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신효순·심미선 21주기 추모제 참가자들이 두 학생의 영정을 들고 사건이 일어난 길을 걷고 있다.
 신효순·심미선 21주기 추모제 참가자들이 두 학생의 영정을 들고 사건이 일어난 길을 걷고 있다.
ⓒ 차원

관련사진보기


13일 오전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신효순·심미선 2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21년 전 2002년 6월 13일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두 학생은 친구들을 만나러 가던 중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졌다. 이후 당시 장갑차에 탑승했던 미군 병사들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전국적인 촛불집회가 벌어졌고, 한국이 아닌 미군 내 군사 법정에서 재판받을 수 있게 해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대한 개정 요구도 줄이었다.

이후 시민들은 매년 6월 13일 사건이 발생한 효촌리에 모여 추모제를 진행했고,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로 구성된 효순미선평화공원사업위원회(사업위원회)는 지난 2020년 평화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번 21주기 추모제에서는 '효순미선 기록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관련 기사: 미군 장갑차 압사 '효순미선 기록관', 시민 힘으로 건립 추진 https://omn.kr/24btb). 참가자들은 마을에서 사고 현장까지 두 학생이 걸었던 길을 따라 영정사진을 들고 행진, 헌화한 후 묵념하고 추모제를 시작했다.
  
신효순·심미선 21주기 추모제에 있는 영정
 신효순·심미선 21주기 추모제에 있는 영정
ⓒ 차원

관련사진보기

 
김희헌 사업위원회 대표는 "외국군이 주둔한 상태에서, 우리가 군사주권을 온전히 가지지 못해 일어난 억울한 사건"이라면서 "슬픔을 넘어 평화의 꿈을 키우자"고 말했다. 또 "200평가량의 기록관 땅을 매입했고, 현장 안내사 교육도 마쳤다"며 토지 매입금액을 기부한 고 김판태 군산평통사 대표 유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고 김 대표는 2002년 사건 직후 현장 기록을 통해 사건이 단순한 사고로 묻히지 않게 애썼으며, 이후 SOFA 개정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그의 유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공사비의 70%가 모금 완료되면 착공에 들어간다"면서 "많은 분께서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강수현 양주시장(국민의힘)은 "21년 전 우리 곁을 떠난 두 사람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자 자리에 함께했다"며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준 평통사, 사업위원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비석만 있던 곳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기록관 부지를 마련한 것에 대해서도 시장으로서 감사를 전했다. 이어 "준비가 잘 진행돼서 이른 시일 안에 기록관이 건립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효순‧미선 돌아올 순 없겠지만... 평화 위한 노력 계속해야"
  
"시민의 힘으로 미선효순 기록관 건립하자"
 "시민의 힘으로 미선효순 기록관 건립하자"
ⓒ 차원

관련사진보기

 
미국 평화재향군인회도 추모 편지를 보내 연대를 표했다. 편지를 한국어로 낭독한 커트 에슬링거 미국 장로교회 목사는 "끔찍하게 목숨을 잃은 두 소녀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면서 "두 학생의 이른 죽음을 생각할 때마다 깊은 아픔과 슬픔은 느낀다"고 밝혔다. 또 "미군이 한국에서 자행한 범죄로 인해 고통을 겪은 모든 한국 국민에게도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며 "효순·미선의 책임을 절대 잊지 않겠다. 분단이 끝나고 평화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산마을 학교 학생들의 연주와 편지글 낭독이 있고 난 뒤 김신 사업위원회 위원이 '효순미선 기록관' 조감도를 공개하고 건축 계획을 설명했다. 김 위원은 "평화공원을 성공적으로 조성한 것처럼 기록관도 시민들의 힘으로 완공해내자. 끝까지 지켜봐 주고 함께해달라"고 이야기했다. 계획에 따르면 착공 예상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약 7개월간의 시공을 거쳐 2027년 6월 13일 25주기 추모제 때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선효순 기록관 건축 계획 설명하는 김신 사업위원회 위원
 미선효순 기록관 건축 계획 설명하는 김신 사업위원회 위원
ⓒ 차원

관련사진보기

 
추모제에는 보현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사회위원 스님, 김영석 평통사 공동대표,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 문병모 전교조 부위원장 등 시민사회계 인사들도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기록관 건립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참석자들은 청소년들의 합창에 이어 차례로 영정 앞에 헌화한 후, 기록관 건립 부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영정사진을 들고 행진에 참여한 김해인 평통사 회원은 추모제 종료 후 인터뷰에서 "비록 효순‧미선은 돌아올 수 없겠지만, 발표된 기록관 조감도를 보며 이 자리에서 앞으로의 평화를 세워나갈 수는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고 소회를 전했다.
 
고영대 평통사 공동대표 등이 효순미선 기록관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고영대 평통사 공동대표 등이 효순미선 기록관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 차원

관련사진보기


태그:#효순미선기록관, #효순미선사건, #21주기추모제, #평통사, #효순미선평화공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