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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집 뒤편도 아파트 진입로 공사이후 낭떠러지로 변했다.
 A씨의 집 뒤편도 아파트 진입로 공사이후 낭떠러지로 변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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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씨는 "집으로 연결된 길이 좁아져 진출조차 어려워진 상태"라고 호소했다.
 심 씨는 "집으로 연결된 길이 좁아져 진출조차 어려워진 상태"라고 호소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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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예천동에서 아파트단지 진입로 공사로 인해 인근 상가와 주택의 대지가 2~3미터 정도 깊게 파여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주민은 목에 쇠사슬을 두르고 24시간 항의를 벌이고 있다. 서산시의회 의원들도 현장 조사를 벌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리집 옆 도로가 낭떠러지로... 쇠사슬 묶고 시위

서산 예천동에서는 올해 초부터 아파트 공사가 진행, 지난 5월부터 주변에 진입도로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21일 아파트 진입로 구간 중에서 기존에 비해 2~3미터 깊게 파이는 구간이 생기면서 인근 상가와 주택이 한순간에 '낭떠러지' 앞에 놓이게 됐다. 상가와 주택 등 총 3가구가 이같은 상황에 처했다.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인 심아무개씨 상황은 특히 심각해 보였다. 심씨는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며 "아파트 도로 공사 이후 현관으로 가는 길이 하루아침에 낭떠러지로 변했다"고 호소했다.

심씨는 도로 공사를 막겠다며 지난 21일부터 목에 쇠사슬을 두르고 저지에 나섰다. 쇠사슬은 옥상에 고정된 상태로 심씨는 밤에 잠을 잘 때도 쇠사슬을 풀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서산 심씨의 집을 찾았다. 그는 "얼마 전 건설사에서 집 앞을 측량하더니 포클레인으로 파헤치지 시작했다"며 "내 집이 하루아침에 낭떠러지 위에 놓이게 됐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집이다.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가난하고 권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간다운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이 크다. 여기는 사람이 사는 생활 공간이다"라며 "건설사에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건설사는 그 말을 묵살하고 무자비하게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심씨는 "절망감과 고립감이 크다. 목에 체인을 감고 집을 지키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이것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아파트 진입도로 공사 이후, 심씨의 집은 낭떠러지 앞에 놓이게 됐다.
 아파트 진입도로 공사 이후, 심씨의 집은 낭떠러지 앞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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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예천동 아파트 진입로 공사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24시간 쇠사슬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근 주민 심아무개씨.
 충남 서산시 예천동 아파트 진입로 공사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24시간 쇠사슬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근 주민 심아무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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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 A씨는 "아파트 공사 중에는 차단막으로 가려져 있어서 도로가 이렇게 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영업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도로와 연결된 뒷문조차 열 수가 없다. 낭떠러지라서 위험하기 때문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22일 서산 시의원들도 현장을 방문했다. 한석화 서산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고 답답한 상황이다. 집중호우라도 내리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피해 건물 중 하나는 점점 기울어가고 있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산시 의회에서도 해당 내용을 진정서로 받았고 현장에도 다녀왔다. 구체적인 대응책은 시의원들과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건설사 "도로 포장 후엔 지금보단 높아져"

아파트 건설사 관계자는 "민원인들의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터파기 작업을 한 뒤 잡석을 깔고 포장을 하면 도로는 현재보다 높아진다"며 "옹벽을 쌓아서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씨의 집은 기존에 (낭떠러지가 아닌) 앞 쪽을 현관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안다. 공사를 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보상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회사는 객관적인 절차를 걸쳐서 적정한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해명했다. 
 

태그:#서산 , #서산 아파트 공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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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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