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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중국 광저우한국학교 정문 담벼락에 새겨진 글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중국 광저우한국학교 정문 담벼락에 새겨진 글
ⓒ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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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있으나 뚜렷한 고향이 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잦은 환경 변화를 통해 목격하고 경험한 재외국민의 삶은 불안정했고 험난했습니다. 외로웠지만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고, 그리웠지만 그리워할 곳이 없었습니다. 안정적인 것 하나 없이 우리 정부의 사드 정책 때도 그랬고, 중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때마다 그저 한국인이기에 감내해야 했습니다. 또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처우도 많이 받아야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보호해 준 것은 제가 가진 우리나라 여권 한 장이 전부였습니다."
 
“독도는 한국 영토입니다.”라는 우리말과 중국어. 광저우한국학교 본관 건물 1층 벽면 사진
 “독도는 한국 영토입니다.”라는 우리말과 중국어. 광저우한국학교 본관 건물 1층 벽면 사진
ⓒ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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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한국학교 고3에 재학 중인 K양의 발언이다. 잊고 지냈던 재외동포 교육기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재외 한국학교의 열악한 교육 현실은 매년 국회 교육상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문 소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해외에서 고생하는 동포들의 자녀가 우리나라와 똑같은 교과서로 수업을 받으며 초중고 교육과정을 소화한다.

그런데 이들은 안타깝게도 무상교육 지원 대상이 아니다. 무상교육 혜택에서 소외된 채 분기별 등록금을 가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됐으나 재외 한국학교만 이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 국가의 의무를 재외국민 가정에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과 교과서로 수업하는 재외 한국학교만큼은 공교육에서 지원하는 수준의 무상교육 지원이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의 위상과도 어울린다. 그것이 국가의 도리이자 마땅한 책무이다. 우리나라의 공립학교 학생 1인당 등록금 수준은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

게다가 학교생활에서 불편한 점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학교의 대부분은 화장실 환경과 시설 개선도 많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곳은 화장실부터 어린 학생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좌식 변기가 아닌 학교 화장실을 얼마 만에 처음 본 것인지 사실 당황스럽다.

어린 초등학교 학생들이 제대로 학교에 적응하고 있는지, 초등학생에 비해 성장한 고등학생일지라도 자기 집 화장실처럼 학교 화장실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처한 환경에서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여러 불편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의 미래가 될 아이들은 씩씩하고 밝게 자라고 있다. 매일 등교하고 하교하며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라고 새겨진 글을 보며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있으며 독도는 한국 영토라는 글과 함께 선명하게 밝혀있는 독도 사진을 바라보며 생활한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한 우리 미래 또한 밝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들을 위해 서울대학교 수시 전형의 설계자로 알려진 서울대학교 김경범 교수가 중국 광저우를 찾아 특별초청 강연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중국 광저우 한국학교 학생, 교직원은 물론이고 재학 중인 학생의 학부모와 광동성에 거주하는 교민을 대상으로도 14일(금)과 15일(토) 이틀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14일(금)에는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고, 방과후에는 교사들과 재외국민특별전형 관련 특강과 좌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음 날인 15일(토)에는 오전 10시 광저우한국학교 재학생을 둔 학부모 대상 특강과 간담회, 오후2시부터는 광동지역 로컬스쿨이나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학부모를 대상으로 광저우한국학교 본관 5층 강당에서 특강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강득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교육상임위원회 소속)도 "재외한국학교에 대한 지원이 열악한 현실을 감안해서 교육부가 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강민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교육상임위 소속)은 "작년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재외한국학교 등록금 지원 문제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교육부에서 속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계속해서 재외 한국학교에서도 무상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을 갖고 앞장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태그:#중국광저우, #재외한국학교, #무상교육, #한국인,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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