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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여름 녹조가 굉장하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낙동강 녹조 현상은 9월 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맛비가 내렸음에도 녹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녹조는 낙동강을 따라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을 덮치고 거제도 앞바다를 점령했다. 녹조는 강뿐만 아니라 바다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녹조는 사실 수생생물들의 생존을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다. 녹조는 다른 말로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이라 칭하는데 이는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광합성 작용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발생시키고,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된다. 그 동물성 플랑크톤을 물고기 등이 먹는 생명순환의 사이클 제일 밑바닥에 있는 생명체로서 하천 환경에 꼭 필요하다. 그런데 이 남세균이 '너무 과다'하게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녹조 현상'이라고 한다. 
 
합천창녕보 상류 낙동강 전체가 녹색 띠로 뒤덮였다. 보로 강을 막아세우니 매년 여름마다 녹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 8월 5일 낙동강의 모습이다.
 합천창녕보 상류 낙동강 전체가 녹색 띠로 뒤덮였다. 보로 강을 막아세우니 매년 여름마다 녹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 8월 5일 낙동강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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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현상은 녹색을 띄는 남세균의 폭발적 증식으로 강 포면 위에 녹색 띠를 생성하게 된다. 심하면 강 전체가 이런 녹색띠로 뒤덮여 푸르러야 할 강이 녹색의 강으로 변한다. 이렇게 되면 녹조띠가 막이 돼 햇볕을 차단시키고 남세균이 부패하면서 산소를 고갈시킨다. 그러면 물고기를 비롯한 많은 수생생물의 생태를 교란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설상가상 이 남세균은 치명적인 독을 지니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마이크로시스틴이다. 이 독은 국제암연구기관(IARC)에 의하면 발암물질로, 몸에 흡수되면 특히 간 손상을 일으키고 뿐만 아니라 폐와 신장, 뇌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최근에는 남성 정자수를 감소시키는 등의 생식독성까지 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아노박케리아(남세균 혹은 남조류)가 내뿜는 독의 총칭을 시아노톡신이라  한다.
 시아노박케리아(남세균 혹은 남조류)가 내뿜는 독의 총칭을 시아노톡신이라 한다.
ⓒ 부경대 녹조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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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심각한 독소가 포함된 남세균이 낙동강에 창궐하고 있다.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다. 영남인의 식수원에 독성 남세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데 녹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녹조는 왜 생기는 것일까?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남세균은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크게 세 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지면 증식하게 된다. 햇볕에 달궈진 강의 높은 수온과 남세균의 먹이가 되는 인과 질소와 같은 영양염류(오염인자) 그리고 아주 느린 유속의 정체된 수역, 이 세 요소가 맞아떨어지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녹조의 생성원리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영양염류, 높은 수온, 그리고 중요한 기본 베이스는 강물의 정체다.
 녹조의 생성원리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영양염류, 높은 수온, 그리고 중요한 기본 베이스는 강물의 정체다.
ⓒ 부경대 녹조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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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두 가지 요소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면 세 번째 요소는 4대강사업 전과 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4대강사업으로 들어선 보로 인해 4대강사업 전에 비해 낙동강의 유속이 10배 이상 느려졌다. 사실상 거의 흐르지 않는 호수와 같은 모습이 강이 돼버린 것. 낙동강이 흐르던 강에서 정체된 수역의 호수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와 함께 남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했다.

4대강사업으로 들어선 보에 물을 채우기 시작한 2012년 여름부터 녹조 현상은 시작됐고, 올해까지 만 10년째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된다. 물론 4대강사업 전에도 녹조는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하굿둑으로 막힌 낙동강 하구나 일부 정체된 수역에서 부분적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4대강사업 후부터는 부분적이 아닌 낙동강 전 구간에서 녹조 현상이 목격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녹조라떼'란 말은 4대강 사업 이후 생겨난 말인데 이젠 녹조현상을 설명하는 고유명사가 돼 버렸다.

