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0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19일 오후 2시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40~50m 떨어진 바닷속에 거대한 정어리떼가 등장했다. 사진은 해운대에 발견된 정어리떼. (해운대구 제공)
▲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정어리떼 출몰 지난 20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19일 오후 2시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40~50m 떨어진 바닷속에 거대한 정어리떼가 등장했다. 사진은 해운대에 발견된 정어리떼. (해운대구 제공)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부산경남 인근 해역에서 정어리떼가 나타나거나 정어리와 숭어가 집단 폐사하는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나 어민들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대지진 전조 현상 아니냐"는 말까지 할 정도다.

"마산 정어리 떼죽음은 산소부족 질식사"

창원 마산 해안가에는 20일 넘게 정어리의 떼죽음이 보고되고 있고 부산 가덕도 해상에서는 숭어가 집단 폐사했다. 또 부산 해운대와 통영 용초도 연안에는 정어리 무리가 해안으로 시커멓게 몰려오는 현상이 관찰됐다. 

마산‧진해만의 정어리 폐사 현상이 시작된 것은 지난 9월 30일부터다. 창원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과 진동 해안가에서 죽은 정어리떼가 발견되기 시작했고, 20일에는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에서도 나타났다. 현재까지 수거된 죽은 정어리만 해도 200톤이 넘고 수거 작업은 21일에도 계속된다. 
 
10월 20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정어리떼.
 10월 20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정어리떼.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아열대 회유성 어종인 정어리는 9~11월이 제철이며 경남 연근해에서 잡힌다. 이번 정어리 떼죽음의 원인은 '용존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사'로 결론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9일 "현장조사 당시 용존산소 농도 3㎎/L 이하의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수심 4m층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되었다"며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사"라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정어리는 다른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높은 어종"이라며 "과거 미국(2011년), 인도네시아(2016년), 칠레(2022년) 등에서도 용존산소 부족으로 정어리가 대량 폐사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시커멓게 떼지은 정어리 출몰, 특이현상"

한편 최근에는 정어리가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는 현상도 목격됐다. 지난 15일 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초도 연안에서 다량의 정어리 무리가 관찰됐다. 15cm 내외의 정어리가 해안가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육안으로 관찰 가능할 정도였다. 어민들은 "방파제, 물양장 등 서너 곳에서 시꺼멓게 떼를 지어 다니는 정어리가 발견되고 있다"며 "특이한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어리 떼는 부산 해운대 앞 바다에서도 관찰되었다. 지난 19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40~50m 떨어진 바다에서 거대한 정어리떼가 출몰했다.

이같은 현상은 갈치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남해안에서 갈치가 많이 잡히는데 진해만 방파제에서는 밤에 집어등을 켜놓으면 갈치가 몰려들어 어민들이 뜰채로 잡아낼 정도다. 한 낚시객은 "진해만에 낚시를 자주 가는데 지난 주말에는 갈치 떼가 어머어마하게 몰려들었다. 주민들이 방파제에서 뜰채로 퍼올리고 있더라"며 "엄청난 갈치 떼가 방파제 앞까지 몰려 들었고, 양식장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임현정 남동해수산연구소장은 "남해안에 갈치가 많다. 갈치나 정어리가 해류를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해역에서 물고기의 이동을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갈치는 해안가로 왔다가 해류를 따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먼 해상에서 무리를 지어 있으니까 정어리가 내만으로 왔다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갈치를 피해 몰려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상위 포식자인 갈치가 연안으로 이동함에 따라 정어리가 먼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갈치를 피해 떼로 이동한다는 분석이다. 
 
10월 21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죽은 정어리 수거 작업.
 10월 21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죽은 정어리 수거 작업.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편 정어리 집단폐사의 원인인 바다 속 '산소 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에 대한 원인 파악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임희자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바다 밑바닥에 퇴적되어 있는 오염층이 쌓여 있고 미생물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소 고갈이 되면서 그 주변에서 빈산소수괴가 생기는 것"이라며 "남해안에서 발생하는 빈산소수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부산 가덕도에선 숭어 집단폐사

한편 부산 가덕도 해상에서는 숭어 집단 폐사가 보고됐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는 지난 17일 숭어 100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고, 18일에도 수십 마리가 죽어 물 위로 떠올랐다.

어민들은 "가덕도 해상에서 숭어가 한꺼번에 죽은 것은 처음 본다"고 전했다. 강서구청은 관련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숭어 폐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강서구청은 추가로 숭어가 폐사하면 국립수산과학원에 원인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10월 20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정어리떼.
 10월 20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정어리떼.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10월 21일 박명종 마산회원구청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죽은 정어리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10월 21일 박명종 마산회원구청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죽은 정어리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10월 21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죽은 정어리 수거 작업.
 10월 21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죽은 정어리 수거 작업.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정어리, #숭어, #갈치, #빈산소수괴, #국립수산과학원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