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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 대포해안 주상절리대 천연기념물 제443호. 절리는 지층이나 암석이 쪼개지거나 갈라져 있는 것을 말한다. 주상절리는 주로 현무암질 용암류에 형성되는 기둥모양의 절리로서 고온의 용암이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수축 작용에 의해 생겨난 틈이다. 특히 중문·대포 절리대는 약 25 m에 달하는 수많은 기둥모양의 암석이 약 2km에 규칙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약 14~25만년 전에 형성된 조면현무암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올레길 8코스 트레킹에 만날 수 있다. ⓒ 문운주

시골 내음이 묻어나는 곳 월평마을, 돌담길이 길게 이어지고 담 너머 텃밭에는 참깨가 영글어 간다. 고즈넉한 시골 풍경 그대로다. 마을 주민인 듯 노인 한분이 소나무 그늘 의자에 누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비석이 길게 늘어서 있어 비석거리라고도 부른다.     

제주도 서귀포 아왜낭목은 올레길 7코스 종점이고 8코스 시작점이다. 아왜낭목은 아왜나무의 집단서식에서 유래한다. 마을 사람들이 달의 정기가 바다로 빠지지 않도록 아왜낭(아왜나무)을 심었다고 한다. 지금은 소나무 숲으로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만의 피서법을 찾아서

펜데믹은 우리 일상을 바꿔놓았다. 주위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가를 알게 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맛있는 것을 같이 먹을 수도 없었다. 가까운 분이 두 분이나 돌아가셨다.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8월 17일, 4박 5일 제주여행 딸네와 함께 하는 호캉스다. 요즘 젊은이들은 다양하게 여행을 즐긴다. 캠핑, 서핑, 호캉스, 트레킹, 자동차 여행... 호캉스는 숙소에서 잠자고 실내에서 수영도 하는 피서법이다. 숙소 내 라운지에서 책을 읽고, 주변 공원을 산책하면서 더위를 식힌다.   

직장에 다닐 때다. 휴가 때는 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종일 햇볕에 몸을 태웠다. 당시만 해도 휴가라는 말이 생소할 때다. 여름에 휴가가 끝나면 시커먼 얼굴과 허물처럼 벗겨진 피부는 건강의 상징이었다. 피서 다녀온 자랑거리라도 되는 냥 두고두고 흔적을 남겼다. 그게 우리 세대의 피서법인데...   

다음날 아침,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숙소를 탈출(?)했다. 젊은이들만의 피서법이 있듯이 나만의 피서법을 찾기로 했다. 제주도에 올 때마다 올레길 한 코스 정복하기다. '굿 아이디어!', 쾌재를 불렀다. 사람들의 삶도 들여다보고, 역사도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운동까지 곁들이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마을 S슈퍼에서 얻은 종이에 스탬프를 찍고 출발했다. 올레길 트레킹 인증방법이다. 고향 신작로처럼 잔디가 듬성듬성했으면 시골 냄새가 풍겼을 법 하련만 포장도로다. 구멍 뚫린 돌담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강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은 저 구멍 사이로 바람이 빠져나간 때문일까.     
  
우측으로 '머으내들'이다. 하우스와 온실 등이 즐비하다. 안을 들여다보니 천혜향, 한라봉 같은 개량 귤들이 보인다. 짜뚜리 땅에는 호박넝쿨이 담장을 넘겨다본다. 안내석을 보니 아왜낭은 도로가 뚫릴 때 잘리고 그 자리에 소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재일 교포의 도움으로 마을을 정비했다. 주민들은 감사한 마음을 공적비에 담았다.
      
약천사 봄부터 가을까지 물이 솟는 샘물과 사철 흐르는 약수가 있는 연못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문운주
 
약천사 동양 최대 크기의 법당을 자랑하는 절로 29m 높이의 대적 광전은 조선 초기 불교 건축 양식을 띤 콘크리트 건물로 지하 1층, 지상 5층이 통층으로 되어 있다.(제주관광공사) ⓒ 문운주
 
여러 주상절리 중 단연 백미로 꼽히는 곳

한 30여 분 걸었을까. 약천사 뒷길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농사 짓는 흔적이 있는데 정작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더운 날씨 탓일까. 트레킹 하는 사람도 나 혼자 뿐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약천사의 모습이 장관이다. 화려한 단청이 눈에 띈다. 법당과 북각, 종각이 대칭을 이루는 건축 기법이 특이하다.   
 
이어도로 가로수 제주도 명물은 단연 야자수다. 이국적인 맛이 나기 때문이다. 워싱턴 야자수가 애물단지라고 한다. 강풍에 부러저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야자수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 문운주

약천사를 지나 이어도로에 들어섰다. 중앙에는 쭉쭉 뻗은 워싱턴 야자수, 양쪽으로는 후박나무길이다. 강풍 때문에 가로수를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운한 생각이 들었는데.... 야자수는 제주도의 명물이다. 가로수 길이 훼손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한 가족이 자리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계곡 캠핑을 가는 모양이다. 제주도에 계곡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숲이 우거지고 계곡에 물이 흐르는 제주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현무암으로 비가 내리기가 무섭게 땅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대포 포구 제주 올레길에 위치한 포구 ⓒ 문운주

길게 뻗은 이어도로에서 대포 포구인 해안 길로 접어들었다. 농촌에서 어촌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포구는 어민들이 바다로 나가는 길목이다. 암초가 많은 탓에 제주도에는 여기저기 많은 포구가 산재한다. 대포 포구에는 인적이 드물다. 몇 대의 배만 한가롭게 흔들거리고 있다.     

해변과 들길, 이어도로를 들쭉날쭉 오가며 걷고 또 걸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섭씨 30도가 넘는 한낮 더위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진다. 다음 코스는 중문·대포 주상절리대다. 자연경관이 뛰어난 제주도에는 여기저기 주상절리대가 있지만 백미로 꼽히는 곳이다.     
 
주상절리대 중문, 대포 해안 2km에 걸처 형성되어 있다. ⓒ 문운주
    
육각 돌기둥을 쇠망치로 박아 세운 듯,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두드려 반듯하게 깎아낸 듯 일렬로 서 있다. 자연이 빚어낸 '마당바위'다. 왼발 오른발 이리저리 바꿔가며 뛰어놀고 싶은 충동이 인다. 아직 작업이 끝나지 않은 듯 하얗게 거품을 내며 파도는 일렁거린다.
 
주상절리대 천연기념물 제443호 ⓒ 문운주

덧붙이는 글 | 월평 아왜낭목 쉼터, 약천사, 대포포구, 주상절리대, 베릿내오름, 논짓물, 대평 포구에 이르는 19.6 km 올레코스/짙푸른 바다를 따라가는 바당 올레 코스다. 바다에 밀려 내려온 용암이 굳으면서 절경을 빚은 주상절리와 사계절 다른 꽃을 피우는 예래생태공원을 지난다. 종점인 대평리는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로움이 가득한 작은 마을로 안덕계곡 끝자락에 바다가 멀리 뻗어나간 넓은 들(드르)이라 하여 ‘난드르’라고 불리는 마을이다. 마을을 품고 있는 군산의 풍경 또한 아름답다. (사) 제주올레https://www.jejuolle.org/office/kor/default.asp

태그:#제주도, #올레길8코스, #주상절리대, #약천사, #야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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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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