조류 대발생 수준

이 녹조현상이 지금 낙동강에서 심각할 정도 발현되고 있고, 낙동강은 녹색의 강으로 변한 지 오래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조류경보 경계 단계에 돌입한 낙동강은 아직까지 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낙동강 현장을 살펴보고 현장에서 판단하기로는 조류경보제상 최고 단계인 조류 대발생 단계까지 갔다는 것이 현장 활동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녹조가 극심했던 2018년보다 더 심각한 것이 올해 녹조다. 그래서 녹조 독소를 주로 분석하는 부경대 이승준 교수에게 7월 26일 뜬 낙동강 녹조물에 과연 얼마나 많은 남세균이 증식을 하는지 세포수를 세어봐달라고 부탁했다. 환경부가 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지난 7월 26일 낙동강 강정고령보 문산취수장 앞의 심가한 녹조. 이 물을 떠서 분석을 했더니 남세균 수가 무려 102만셀이 나온 것이다.
 지난 7월 26일 낙동강 강정고령보 문산취수장 앞의 심가한 녹조. 이 물을 떠서 분석을 했더니 남세균 수가 무려 102만셀이 나온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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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우리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놀라웠다. 102만셀이 나온 것이다. 102만셀/㎖, 즉 1밀리리터라는 아주 작은 강물에 남세균 세포가 102만 개체나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낙동강 전역이 녹색강으로 변해버린 이유다. 현행 조류경보제에 따르면 남세균 세포수가 100만을 넘어가는 것이 2주 연속되면 조류 대발생을 선포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가재난사태가 발령되게 된다. 그래서 정부는 즉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국민을 낙동강으로부터 격리시키고, 물 사용도 제안해야 한다. 녹조 독이 들어있는 물로 밥을 지을 수도, 녹조 독이 피부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샤워도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환경부 조사결과와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환경부는 7월 25일 조사에서 강정고령보의 남조류 세포수를 9116셀로 발표했다. 약 111배에 달하는 이 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조류경보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남세균의 한 종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의 현미경 사진이다. 이 녀석이 청산가리 100배 수준의 맹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강력한 독을 내뿜는다. 조류 경보세는 이 남세균 세포를 세어서 발령한다. 1셀이 넘으면 경계, 100만 셀이 넘으면 조류 대발생 단계에 들어간다.
 남세균의 한 종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의 현미경 사진이다. 이 녀석이 청산가리 100배 수준의 맹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강력한 독을 내뿜는다. 조류 경보세는 이 남세균 세포를 세어서 발령한다. 1셀이 넘으면 경계, 100만 셀이 넘으면 조류 대발생 단계에 들어간다.
ⓒ 부경대 녹조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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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조류경보제 상 강정고령보의 취수지점은 낙동강 원수를 취수하는 매곡취수장으로부터 7km나 떨어진 상류에서, 그것도 강 가장자리가 아닌 강 한가운데 유속이 비교적 빠른 곳에서 채수를 한다. 반면 필자는 문산취수장 취수구 바로 앞에서 채수해서 분석을 맡겼다. 과연 어느 곳이 우리 수돗물의 실상을 그대로 전해줄 지점일까? 수돗물의 원수를 취수하는 취수구 앞이 가장 대표성이 있는 자리일 수밖에 없다. 다른 외국의 선진국도 대부분 취수구 앞의 물을 떠서 분석한다.

유독 한국만 취수원으로부터 수 km 상류의 물을 떠서 분석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전환된 것은 4대강사업 찬양론자인 박석순 교수가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으로 오고 나서부터다. 이렇게 '이상하게' 설계한 이유가 충분히 짐작된다.

필자가 취수구 앞의 물을 떠서 분석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조류경보제 상의 수질 측정 위치가 너무나 동떨어진 곳에 위치에서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환경부와 달리 실질적인 대표지점인 취수장 취수구 앞에서 채수한 강물에서 밀리리터당 남세균 세포수가 102만셀이 나온 것이다. 국가는 지금 즉시 국가재난사태를 발령해야 한다.

농작물에 이어 대구 수돗물에서도 녹조 독 검출

실상이 이러니 수돗물에서도 녹조 독이 검출되는 것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월 21일 매곡취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정수장의 협조를 받아 떠서 그 시료를 부경대 이승준 교수 연구팀에 맡겼다. 그렇게 해서 7월 27일 결과가 나왔는데 수돗물 속에 최대 0.281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온 것이다. 이 수치는 0.3ppb에 육박하는데, 미국에서 이 수치는 아동이 먹지 말도록 권고하는 기준에 이르는 수준이다. 그 정도의 마이크로시스틴이 대구 수돗물에서 검출된 것이다. 
 
