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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주문 시 사용하는 키오스크. (포장 시 머그컵을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 있지만 일회용컵에 음료가 담겨 나온다.)
 메뉴 주문 시 사용하는 키오스크. (포장 시 머그컵을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 있지만 일회용컵에 음료가 담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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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에 잠시 음료를 사가기 위해 지인들과 카페에 들어갔다. 매장에는 사람 키만 한 키오스크(무인단말기)가 주문을 기다리듯 떡하니 서 있었다. 무엇을 먹을지 이것저것 찾아보며 음료를 담기 시작했고, 그런 우리 뒤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결제하려는데, 음료를 텀블러에 담아갈 수 있는 표시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찾지 못한 것일까?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반복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지체할 수 없었기에, 결국 텀블러를 사용하지 못하고 계산했다. 음료를 테이크아웃하기 위해 일부러 텀블러를 들고갔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그리고 할인도 받을 수 없었다.

환경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꽤 많이 볼 수 있다. 한 번 쓰고 버리게 되는 일회용컵을 어떻게든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환경오염 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등의 기업은 텀블러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실제로 인센티브는 텀블러 사용률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1월부터 텀블러 할인 혜택을 300원에서 400원으로 높였다. 그 결과 2022년 1~5월 텀블러 주문 건수는 2021년 1~5월에 비해 1/3 이상 증가했다. 할인 혜택이 더 커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텀블러를 사용하기에, 인센티브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매장마다 키오스크 내 텀블러 선택 항목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텀블러 선택 항목 X(왼쪽 사진), 텀블러 선택 항목 O(오른쪽 사진))
 매장마다 키오스크 내 텀블러 선택 항목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텀블러 선택 항목 X(왼쪽 사진), 텀블러 선택 항목 O(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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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할인과 함께 개선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키오스크 시스템이다. 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할 때에는 텀블러를 사용할 수 없을까? 키오스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최근 음료를 마시러 간 여러 매장에서 종종 키오스크를 볼 수 있었다. 모든 매장의 키오스크에서 텀블러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텀블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항목을 추가한 매장에서는, 다회용컵 선택 버튼을 누르고 주문한 후 텀블러를 직원에게 가져다주면 음료가 텀블러에 담겨 나왔다. 그것이 키오스크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는 전부였다.

키오스크에서 텀블러를 선택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산 시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텀블러에 음료를 받기 위해서는, 그리고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점원에게 가서 주문한 건을 취소하고 다시 계산을 해야 했다. 점원에게 말을 건네기 어려워하는 사람이나, 또는 말을 하기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텀블러 선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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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로 먼저 주문을 한 후 점원에게 다가가 텀블러에 담아달라고 말을 건네려는 경우, 점원이 바빠 일 처리를 기다리는 중에 일회용컵에 음료가 담겨 나오기도 한다. 결국 일회용컵에 담긴 음료를 다시 텀블러에 담아준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할인 혜택을 받은 것이 전부일 뿐, 일회용컵의 사용량은 줄이지 못한 채 쓰레기로 버려진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패스트푸드점의 경우도 텀블러 할인을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직원이 주문받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부분이 주문하려 키오스크 앞에 줄을 서고 있었다. 물론 키오스크에서 텀블러 할인 항목을 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직원에게 가서 텀블러에 담아달라고 말해야 한다. 용기가 한 스푼 필요하다.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위해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달라고 하면, 번거롭다는 이유로 눈살을 찌푸리지는 않을지 고민하며 다가가야 한다.

텀블러 사용을 장려한다며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키오스크에는 할인 항목이 없는 것은 기이하다. 기업의 시스템 개선 없이, 시민들의 노력만을 요구할 수는 없다. 키오스크에 메뉴를 추가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신메뉴가 나올 때마다, 메뉴가 변경될 때마다, 키오스크에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된다. 마찬가지로 텀블러 선택항목을 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기업에 묻고 싶다. 왜 키오스크에는 텀블러 할인 항목을 넣지 않는지를.

시민들은 여러 품목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기업에 요구해왔고, 기업은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쓰레기로 버려졌던 스팸 뚜껑, 요구르트 빨대, 제과점 빵칼, 도시락 김 트레이 등이 빠진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원하고 있다. 키오스크에서도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기를. 텀블러를 가져가도 쓸 수 없는 상황이 하루빨리 없어지기를 바란다. 시민에게는 쓰레기 버리지 않을 권리가 있다.
 
녹색연합이 키오스크에서도 텀블러 사용이 가능하도록 요구하는 모습
 녹색연합이 키오스크에서도 텀블러 사용이 가능하도록 요구하는 모습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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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녹색연합은 키오스크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시민조사 캠페인 '우리동네 키오스크 내가 바꾼다'의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bit.ly/키오스크캠페인)
"텀블러를 가져가도 키오스크에서 선택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일회용컵을 사용한 경험이 있어요. 이젠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들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질 수 있으면 좋을거 같습니다."
- 한 시민이 카카오 같이가치 모금함에 적은 댓글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녹색연합 활동가이며, 이 글은 녹색연합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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