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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안사
 금안사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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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몰고 대구 앞산 고산골 주차장에 바로 가면 로마 건물 느낌이 나는 금안사에 닿는다. 주차장 바로 위 산쪽에 금안사가 서 있다. 대구광역시 남구 용두1길 104.

주차를 한 후 금안사를 둘러보면 되니 차 세우는 일로 골머리를 앓을 일은 없다. 게다가 이곳은 한반도 내륙에서 그리 쉽게 만날 수 없는 빙하기 유적을 거느리고 있어 아주 금상첨화이다. 주차장 옆을 지나가는 작은 계곡 안에 공룡발자국이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은 부모에게 아주 안성맞춤인 답사지인 셈이다.

그래서 대구 남구청은 금안사 옆에 공룡공원을 조성해 두었다. 특별히 날씨가 나쁜 날을 제외하면 어린아이들 목소리가 활가치게 앞산에 메아리를 친다. 자녀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을 헤매고 있어 국가의 장래가 지극히 어두운 이때, 어린아이들 재잘대는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나이든 사람에게는 유쾌한 일이다.  
 
공룡그림이 눈길을 끄는 해룡사
 공룡그림이 눈길을 끄는 해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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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동교 쪽에서 걸어서 접근한 경우에는 금안사에 닿기 전에 대룡사(남구 용두길 84)를 보게 된다. 작은 골짜기인데도 사찰이 11곳이나 있는 것을 보면 옛날에는 고산골이 대구 시내에서 아득히 먼 산골이었겠지만, 주택들이 자꾸만 들어선 까닭에 그 중 가장 낮은 지점의 대룡사는 아주 동네 중심부에 놓이고 말았다.  

금안사 약간 오른편 위에 해룡사가 있다. '약사여래'라는 글자가 사찰명 앞에 기록된 것은 이 절이 저 유명한 팔공산 갓바위와 같은 신앙 종류를 지닌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약병을 들고 있다고 해서 '약사불'이라 불리는 약사전의 불상은 현실문제를 해결해 준다.
 
선광사
 선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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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룡사 오른쪽 고산3길54에 견불사가 있고, 다시 그 옆에는 선광사도 있다. 견불사와 선광사를 지나 마을 안 작은 사거리를 건너면 고산3길18에 덕화사가 있다. 한번도 출입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지만, 오늘도 담장 너머로는 푸른 바탕 흰 글자의 극락전 현판이 선명하다.

안에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사찰일수록 한번은 꼭 보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대구에서 법당과 탑 등을 보기 어려운 곳으로는 동화사의 금당암이 있다. 이곳은 스님들이 공부하는 수련 도량이라 민간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덕화사는 담장 너머로 극란전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물론 상반신만이다. 
 
극락전 현판이 눈에 잘 들어오는 덕화사
 극락전 현판이 눈에 잘 들어오는 덕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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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서, 해룡사 앞을 지나 좀 더 걷는다. 왼쪽에 네 집, 오른쪽에 한 집을 둔 골목과 좌우로 농토를 거느린 좁은 밭길, 그리고 약간의 오르막 오솔길을 지나면 가끔 차동차가  오가는 도로가 나타난다. 고산골 관리사무소로 가는, 인도는 흙으로 된 맨발길이다.

골짜기를 건너는 다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펼쳐진다. 포장이 되어 있어 산길 분위기가 영 아닌 등산로를 천천히 오르면 수덕사, 성불사, 굴암사, 법장사가 줄지어 나타난다. 차례차례 사찰 경내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다.
 
수덕사
 수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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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사
 성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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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암사
 굴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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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성불사, 굴암사를 지나면 고산골 최고의 답사 사찰로 널리 알려진 법장사가 나타난다. 이곳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신라 때 탑으로 인정되는 문화재자료 3층석탑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장사는 또 다른 특이점도 있다. 흔히 사찰에는 대웅전이나 극락전 등의 현판을 단 중심 절집이 있게 마련인데, 법장사에는 그에 해당되는 건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너무나 궁금한 일이지만, 아무도 없어서 궁금증을 참은 채 탑을 등지고 밖으로 나선다.
 
법장사. 겨울 사진이 별로 마땅하지 않아 단풍철에 찍어 두었던 것으로 대체합니다.
 법장사. 겨울 사진이 별로 마땅하지 않아 단풍철에 찍어 두었던 것으로 대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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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산을 돌아다녔지만 운동을 했다고 할 정도는 못 된다. 그저 산책 수준이었다. 그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기다리는 고산골 마지막 사찰이 있다. 토굴암을 향해 걸으면 된다.

운동을 하려면 성불사까지 내려간 다음, 그곳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400미터 가량 걸을 일이다. 토굴암까지 가는 길은 사뭇 오르막이다. 제법 가파르기도 하다. 걸어본 뒤 중간쯤에서 힘이 부치면 둘 중 하나다. 늙었거나, 운동 부족!

다른 길은, 운동성은 모자라지만 오롯이 산길을 걷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한적한 오솔길 산책로이다. 법장사 바로 위 다리를 건넌 다음 계속 직진해서 오르지 말고 왼쪽으로 접어들면 된다. 고불고불 대략 편편한 오솔길을 한참 즐긴 후 아주 좁은 계곡 하나를 건너면 토굴암 턱밑에 닿는다.
 
토굴암
 토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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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이라기 보다는 마치 화전민의 집처럼 여겨지는 토굴암! 그 이름답게 작은 굴 안에 부처가 모셔져 있고, 본당도 거의 굴집 모습이다. 깊고 높은 산중인데도 "고산3길 95-2"라는 속세의 번지가 붙어 있다.

어색한 기분에 짐짓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절집 안으로 들어서는 작은다리 위에 놓인 담벽에 게시되어 있는 그 번호판 아래의 법구경 좋은 말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금 전에 본 돌탑들에 이어 두 번째로 마음을 빼앗긴다.

내려오는 길, 돌탑들이 나를 배웅한다. 탑들은 온몸으로 내게 인사를 보내지만 나는 그제 눈빛으로 답례를 한다. 손이 시릴 것 같다.
 
토굴암 입구의 좋은 말씀(법구경 일부)
 토굴암 입구의 좋은 말씀(법구경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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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굴암 입구 돌탑
 토굴암 입구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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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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