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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석영마당>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석영마당>
ⓒ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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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대한 주민들이 평소 가지고 있던 편견이나 거부감이 사라졌어요. 이곳에서는 누구든지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쓸 수 있거든요. 그동안 그런 장이 없어서 못 쓴거 아닐까요?"

경기 남양주시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의 상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동문학 작가 류미정(42)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이렇게 소개했다. 남양주시 마석에서 음악미술 학원을 운영하며 동화를 써오던 그는 올해 도서관에서 모집한 상주작가로 선정됐다. 그처럼 도서관의 상주작가로 뽑히면 어떤 혜택이 주어질까.

우선은 문학 작가들이 창작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개인 창작실을 제공받는다. 이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진행하는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이다. 지난해 문을 연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은 첫 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해서 선정되어 지원을 받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학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를 거쳐 선정된 상주작가는 1주일에 5일간 총 40시간을 근무하면서 하루 중 반은 도서관의 프로그램을, 나머지는 본인의 창작활동에 몰두하면 된다.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전국의 공공도서관에 문인이 상주하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한다.
 
5주차를 마무리한 <나의 단상, 아이의 상상>은 가족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5주차를 마무리한 <나의 단상, 아이의 상상>은 가족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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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총 225회 도서관이 문인들과 연결됐다. 올해는 40개 공공도서관에서 40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면서 문학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도서관에 입주하면서 어린이작가교실을 열었죠. 주로 아동문학 작품을 써왔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대상이지만, 성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류 작가는 5월부터 도서관에서 지역활성화를 위한 북큐레이션과 성인과 아동들에게 각각 1권씩 책을 선정해서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또한 지역명소인 '마석 5일장'을 직접 취재해서 기사를 쓰는 일에도 참여한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지역소식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인데, 월마다 주제를 달리하여 내용을 구성한다.

6월에는 '향긋한 행복'을 주제로 SNS에서 소통했고, 7월에는 '소소한 행복'이라는 내용으로 옷, 신발, 가방 등을 소개했다. 특히 문학을 알리는 상주작가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이제 5주차를 마무리한 <나의 단상, 아이의 상상>이라는 코너는 가족과의 소통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총 5팀이 참여해 10주간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면서 지난 몇 개월간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동안은 글쓰는 법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그런데 이제는 가족과 함께 소통이 우선이더라고요. 언젠가 엄마가 아이들에게 자기 생각을 집어 넣는 것을 봤어요. 그것은 제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어요. 글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욕심을 봤거든요.

아이가 나중에는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울더라고요. 그런데 옆에서 7살 짜리 동생이 엄마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오빠가 하는 것을 그냥 놔두라고.' 우리는 가족끼리 서로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지 글을 잘쓰기 위한 수업이 아님을 엄마에게 설명해줬어요."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에 설치된 북큐레이션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에 설치된 북큐레이션
ⓒ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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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도서관의 기능인 단순히 책을 읽고 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도서관을 매개로 지역과 소통하는 것을 핵심가치로 설정한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에 대해서 이경구 관장의 설명은 명확했다. 무엇보다 개관 당시에는 도서관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이 많았단다.

가장 뚜렷한 방향은 지역주민이 도서관에 와서 함께 소통하면서 그들만의 사랑방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것은 지역거점의 허브 역할이 될 것이며, 특히 전국에서 청소년이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학생들이 많이 오고 싶어 하는 도서관으로 운영하겠다는 바람을 가졌다.

"요즘 청소년들은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관심거리, 재밋거리를 스스로 기획하고 서로 모여 관심사를 나눌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는 '영크리에이터크루'라는 학생동아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100여 명의 학생들이 음악, 영상, 문예, 댄스, 천문학, 메타버스 등 본인의 관심분야에서 즐겁게 활동하고 있어요. 또한 도서관 행사도 스스로 기획해 도서관운영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관장은 이런 청소년들의 활동과 함께 다른 축으로 성인들은 어떤 모티브로 학생들과 유사한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이번 지원사업에 참여한 동기를 밝혔다. 성인모임도 학생동아리처럼 도서관 운영에 직접 참여하며 스스로 자생력있는 거점 모임으로 자리잡아가길 바랐다. 이를 토대로 학생-성인 간의 자연스런 교류는 물론 도서관 운영에 있어서 주민 거버넌스 실현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예전처럼 책만 보려고 도서관을 찾지는 않습니다. 2007년 출시된 스마트폰이 정보유통의 패턴을 바꿨어요. '미디어 문해력(Media Literacy)'이라는 시사용어로 회자되고 있잖아요? 도서관 상주작가는 최근에 이런 시류 변화의 교차점에서 세대 간의 정보 불균형의 문제를 함께 아우르면서 문예 본연의 가치를 전파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남양주시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21년에 문을 열었다. 이석영은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로, 1910년 경술국치 후 남양주 화도읍 일대의 전 재산인 600억을 정리하고, 그해 12월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독립운동의 후원자가 됐으나, 말년에는 일제에 쫓기며 궁핍한 생활을 하다가 상해 빈민가에서 객사했다. 이러한 선생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기억하고자 조성된 13번째 시립도서관이다.

무엇보다 전국에서 청소년이 두 번째로 많은(2019년 기준) 화도(읍)에 위치하고 있다. 그것은 이 선생의 맑고 건강한 정신이 남양주 청소년에게 이어지길 바라는 남양주시(시장 주광덕)의 염원을 담았다. 

다양한 음악, 뉴미디어 문화와 교육을 통해 세계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이 도서관은 남양주시의 유일한 민간위탁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에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도서관 상주작가 프로그램은 큰 힘을 발휘하고 상주작가의 사회적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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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만 씁니다." 문화예술 전문 월간지<문화+서울>(문화플러스서울) 편집장을 지냈으며, 매주 금요일마다 한겨레신문에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쓰고 있다. sortir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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