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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이 마사요시 일본 총리 비서관의 동성결혼 차별 발언을 보도하는 <마이니치신문> 갈무리. 애초 비보도 전제 발언이었으나 현장에 있던 일간지 <마이니치신문> 기자가 이를 회사 측에 보고했고, 내부 회의를 거쳐 실명 보도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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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다수가 동성 결혼 인정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교도통신>이 13일 발표한 전화 여론조사(11~13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동성혼 제도 인정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64.0%가 '인정하는 것이 좋다'라고 답했다. 반면에 '인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답변은 24.9%에 그쳤다. 연령별로 나눠보면 젊은층(30대 이하)의 81.3%가 동성혼 인정 찬성 입장을 표했다. 장년층(60대 이상)의 동성혼 인정 찬성 비율은 51.4%를 보였다. 

또한 동성 결혼을 비하해 논란이 됐던 아라이 마사요시 전 총리 비서관의 차별적 발언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8.4%가 '적절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 여론조사엔 총 1060명이 응답했다(유선전화 424명, 휴대전화 636명).

마쓰노 관방 "동성혼, 기본적인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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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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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 전 비서관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동성혼에 대해 "(국가에) 마이너스다. 다른 비서관들도 반대한다"라며 "보기도 싫다. 옆에 사는 것도 싫다"라고 말한 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관련 기사 : 비서관 '성소수자 차별 발언' 논란에 고개 숙인 기시다 총리). 

이 발언으로 성소수자 차별 논란이 크게 일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튿날 "정권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언어도단"이라며 아라이 비서관을 경질했다.

이 같은 여론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브리핑에서 "동성혼은 가족의 범위나 당사자의 권리 및 의무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 등 기본적인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 각층의 의견, 국회의 논의, 동성혼 인정에 관한 법적 문제, 지방자치단체의 동성 파트너십 제도 운용 상황 등을 지켜보겠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성소수자(LGBT) 이해증진법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도 법안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64.3%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5월 초당파 의원연맹이 만든 이 법안은 정부가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기본 정책을 수립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이 보수층의 반발을 우려해 입법을 미뤄온 바 있다. 

'성소수자 이해증진법' 여야 대표 토론도... "다양한 가족 인정 방향으로 논의해야"

현지 공영방송인 일본 NHK 방송은 지난 12일 여야 대표들을 불러 성소수자 이해증진법안을 위한 토론을 열기도 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입법을 미뤘던) 2년 전과 지금은 소속 국회의원이 상당수 바뀌었기 때문에 법안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추진하고 싶다"라며 "부당한 차별이나 편견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다카키 미치요 정무조사회장도 "가능하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에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오는 5월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 개최 예정인 일본은 G7 국가 중 유일하게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나가츠마 아키라 정무조사회장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가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다"라며 "자민당이 입법을 약속해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일본 공산당의 다무라 도모코 정책위원장도 "가족의 기본 방향은 당사자들이 결정하는 것이므로, 부부의 성별 때문에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상하다"라고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