지난 8월의 가정집 수돗물 분석 결과 표. 가정집 수돗물에서 최대 0.092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지난 8월의 가정집 수돗물 분석 결과 표. 가정집 수돗물에서 최대 0.092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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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8월 추가 조사분석에서 가정집 수돗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온 것이 밝혀졌다. 대구 2곳, 경남 3곳, 부산 1곳의 가정집 수돗물에서 최대 0.092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정수장의 정수에 이어 가정집 수돗물에서까지 녹조 독이 나온 것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녹조 독은 지난해 낙동강 주변 농작물에서도 나왔다. 낙동강 물로 기른 쌀, 무, 배추에서 녹조 독이 검출됐다. 쌀에서 무려 3.18ppb의 마이크로시틴이 나왔다. 강물 속의 녹조 독이 농작물에 전이되는 현실이 밝혀졌다. 
 
경남 양산의 원동들 논. 논에서 녹조가 창궐했다. 낙동강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 녹조 독은 최대 10%까지 쌀에 축적된다고 한다.
 경남 양산의 원동들 논. 논에서 녹조가 창궐했다. 낙동강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 녹조 독은 최대 10%까지 쌀에 축적된다고 한다.
ⓒ 임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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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뿐만 아니라 강물을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어류에서도 녹조 독이 검출되고 있다. 낙동강물에서 자라는 물고기를 비롯해 낙동강물을 먹고 자라는 농산물과 그 물로 생산하는 수돗물까지 믿을 수 없게 됐다. 마실 물뿐 아니라 샤워할 물도 결코 안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국가재난사태가 아니고 뭘까.

낙동강의 역습과 공존의 길

이는 우리가 자초한 것이다. 강을 강이 아닌 호수로 만들어놨으니 낙동강이 몸살을 앓고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강바닥은 모래가 아닌 썩은 펄로 뒤덮여 다슬기, 조개, 수서곤충 등 그 많던 저서생물들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 있는 것이라곤 시궁창에서나 자라는 실지렁이와 깔따구 유충뿐이다.
 
낙동강 강바닥에서 발견되는, 수질 4급수 지표종인 붉은깔따구 유충과 실지렁. 이. 이들이 존재한다는 건 낙동강 수질이 2급수에서 4급수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낙동강 강바닥에서 발견되는, 수질 4급수 지표종인 붉은깔따구 유충과 실지렁. 이. 이들이 존재한다는 건 낙동강 수질이 2급수에서 4급수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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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수질 최악의 4급수 지표생물들이다. 이들의 존재로 낙동강이 2급수 물에서 4급수로 전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죽어가는 낙동강이 만들어낸 것이 녹조고, 그 녹조는 자연을 넘어 우리 인간을 정조준하고 있다.

강의 역습이다. 죽어가는 낙동강의 발악이자 인간에게 보내는 '살려달라'는 신호다. 이런 신호에 우리는 화답해야 한다. 낙동강을 살려내야 한다. 그 길은 다름 아닌 이전의 흐르는 강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보가 없이 흐르는 강은 아이들의 천연 놀이터이자, 모든 생명이 깃들어 살아가는 공존의 공간이다.
 보가 없이 흐르는 강은 아이들의 천연 놀이터이자, 모든 생명이 깃들어 살아가는 공존의 공간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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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을 들어선 8개 보를 당장 철거할 수 없다면 수문이라도 열어야 한다. 수문을 열면 유속이 생기고 흐르는 강은 녹조 증식을 막아주고 자정작용을 일으켜 강 스스로를 치유한다. 그러면 낙동강은 되살아 난다.

되살아난 낙동강은 물고기를 비롯한 수생생물에서부터 낙동강 물을 먹고 사는 야생동물을 살리고 인간들도 살리게 된다. 자연과 인간이 비로소 공존하며 더불어 살게 된다. 정부는 부디 죽어가는 낙동강이 보내는 이 공존의 신호를 외면하지 말기를, 그래서 낙동강과 진정으로 더불어 사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15년 동안 낙동강을 다니며 현장을 기록했고 그 기록을 근거로 4대강사업의 해악들을 고발해오고 있습니다. 녹조는 강의 죽음의 증거입니다. 낙동강을 되살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합니다. 그래야 물고기를 비롯한 뭇 생명들이 살고 낙동강도 살고 결국 우리 인간도 사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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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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