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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 대전에서 열린 기적의 마란톤에서 토닥토닥 김동석 대표의 아들인 건우(중증장애)가 휠체어그네를 타고 있다.
 지난 4월 22일 대전에서 열린 기적의 마란톤에서 토닥토닥 김동석 대표의 아들인 건우(중증장애)가 휠체어그네를 타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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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씨가 기증해 세종시 세종누리학교에 설치된 휠체어 그네가 고철로 처분된 것이 뒤늦게 알려지자 장애아동 관련 단체와 시민사회가 반발하며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휠체어 그네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놀이터 설치가 시작되던 지난 2016년 조씨의 기증으로 설치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세종시교육청은 휠체어 그네가 안전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안전점검 기관(놀이터 안전점검 민간위탁 기관)의 경고를 받았다며 지난 2017년 3월 철거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제2조는 어린이 놀이기구를 '어린이가 놀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조된 그네, 미끄럼틀, 공중놀이기구, 회전놀이기구 등'으로 명시했다. 결국 휠체어 그네는 어린이 놀이기구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철거된 것이다.

철거 직후 세종누리학교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휠체어 그네는 지난 2019년 고철로 처분됐다. 산업통상부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심의 중인 '휠체어 그네' 안전규제 심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전을 비롯한 세종과 충남 등의 시민사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휠체어 그네, 대한민국 놀 권리 차별 극복하는 시발점 돼야"

사단법인 토닥토닥,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전충남인권연대, 휠체어설치시민비상대책위, 충남여성연합홍성지부, 전북한걸음 부모회 등 27개 단체는 1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세종누리학교에 설치다가 고철 처리된 휠체어 그네를 원상복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그네를 탈 수 없는 것은 '놀 권리'에 대한 차별을 넘어 장애어린이를 어린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휠체어 그네가 장애어린이차별의 상징이 아니라 대한민국 놀권리의 차별을 극복하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면서 "고철로 처분된 휠체어 그네를 다시 세종누리학교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종시교육청은) 휠체어 그네를 기증한 조수미씨와 장애학생을 비롯한 시민들에게도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석 토닥토닥 대표는 "휠체어 그네를 나도 직접 타봤다.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장애어린이들이 놀이에서 차별을 받아선 안 된다"라며 "장애 어린이들도 그네를 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종시교육청은 휠체어그네를 원상복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장애아와 일반인이 함께 놀 수 있는 무장애놀이터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휠체어 그네 고철 처분은) 세종누리 학교 측에서 실수를 한 부분이 있다"면서 "산업통산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최근 어린이 놀이시설 설치 및 안전검사 기준에 휠체어그네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규정이 나오면) 세종교육청 차원에서도 자체 예산으로 통합놀이터를 만들고 휠체어그네를 재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휠체어그네 , #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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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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