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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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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올해 남은 두 번의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위원 대다수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낸 걸로 나타났다. 

금통위가 두 번 연속 '베이비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는다고 가정하면 연말께 기준금리는 3.0%에 이를 전망이다.

13일 한은은 지난 8월 25일에 열린 '2022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했다. 여기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대다수의 금통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2.25%에서 2.5%로 0.25%p 올렸다. 지난 4월과 5월, 7월, 8월에 이은 네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다. 5~6%를 오르내리는 고물가에 대한 극약 처방이다.

금통위원들이 올해 남은 두 번의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강조하고 나선 것 또한 고물가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 금통위원은 "현재 우리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위험은 고인플레이션 국면의 고착화"라며 "경제 전반에 걸친 높은 물가상승률은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실물자산이 작은 저소득 취약계층의 기초 생활을 위협하고 실질수익률에 대한 기대 변화를 통해 경제주체들의 소비 및 투자 결정을 왜곡하는 등 적지 않은 경제적 폐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높은 물가는 세계 경제의 둔화 우려, 달러화 강세, 금융시장 불안 등 현재 대내외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리스크 요인의 기저로도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주요국 경기 부진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높은 물가 오름세가 고착화될 경우 향후 더 큰 성장 손실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경제에 고인플레이션 국면이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당면과제"라고도 강조했다. 

또다른 금통위원 또한 "금년 말까지 남은 두 차례의 회의에서도 지금 예상치 못하는 큰 변화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인상기조를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요 측 물가 압력의 지속, 폭우와 이상기온에 따른 농축산물 가격상승, 임금인상 요구와 기업의 생산 비용 전가 등이 향후 물가경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이 높다"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고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당장 금리는 인상하되, 속도와 그 폭은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되었고, 차주별 DSR 규제 강화조치가 병행됨으로써 장기간 지속하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멈추고 디레버리징(부채 줄이기)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경우 소득 대비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이미 높은 수준으로 올라 있다"며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고금리 여건과 결합하게 되면 경기 둔화폭이 확대되고 침체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금통위원 역시 "지속되고 있는 높은 물가 및 임금 상승률 관점에서 보면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국내경제가 소규모 개방 경제이고 통화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요인만을 고려한 기준금리 정책은 국내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경제의 향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유럽 및 중국 경제 또한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한 현 시점에서 과도한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경제의 하방리스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해당 금통위원은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외자 유출 또한 우려했다. 그는 "미국과의 과도한 금리차가 지속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과거 한·미 간 정책금리가 역전되었을 때 외국인의 국내채권 투자자금이 대체로 순유입을 지속했고, 최근까지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자본 유출입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역전기간이 길어지거나 주요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확산될 경우 국내에서도 일부 외국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한국 2.5%, 미국은 2.25%~2.5%지만, 미국의 경우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태그:#기준금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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