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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리·감독하는 국토부가 노동자를 탓하고 있다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 심상정 의원 질의 듣는 원희룡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리·감독하는 국토부가 노동자를 탓하고 있다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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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봉역 수송원 사망사고와 관련해 "코레일이 노조 요구에 굴복해 (근무체계 변경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11일 주장했다. 어명소 제2차관도 "잘못된 안전문화"라고 말하자 야당은 정부가 열악한 현장은 외면한 채 노동자만 탓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오봉역 사망사고와 영등포역 탈선사고 등 최근 코레일에서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 관련 현안보고를 진행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의왕시가 지역구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접 현장에 다녀온 사진을 제시하며 "관재(官災)"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봉역이 화물 전용 역이기 때문에 저도 안에 들어가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1950년대 풍경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이런 현장이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역 안에 시멘트 회사 이름이 붙은 선로가 세 개 깔려 있다. 굉장히 넓은 현장인데 두 명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열차를 연결하거나 분리하는 일을 수십 번 한다. 사고 당시 다른 작업자는 끝에 가서 열차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돌아가신 분은 수동전환기 버튼을 눌렀는데, (선로) 전환이 안 돼서 이동하다가 열차에 치였다. 

그런데 이건 모두 추측일 뿐이다. 사고현장을 촬영하는 CCTV가 한 대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 유족도, 노조도 '3인 1조'로 딱 한 사람만 더 있어도 이 사고가 절대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인도 공간만 있어도 절대 안 발생했을 거라고 한다. 과거에는 입환작업을 3인 1조로 했는데, 2020년에 인력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3개조를 4개조로 늘려서 인력이 부족하자 2인 1조로 계속 일하다가 사고가 났다. (여기엔) 보행통로도 아예 없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리·감독하는 국토부가 노동자를 탓하고 있다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어명소 제2차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리·감독하는 국토부가 노동자를 탓하고 있다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어명소 제2차관.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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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홍기원 의원은 어명소 차관이 현장을 찾아 "관행적인 안전 무시 작업 태도를 타파하고 안전습관이 생활이 되도록 쇄신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질타했다. 그는 입환 작업이 가장 많은 제천역은 선로가 직선이고 작업자 시야확보가 가능해 사고가 적지만 오봉역은 좁고 곡선로라는 코레일 쪽 설명을 듣고 "차관은 그런 얘기를 하나도 안 하고 조직문화가 문제니 그런다"며 "어떻게 문제의 근본에는 아무 관심 없이 사람한테만 모든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개인의 문제가 아닌데 어떻게 개인의 책임을 탓하나"라며 "그건 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사가 같이 (근무체제 변경에 관한) 용역을 해서 1865명 증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국토부, 기재부 한 명도 증원 안 해줬다"며 "지난 2년간 안전강화 인력 861명도 요구했는데 달랑 125명 승인했다. 또 노후시설 같은 걸 교체 안 하고 방치했다. 다 그냥 노동자 목숨으로 때우는 것"이라고 했다.

"책임만 미루냐"는데... 원희룡 "노조가, 코레일 사장이"
 
지난 5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화물열차를 연결·분리하던 코레일 소속 30대 직원 A씨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사진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일 방문한 현장의 모습. 이곳에는 보행통로가 아예 없고 CCTV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5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화물열차를 연결·분리하던 코레일 소속 30대 직원 A씨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사진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일 방문한 현장의 모습. 이곳에는 보행통로가 아예 없고 CCTV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 이소영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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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장관은 현장의 문제 자체를 인정하면서도 근본 책임은 노조에 있다고 봤다. 그는 "3조 2교대를 4조 2교대로 (바꾸기로) 노사가 합의했는데, 그에 따라 안전에 투입되는 인원 자체가 줄어들 것을 국토부가 염려했기 때문에 인원을 확보한 다음에 하자고 반대의견을 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레일이) 노조의 요구에 그대로 굴복해서 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또 "노조의 압력에 의해서 그대로 끌려간 철도공사 리더십 문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국토부가 선로점검 자동화 등 코레일의 업무환경 개선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의 김병욱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거듭 '노조 때문'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김병욱 의원 : "선후가 잘못됐다. 직원들한테 먼저 좋은 장비를 주고..."
원희룡 장관 : "자동화 기기도 노조 반대로 도입 못되고 있진 않은지부터 확인해봐야 한다."

김병욱 의원 : "왜 자꾸 남 탓 하는가?"
원희룡 장관 : "인원과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당연히 하겠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장비를 갖다주는 문제가 아니라 자동화 장비에 대해선 노조 측 반대로 도입 못했다는 제보가 많다."


원 장관은 또 "코레일 내부 요인, 리더십의 부재를 고치지 않고 어떻게 인원과 예산만 얘기하냐"며 "당장 코레일 사장부터, 위부터 바뀌지 않고선 예산과 인원 투입 추가를 얘기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가 바뀐 거다. 밑빠진 독, 자기들끼리 이익만 감싸주는 체계를 고치지 않고선 이런 사고가 계속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의 감독 책임도 철저히 지겠다"며 "쌓인 폐습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예 나희승 코레일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희국 의원은 "이 두 건(오봉역 사고, 영등포역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국토부의 감독 책임이 아니라 철도공사 사장의 책임"이라며 "사과 말고 다른 어떤 조치를 할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김선교 의원도 나희승 사장에게 "리더십에 문제가 있고, 재난 및 안전관리에 총체적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사장님, 진퇴양난 아닌가. 이정도 문제됐으면 사퇴로 책임질 생각은 없나"라고 물었다.

나희승 사장은 "송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올해 3월 대전 차량사업소에서 열차 하부를 점검하던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지만, 이후에도 코레일에선 사망자가 계속 나왔다. 오봉역 희생자는 네 번째다. 또 이곳은 2018년 코레일 직원의 발목이 절단되는 등 사고가 잦은 편다. 그는 "다시 한 번 사과 드리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안전예산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 다시 한 번 송구하다"고 말했다.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오봉역 작업자 사망사고와 영등포역 탈선 사고 등 최근 발생한 철도 사고 관련 현안보고 후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듣고 있다.
▲ 코레일 안전불감증 질타에...나희승 사장 "질끈"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오봉역 작업자 사망사고와 영등포역 탈선 사고 등 최근 발생한 철도 사고 관련 현안보고 후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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