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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내려온 정자
 떠내려온 정자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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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피해로 인명피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국민의힘이 4대강 사업을 다시 부각하고 있다.  

지난 17일 충청지역 수해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공주를 방문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매년 우기에 되풀이되는 4대강 유역 피해를 막기 위해 지류·지천을 정비하는 '포스트 4대강 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진석 의원은 "4대강 사업으로 물그릇을 크게 해 금강 범람이 멈췄다고 생각한다"며 "포스트 4대강 사업인 지류·지천 정비사업을 당장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국민의 고통을 4대강 사업 부활의 계기를 만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이 강조하는 보는 홍수를 유발하는 시설이지 예방하는 시설이 아니다. 댐과 달리 보는 강우 초기에 이미 물이 다 차기 때문에 홍수 예방에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다. 이보다는 보가 없어야 물이 원활하게 흘러 홍수를 막을 수 있다.

4대강 맹신, 보 존치로 이어져... 홍수 예방 효과 없어
 
침수된 도천의 농경지모습
 침수된 도천의 농경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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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보가 있던 곳들은 폭우 이후 어떤 상황일까. 지난 19일 찾은 공주보 바로 상류에 위치한 지천인 도천하류는 물이 범람해 농경지가 침수됐다. 보의 수문이 열려 있어도 시멘트로 만들어진 고정보가 하천의 수위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문까지 닫힌다면, 수위 차이가 더 벌어져 지천의 범람 위험이 커진다. 금강은 수문이 열려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미르섬으로 이어지는 다리는 처참하게 부서져 출임이 통제되고 물에 잠겼다
 미르섬으로 이어지는 다리는 처참하게 부서져 출임이 통제되고 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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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보 상류에 4대강 사업으로 건설했던 많은 산책로와 운동시설의 시설물들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났다. 4대강 사업 이후 지자체에서 둔치에 설치했던 시설물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정도다. 운동기구와 난간이 부서진 곳은 너무 많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어디서 떠내려온 줄 알 수 없는 정자는 나무에 걸려 쓰러진 모습이었다. 

매년 백제문화제를 진행하는 충남 공주시 미르섬은 그야말로 폐허였다. 다리가 물에 잠겨 미르섬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지만 밖에서 보기에도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시설물은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진입을 할 수 있는 두 개의 다리는 난간이 다 부서지고 쓰레기가 널브러진 모습이었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미르섬 시설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미르섬 시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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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는 매년 약 150여 억원(2021년기준)을 들여 부여와 공주 일대에서 진행된다. 폐허가 된 미르섬을 다시 복원하려면 얼마가 들어갈지 모를 일이다. 다시 복원한다고 해도 내년에 다시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결국 강변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 자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기후위기시대에 더 많아질 강우에 시설물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물이 범람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둔치는 시설물 설치가 필요하지 않은 공간으로 비워두는 것이 예산낭비를 막는다. 4대강 사업은 홍수를 예방하지 못한다. 둔치에 시설물을 설치한 건 혈세만 낭비한 실패한 사업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시설물을 설치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 

태그:#4대강, #금강정비사업, #홍수, #홍수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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