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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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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일 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는 대통령실의 공식 발표에 대해 일본 정부가 부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도 한국정부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28일 스페인 국왕 주최 만찬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와 첫 만남을 가졌다고 29일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어 기시다 총리가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 한일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국내 언론들도 대통령실이 발표한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선일보>는 "한일 정상이 양국관계 개선을 언급하면서 강제징용과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해법이 본격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고, <중앙일보>는 30일자 사설에서 해당 발언을 소개하면서 "우리 정부가 먼저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고, 일본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공식 발표한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는 "알지 못한다"라고 부인했다. 이는 지난 6월 30일 이소자키 요시히코 일본 내각관방 부장관이 공식 브리핑에서 직접 답변한 내용이다. 질의응답 전문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기자 - 한국 측이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가 보다 건전한 관계로 발전하도록 노력하자'고 발표했는데, 사실인가?(韓国側はですね、岸田総理の方から話しかけて、日韓関係がより健全な関係に発展するように努力しようと述べたというような、発表をしているが事実か。)

이소자키 부장관 - 아니, 알지 못하는 일이다. (いえ、そういうことは承知をしておりません。)


이소자키 부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만찬 당시 기시다 총리가 했던 발언도 소개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측의 노력을 강조했다는 게 일본 정부 입장이다. 이소자키 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이 자리에서 '매우 엄격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岸田総理からは非常に厳しい日韓関係を健全な関係に戻すために尽力いただきたい旨述べたというこういうことに尽きるということでございます.) "노력하자"고 했다는 대통령실의 발표와는 사뭇 다른 뉘앙스다.

일본 언론들도 이소자키 관방 부장관의 브리핑을 전하면서, 일본 정부가 한국 발표를 부정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 신문은 지난달 30일 '이소자키 관방 부장관, 한일 정상의 대화에 대한 한국 발표를 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6월 30일 산케이 신문 보도. 한국 정부의 발표를 일본 관방부장관이 부정했다는 기사다.
 지난 6월 30일 산케이 신문 보도. 한국 정부의 발표를 일본 관방부장관이 부정했다는 기사다.
ⓒ 산케이신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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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자키 관방 부장관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화에 대해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말을 걸어 '한일 관계가 건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호소했다는 한국 측 발표를 부정했다."

<아사히신문>도 "한국 측의 발표는 '쌍방이 노력하자'는 의미이고, 일본 측은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소자키 관방 부장관의 브리핑과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기시다 총리의 이날 만찬 발언은 윤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정부의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태도는 문재인 정부 때와 달라진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본 정부 발표를 보면,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모든 노력은 한국 쪽에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면서 "한국 대통령실이 발표한 내용은 '서로 노력하자'는 내용인데, 일본 정부 발표와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라고 밝혔다.

호사카 교수는 또 "일본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쪽의 노력을 촉구해왔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런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번 한일 정상의 대화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개선의 가능성이 생겼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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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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