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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의 직위 해제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가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의 직위 해제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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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신의 가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이 인종차별 발언과 기밀 유출 혐의 논란으로 직위에서 물러났다.

AP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WHO는 가사이 처장에게 무기한 정직 처분을 내려 직위 해제하고 수잔나 야카브 WHO 사무차장에게 임시로 처장 업무 대행을 맡겼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구체적인 설명 없이 가사이 처장이 휴직 중이라고만 전했다. 

지난 1월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직원들은 가사이 처장이 인종차별적이고 권위주의적 언행으로 직장에서 유해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WHO에 고발하는 탄원을 제출한 바 있다. 

가사이 처장 "일부 태평양 국가들, 수준 열등해서 코로나 확산"

탄원서에 따르면 가사이 처장은 일부 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이 "열등한 문화와 사회, 경제적 수준 때문에 역량이 부족해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했다"라며 "WHO 회원국들이 낸 분담금을 낭비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가사이 처장이 특정 국적의 직원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했으며, 재선을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고발했다. 또한 자신의 의혹과 관련한 문서를 파기하고 직원들을 감시하도록 지시했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관할 지역 국가들의 코로나19 백신 필요량에 관한 내부 기밀 정보를 일본 측에 유출해서 일본 정부의 백신 지원 외교를 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가사이 처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서 더 많은 국가의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과도한 업무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특정 국적의 직원을 비난한 적은 없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일본 정부에 백신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는 의혹도 전면 부인하면서 WHO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에 기밀 유출 의혹도... "전례 없는 정직 처분"

공중보건 전문 의사 출신으로 15년째 WHO에서 근무하고 있는 가사이 처장은 2018년 10월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선거에서 당선했다. 

AP통신은 "가사이 처장은 혐의가 확정되면 WHO 집행위원회 결정에 따라 해임될 수 있으며, 일본 정부가 지지를 철회하면 해임이 앞당겨질 것"이라며 "WHO 지역 사무처장이 해임뿐 아니라 정직 처분을 받은 것도 전례가 없다"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별다른 입장 없이 "WHO가 공정하게 조사하길 바란다"라고만 밝혔으며, 가사이 처장은 논평을 거부했다. 

WHO 직원 노조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가사이 처장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비극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엄벌을 촉구했다. 

태그:#가사이 다케시, #세계보건기구,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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