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6일 84회 한국어능력시험(토픽, TOPIK)이 일본 전국에서 치루어졌습니다. 이번에도 사상 최고라고 할만한 지원자들이 몰렸습니다. 한류, 케이팝, 아이돌그룹 BTS(비티에스) 등등 한국 열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교토한국교육원(이용훈 원장님)이 주관하는 교토 시험장은 교토 오타니중고등학교에서 있었습니다.
 
          16일 치룬 84회 한국어능력시험(토픽, TOPIK)은 오전은 1급, 오후에는 2급 듣기, 쓰기, 독해 시험이 있었습니다. 사진은 교토한국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교토오타니중고등학교 시험장에 들어서는 수업생들입니다.
  16일 치룬 84회 한국어능력시험(토픽, TOPIK)은 오전은 1급, 오후에는 2급 듣기, 쓰기, 독해 시험이 있었습니다. 사진은 교토한국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교토오타니중고등학교 시험장에 들어서는 수업생들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통상 한국어를 배우는 연령이나 성별 등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이 이 모든 자료를 다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오늘 교토에서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일본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토픽 시험을 치루는 수업생은 99퍼센트가 여성이고, 수험생의 반이 2000년 이후 출생자들입니다.

왜 일본에서은 이토록 여성들이 한국어에 열광을 할까요? 일반적으로 모국어의 습득이나 성장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빠르고, 성숙도도 더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언어에 제한을 두고 말해보면 뇌 언어과학에서도 여성의 뇌 구조는 남성과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우뇌와 좌뇌를 연결하는 뇌량(腦梁)의 크기가 여성이 훨씬 크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왼손잡이 뇌에서도 똑같습니다.

일본 여성들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토픽 시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뇌량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과 더불어 사회적인 요인이나 장래 성취욕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능력시험 토픽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에서 외국어 특히 영어, 중국어, 한국어, 프랑스를 선택하여 배울 수 있는 가까이의 국제문화학과에서도 여학생 비율이 60퍼센트를 넘습니다. 이처럼 여학생들이 외국 언어 전공에 쏠리는 현상은 두드러집니다.

여성들의 외국어 전공 심화 현상... 여전한 '유리천장' 등 제한 넘어보려는 노력
 
          토픽 시험장에서는 아직 코로나 감염증 확산 위험이 있어서 방역 수칙은 물론 여러 가지 개인 위생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토픽 시험장에서는 아직 코로나 감염증 확산 위험이 있어서 방역 수칙은 물론 여러 가지 개인 위생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일본에서 한국어를 비롯한 외국어 공부에 여성이 더 열성적인 이유는 천성적인 언어능력과 더불어 사회적인 요인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본 역시 한국과 더불어 남성 중심사회입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회사에서 진급하여 관리직이 되는 비율이 낮습니다. 한국에서도 경제계에서 최고경영자가 여성인 비율이 낮습니다. 일본 역시 비슷합니다.

이처럼 '유리천장' 등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제한되고, 회사 내 승진이 불평등한 여건에서 여성들은 자기만의 새로운 출구와 새로운 경험을 찾아서 열심히 외국어를 공부합니다. 비록 사회 진출이나 생활에서는 제한되었지만 여기에 안주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서 도전하고 실현시켜보려는 꿈이 있습니다.

인간 삶에서 남녀의 차이는 역할 분담이라는 이름으로 위장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펼쳐져야할 세상은 역할이라는 보이지 않는 편견의 한계를 넘어서 공동의 선과 공동의 가치 창조를 이뤄야 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겪고 있는 저출산이나 고령화 현상은, 정부의 일시적인 지원이나 임기응변의 땜질식 처방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인간 모두가 바람직하고, 누구에게나 열린 사회, 역할을 넘어서서 공존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가야 합니다. 사람이 외국어를 배울 때도 모국어의 틀 안에 갖혀서는 호기심이나 상상력이 발휘될 수 없고, 발전이 없습니다. 여성의 유연성과 상상력, 포용성과 개방성이 외국어을 배우는데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여성이 더 언어나 외국어에 관심이 많고 열심히 공부하는지도 모릅니다.

이번 84회 한국어능력시험 토픽 시험장을 둘러보면서 왜 일본에서는 유독 여성이 더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토픽 시험이나 외국어에 열정적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육은 단순히 존재하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늘 새로운 세계와 지식의 방향을 예견하고, 물코를 터야합니다. 그동안 교육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꾸준히 토픽 시험을 거듭하면서 새롭게 변신해온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교토 시험장에서는 특별한 사고없이 수업생들이 열정적으로 시험에 참가했습니다.
  교토 시험장에서는 특별한 사고없이 수업생들이 열정적으로 시험에 참가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사작성에 참고한 누리집> 교토한국교육원, 한국교육재단, https://www.kref.or.jp/about, 토픽, https://www.topik.go.kr/TWMAIN/TWMAIN0010.do, 2022.10.16
김정호(金情浩), 언어 인지 뇌과학 입문서(言語認知脳科学入門)shinasa, 2019.


태그:#84회 한국어능력시험 토픽, #교토한국교육원, #언어능력, #일본 여성, #한국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