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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표지 인물로 나온 <타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표지 인물로 나온 <타임>.
ⓒ <타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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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표지 모델로 내세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기사 제목에 항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2일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총리의 인터뷰 기사 제목인 '기시다 총리가 평화주의였던 일본을 군사대국으로 바꾼다'가 기사 내용과 다르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타임>은 일본 측 이의를 받아들여 인터넷판 기사를 제목을 '기시다 총리가 평화주의였던 일본에 국제무대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한다'로 바꿨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수십 년간의 평화주의를 포기하고 일본을 진정한 군사대국으로 만들기를 원한다'는 표지 부제는 그대로 놔뒀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 언론에 "(직접적으로) 수정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기사의 제목과 내용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라며 "어떻게 바꿀지는 <타임> 측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북한·러시아·중국 위협 내세워 군사력 증강"

<타임>은 전날(11일) 공개한 기사에서 "기시다 총리가 방위비를 증액해 일본을 세계 3위 경제대국에 걸맞은 군사력을 가진 글로벌 강대국으로 만들려고 한다"라며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늘려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 계획을 세운 것을 전했다.

그러면서 <타임>은 "이는 지난해 7월 선거 유세 도중 총격에 숨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오랫동안 추진해 왔던 것"이라며 "아베 전 총리의 매파적 성향에 대한 평판은 분열됐지만, 기시다 총리는 비둘기파적 성향이 있어 오히려 큰 반발 없이 안보 개혁을 시행할 수 있게 해줬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기시다 총리가 군사력 증강의 이유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위협 등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안보 강화를 위해 한국의 역사적 불만을 달래고,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폭 공격을 당한 히로시마 출신인 기시다 총리는 "나의 유일한 목표는 히로시마와 같은 비극이 다시 벌어지는 것을 막는 일"이라며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타임>은 "평화헌법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서 군사력 증강에 대한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대파는 오히려 (군사력 증강이) 가뜩이나 불안정한 동아시아 안보 상황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우려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외교 관계가 악화되면서 어떻게 감당하고 방위비 증액 재원을 마련할지도 불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타임> "기시다, 대만 문제에 유럽 끌어들이려 해"

한편, 이달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기시다 총리는 "어린 시절 히로시마의 참혹한 원폭 피해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라며 "G7 정상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듭된 핵전쟁 위협의 진정한 공포를 깨닫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타임>은 "기시다 총리가 G7 정상회의의 초점을 러시아에 맞춘 것은 솔직하지 못하다"라며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아시아의 문제이기도 한 것처럼 대만도 유럽의 문제'라고 말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 문제에 유럽을 끌어들이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상관없는 위기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던 발언을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의 <타임> 인터뷰 기사와 관련해 "일본의 복잡한 안보 환경, 방위력 강화, 경제 정책 등 폭넓은 의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라며 "국제사회의 분열을 막기 위한 역사적 역할을 맡을 지도자로서의 논조였다"라고 자평했다.

태그:#기시다 후미오, #타임,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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