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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인성 현지에서 모든 행사가 진행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틀에 걸쳐 약 2만 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예전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것은 몇가지 이유로 보인다. 처인성 정비사업과 처인성 교육관 건립 등으로 주변 여건이 좋아진데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생겨 기본적으로 참여하는 인근 주민들이 확보된 셈이다.
 처인성 현지에서 모든 행사가 진행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틀에 걸쳐 약 2만 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예전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것은 몇가지 이유로 보인다. 처인성 정비사업과 처인성 교육관 건립 등으로 주변 여건이 좋아진데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생겨 기본적으로 참여하는 인근 주민들이 확보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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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의 대표축제 발굴 노력은 꽤 오래도록 지속돼 왔다. 그런데도 대표축제를 꼽으려면 쉽지 않다. 전국에서 알아줄만한 행사를 찾으려면 더욱 힘든 현실이다. 100만 명 이상 4대 특례시만 비교해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특례시를 앞둔 4개 시 중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와 문화 콘텐츠가 제대로 없는 곳은 용인뿐이다. 수원시는 수원화성문화제가 있다. 1964년 화홍문화제로 시작해 60년 역사를 지녔다. 전국 축제이자 종합문화예술제로 거듭난 데 이어 국제 문화축제를 꿈꾸고 있다. 수원시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있기에 자신감이 넘친다.

고양시의 경우 해마다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연다. 1977년 국내 최초로 시작돼 고양 화훼농가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화훼 수출의 역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외에 주목받는 글로벌 꽃박람회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어떤가. 진해군항제(벚꽃 축제)는 이미 '국민축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올해 61회를 맞았으니 가장 오래된 테마축제 중 하나다. 
 
상설부스로는 처인승첩 해설 부스와 체험 코너를 중심으로 설치됐다. 처인승첩 해설부스는 용인문화원이 담당했다. 용인 특히 원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 셀러들이 참여하는 용담호수 뚝마켓을 처인성으로 옮겨와 다양한 체험기회를 선사하기도 했다.
 상설부스로는 처인승첩 해설 부스와 체험 코너를 중심으로 설치됐다. 처인승첩 해설부스는 용인문화원이 담당했다. 용인 특히 원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 셀러들이 참여하는 용담호수 뚝마켓을 처인성으로 옮겨와 다양한 체험기회를 선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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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과연 축제 자원이 없을까= '100만 인구 클럽'인 특례시 3곳이 향토자산을 활용해 지자체 대표 축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반면 용인시는 처인성문화제, 포은문화제, 용인예술제, 보정동 카페거리축제 등 15개 이상의 다양한 축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딱히 용인을 대표할 만한 문화 콘텐츠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과연 그럴까. 용인시는 2020년 기준으로 국보 4종을 포함해 서리고려백자요지 등 국가지정 문화재만 63종에 달한다. 포은 정몽주 선생 묘역 등 경기도지정 문화재 57종, 향토 문화재 59종을 포함해 총 179종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문화유산 분포 역시 고른 편이다. 시대적으로 봐도 선사시대 유물부터 삼국,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를 넘어 근대까지 시대별 분포도 다양하다. 한 도시에 이처럼 여러 시대의 유물이 산재한 지역이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특히 에버랜드(캐리비안베이), 한국민속촌, 농촌테마파크를 비롯한 관광자원과 생태자연경관을 활용한 자원까지 포함하면 경기도내 관광 방문객 수 1위라는 통계에서도 확인되듯 차고 넘치는 고장이 용인이다. 문제는 용인 고유의 자원이 아니어서 역사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로 키워낼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처인성 활쏘기 대회는 킹칸샷협회가 주관해 처인성과 주변 잔디밭을 활용해 진행됐다. 우리나라 양궁 전 국가대표 윤미진 선수 등이 활쏘기 지도에 나서는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처인성 승첩은 활이라는 병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만큼 활쏘기 대회를 더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처인성 활쏘기 대회는 킹칸샷협회가 주관해 처인성과 주변 잔디밭을 활용해 진행됐다. 우리나라 양궁 전 국가대표 윤미진 선수 등이 활쏘기 지도에 나서는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처인성 승첩은 활이라는 병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만큼 활쏘기 대회를 더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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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역사, 용인 최초 '처인성문화제' 다시 보기=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처인성 문화제>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첫째는 가장 오래된 용인지역 축제다.

1986년부터 '용구문화예술제'라는 명칭으로 시작해 올해로 32회를 맞이했다. 두 번째는 역사성이다. 처인구 남사읍 아곡리 처인성은 고려 고종 19년(1232년) 몽골군의 제2차 침공 때 승장 김윤후가 적장 살리타이를 사살해 승리로 이끈 대몽항쟁의 전승지다. 처인부곡민들은 승장 김윤후와 합심해 몽골 대군을 맞아 용감하게 싸워 이긴 곳이다.

이는 13세기 몽골군이 동북아시아 대륙을 넘어 유럽까지 차지했던 위세에 비춰 반만년 역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순간이며 장소이다. 특히 그 승전의 주체는 처인부곡민 기층민중이었다.

지역민들의 자발적이고 자위적 항전으로서 피지배층을 역사의 전면에 등장시킨 의병항쟁의 의 효시다. 역사적 가치와 상징으로 볼 때, 처인성 대몽승첩은 고려시대를 관통하는 외세항쟁과 호국정신의 대표성을 갖는데 손색이 없다. 이 같은 특별한 소재를 지닌 용인시는 다른 특례시 못지않게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자산을 지닌 셈이다.

 
행사장을 찾은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에 열심이다. 인근 초중고 학생들이 다수 행사장을 찾았다. 처인성문화제는 미래세대에게 훌륭한 학교 밖 교육현장이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에 열심이다. 인근 초중고 학생들이 다수 행사장을 찾았다. 처인성문화제는 미래세대에게 훌륭한 학교 밖 교육현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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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인성문화제의 남은 과제= 처인성문화제가 발전하기 위해선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해 보인다. 첫째는 지역성을 넘어 전국축제로의 비전이다. 처인성이 역사 교과서는 물론 드라마 단골소재임에도 처인성문화제를 찾는 이들은 대개 지역민이다. 타깃 자체가 지역민이다보니 프로그램이 주제와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격조마저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두 번째는 대표축제로 키우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책이다. 전체 예산이 수천만원 단위다. 동네 축제 수준이다. 전문성도 크게 떨어진다. 축제전문가를 포함한 경험 많은 집단이 결합해야 한다.

공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농경지를 사이에 두고는 체계적이고 규모있는 공간구성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농지 매입이나 영구임대를 통해서라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주차장과 이동수단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올해가 처인승첩 791주년이다. 머잖아 800주년이 된다. 800주년에 맞춘 중장기 계획을 세워 준비해 간다면 9년 후에는 용인을 대표하는 전국 역사문화축제로 자리잡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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