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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아트홀봄에서 제1회 통일예술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시낭송으로 정서를 고양시키고, 노래와 춤 공연으로 흥취를 돋우는 가운데 통일발언과 통일정세 해설을 통하여 통일 의지를 공유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한편, 행사장 주변에는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의 <북녘 그림 전시>도 함께 있었다.

한국민족춤협회 변우균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는 통일 발언을 시작으로 남녘과 북녘 시 낭송, 강령탈춤과 진쇠춤, 말뚝이춤 그리고 노래 공연 등이 어우러지며 북녘의 군중 춤으로 마무리되었다.

평화통일시민연대 이장희 상임공동대표는 통일 제언에서 "조국통일 3대 원칙에 입각하여 통일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며 남북 정상 간의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것, 전쟁을 부르는 한미군사협력과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을 남측에 반환할 것,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할 것, 남과 북 사이에 문화협정을 체결할 것, 정의에 입각하여 한일 간의 과거사를 해결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노후희망유니온 평화통일위원회 노태구 위원장은 "분단된 상황을 극복하지 않으면 진정한 행복도, 복지도, 편안한 삶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촛불정권 때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개탄하면서 이제는 실질적인 소통을 향한 움직임이 필요하므로 임진각에서 판문점으로 들어가서 남북의 소통을 요구하는 등의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촛불혁명완성연대 정영훈 상임대표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로 세계 비핵화를 이루고 평화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촛불혁명의 완성은 평화‧공존‧공영‧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공연으로 1930년대 항일무장투쟁을 소재로 한 조기천 시인의 <백두산> '머리시' 낭송 영상이 상영되어 웅장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삼천만이여!/ 오늘은 나도 말하련다!/ '백호'의 소리 없는 웃음에도/ 격파 솟아 구름을 삼킨다는/ 천지의 푸른 물줄기로/ 이 땅을 파몰아치던 살풍에/ 마르고 탄 한가슴을 추기고/ 천 년 이끼 오른 바위를 벼루돌 삼아/ 곰팽이 어렸던 이 붓끝을/ 육박의 창끝인 듯 고루며/ 이 땅의 이름없는 시인도/ 해방의 오늘 말하련다."
 
김남주 시인의 시 <조국은 하나다>를 임시현 시인이 낭송하는 가운데 이삼헌, 김승연 두 춤꾼의 몸짓이 아리랑 곡조를 타고 너울거리면서 비장함을 더했다.
▲ 김남주의 시 <조국은 하나다>와 함께한 춤 공연 김남주 시인의 시 <조국은 하나다>를 임시현 시인이 낭송하는 가운데 이삼헌, 김승연 두 춤꾼의 몸짓이 아리랑 곡조를 타고 너울거리면서 비장함을 더했다.
ⓒ 이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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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김남주 시인의 시 <조국은 하나다>를 임시현 시인이 낭송하는 가운데 이삼헌, 김승연 두 춤꾼의 몸짓이 아리랑 곡조를 타고 너울거리면서 비장함을 더했다. 가수 이지상은 안중근, 홍범도, 김경천 등 항일 투쟁의 주역들이 가사에 등장하는 노래 <기차는 그 새벽을 떠났다>를 부르고 나서 북녘의 술을 자유롭게 마시는 통일의 날을 그리는 마음으로 <보드카>를 불렀다.

이어진 시낭송 순서에는 심종숙 시인이 자작시 <그루터기에 햇순이 돋을 때>를, 동분선 시인이 북녘 시 <어머니>를 낭송하였다. 극단 '서낭당' 최일순 대표의 <통일 넋전아리랑> 공연과 민악 '솟대' 노병유 단원의 강령탈춤 <말뚝이춤>이 이어졌고, 다시 시낭송 순서로 박금란 시인의 <태양의 빛 통일의 빛>, 윤선길 시인의 <어색한 사이에서>가 낭송되었다.
 
극단 ‘서낭당’ 최일순 대표의 공연이다.
▲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넋전아리랑> 극단 ‘서낭당’ 최일순 대표의 공연이다.
ⓒ 지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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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정진채는 윤동주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 <서시> 그리고 <직녀에게>를 노래하고 이어서 재인청춤전승보존회(정주미, 김인순, 정현숙)에서 <진쇠춤>을 선보였다. 민족작가연합 지창영 차장은 <자주화로 가는 격변의 역사와 조국통일의 길>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하여 지금 세계는 자주화로 향하는 격변의 현장이라고 진단하면서 8.15 해방이 국제정세의 변화를 타고 왔듯이 지금 진행되는 격변의 흐름을 타고 우리민족의 통일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민족춤협회 윤태경, 전통연희단 '마루'의 윤예린이 공연한 <통일설장구>에 이어 민족작가연합 노동자문예학교 회원들의 북녘 춤 <흘라리춤>으로 행사의 모든 순서가 마무리되었다.

한국민족춤협회를 비롯한 13개 단체들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꽉 막힌 통일의 문을 더 많은 대중의 힘으로 열어 가고자 하는 노력의 하나로 기획되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행사로 진행하며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열어 나갈 계획이다.

주최단체들은 취지문에서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6.15선언과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10.4선언, 문재인 대통령 시절의 4.27판문점선언 등 통일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어 왔지만 외세와 반통일 세력의 방해로 통일의 문이 번번이 닫히고 말았다"며 "민중이 주체가 되어 통일운동의 대중화를 이루어 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어 통일예술제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들은 한국민족춤협회, 민족작가연합, 평화통일시민연대, 촛불혁명완성연대,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 미국은들어라시민행동, 노후희망유니온, 평화협정운동인천본부, 역사교육바로세우기시민네트워크, 인천노사모, 대구이육사기념사업회, 자주통일실천연대, 아시아1인극협회 등이다.
 
시, 노래, 춤, 각종 공연 등이 어우러진 행사였다.
▲ 통일예술제 출연진 시, 노래, 춤, 각종 공연 등이 어우러진 행사였다.
ⓒ 이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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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통일예술제, #민족작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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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문학박사, 번역가. 충남 청양 출생. 시집 <<송전탑>>(2010). 번역서 <<명상으로 얻는 깨달음>>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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