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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과 송시영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과 송시영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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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6일 오후 4시 39분]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이 윤석열 정권 악재로 급부상하자, 국민의힘이 'MZ노조'를 불러 직접 설득에 나섰다. 정부는 물론 집권여당까지 나섰지만, 현장에 온 'MZ노조'는 이번 개편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초 여권은 문재인 정권 시절 도입한 '주52시간제'를 보다 유연화 해, 한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을 추진했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포괄임금제에 묶인 '공짜 야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며 거센 역풍이 불었고, 윤석열 정부가 양대노총 대신 노동개혁의 카운터 파트너로 삼아온 MZ노조마저 반발했다.

국정 지지도 하락에 용산에서 재검토를 시사하자 국민의힘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국민의힘이 1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는 취재진이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노동자 죽이는 것처럼 가짜뉴스 나와"라면서도 "섬세하게 반영 못했다" 인정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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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여권 인사들은 한결같이 낮은 자세를 취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비현실적 가정에 바탕한 가짜뉴스로 인해 (주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이) 장시간 근로를 유발한다고 오해를 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없으면 안 된다"라며 "나아가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가 돼야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장 69시간 일해서 노동자 다 죽이는 것인양 가짜뉴스가 나오는데 왜곡되게 해놓은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아울러 "모든 노동자에게 69시간 일을 하라는 취지가 아니고, 현장에서 정착되는 주52시간제는 그렇게 가면 된다"라며 새롭게 발생한 노동 분야에 있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때, 노사가 선택하는 (근무의) 폭을 유연하게 넓힌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MZ세대나 노동계의 우려"를 인정했다. 임 의원은 "연차 사용도 어렵고, 육아휴직도 어려운 상황에서, 휴일을 정말 쓸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있다"라며 "우리나라에서 노사가 서로 불신의 골이 깊어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건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로사와 과로를 이야기하는데, 산업재해에서 인정하는 과로는 4주 연속 64시간 근무"라며 "이 부분을 섬세하게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라고 인정했다.

권기섭 고용노동부차관 역시 "현재 입법예고 기간이니만큼,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다양한 보완 방법을 강구하고 국민적 공감대에서 추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사용자를 대표해서 온 조기현 ㈜유엔파인 대표는 "이번 제도 개편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유연성이 확보됐고, 근로자 대표자 합의 부분도 반영이 돼서 지난 정부 때보다는 진보된 제도라 생각한다"라면서도 "여전히 젊은이들을 생각할 때, 노동현장에서 시간과 관련해 (초과노동이) 몰리지 않게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MZ노조 "노동자, 52시간 초과 근무 주장하지 않아... 우려 크다"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송시영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송시영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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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은 "노동부가 발표한 개편안의 취지가 진정으로 노동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취지가 그대로 개편안에 반영돼 충족됐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노동부에서 발표한 이번 취지는 크게 세 가지 있을 수 있다"라며 "하나, 주52시간을 초과하는 분야의 요구가 있다. 둘째, 노동자에게 유연한 선택지를 줘야 된다. 셋째, 주52시간을 초과하는 공짜 야근을 근절하겠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하나하나 세세하게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주52시간 근무를 초과해야 한다는 주장은 적어도 노동자의 주장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흔히 예시로 드는 IT, 게임업계 종사자도 과도한 근로를 악습으로 본다"라는 지적이었다. 유준환 의장은 "설령 주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노동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예외적 상황을 이유로 일반적 상황에 적용하는 입법이라 우려가 크다"라고도 꼬집었다.

또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선택하고 쓴다는 취지에는 저를 포함해 많은 노동자들이 공감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보통 유연하게 쓴다는 건 법정근로 40시간을 기준으로 떠올리지, 연장 근로를 유연하게 쓰는 걸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주에 44시간 일하고 다음주에 36시간 일해야지'라고 보통 생각하지 '이번 주에 60시간 일하고, 다음주에 50시간 일해야지'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부연했다. "이번 개편안은 연장근로의 유연화라 공감을 못 받는다"라는 것,

마지막으로 '공짜 야근'에 대해서도 "이 상황은 40시간 일하고, 연장 근로 12시간을 일하고, 추가로 12시간을 더 일할 상황"이라며 "근본적으로 공짜 야근을 시키는 기업의 문제이지, 주52시간제의 문제가 아니며, 연장 근로를 유연화 한다고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일주일에 52시간 근무도 안 지키는 기업이, 평균 주52시간 근무를 지키라는 법도 없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개편안을 통해 과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연장 근로는 극단적 경우다' '그럴 리 없다'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라는 말보다는 개편안에 대한 우려로부터 노동자를 두텁게 보호할 수단을 넣거나, 현행 체제에서도 근로 감독할 수 있다는 모습를 보여서 국민 대다수인 노동자의 신뢰를 쌓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대 의사를 재차 명확히 하며 공개 발언을 마쳤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토론회를 마치고 나온 임이자 의원은 기자들에게 당초 계획보다 연장근로 허용 시간을 줄일 것을 강하게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재차 보완 지시를 내린 영향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 주69시간 윤 대통령의 유체이탈 "주60시간 이상은 무리").

임 의원은 "대통령 말씀도 상당히 중요하다. 국정을 운영하는 분이시니까"라며 "대통령이 하신 말씀을 토대로 MZ노조와 노동계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서 보완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시간은 캡(상한)을 씌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토론회 이후에도 MZ노조와의 주기적 만남을 약속하는 한편, 민주노총 등 다른 노조와의 만남에도 "다각도로 고민해보겠다"라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태그:#MZ노조, #국민의힘, #초과노동, #주52시간, #주69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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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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