서 선 보이는 제주 4.3오페라 '순이삼촌' 공연.
ⓒ 부산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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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순이삼촌, #부산 공연, #제주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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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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