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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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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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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세연구원 박지현 박사가 서울 행정동(洞) 별 재산세 부담 변화와 2016년 총선,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에서의 정당 지지 변화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2017~2021년 동안 재산세 증가율이 높을수록 민주당 지지 행정동이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의 근거를 두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지 정당이 동일한 행정동의 경우, 3번의 선거에서 민주당을 계속 지지한 행정동의 2017년 대비 2021년 재산세 부담 증가율은 평균 24%인데 반해, 3번의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계속 지지한 행정동의 재산세 증가율은 84%로 격차가 무려 3.4배나 된다. 재산세 부담 증가율이 낮은 행정동은 민주당을, 부담 증가율이 높은 행정동은 국민의힘 지지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둘째, 지지 정당을 바꾼 행정동의 경우. 2016년 총선에서는 민주당 지지였지만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으로 지지 정당을 바꾼 행정동의 선거 직전 재산세 부담 증가율, 즉 2017년 대비 2019년 증가율은 평균 36%이며 2021년 증가율은 2017년 대비 99%다. 그리고 2020년 총선까지 민주당 지지였지만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으로 지지 정당을 바꾼 행정동의 2021년 재산세 부담 증가율은 2017년 대비 43%에 달했다. 재산세 증가율이 높은 행정동일수록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꾼 시기가 빨랐다는 것이다.

집값 높을수록 국힘 지지하는 경향성 높다 
 

이를 통해 보고서는 행정동 별 정당 지지도 변화와 재산세 부담 변화 간의 상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사실 이것은 집값이 높을수록, 많이 오른 지역일수록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경향성이 높다는 상식을 확인해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집값이 비싸거나 많이 오른 지역은 세부담 상한선도 높고 최고세율 적용받는 부분도 커지기 때문에 재산세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무래도 그런 주택을 보유한 유권자는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이 오르고 비싼 집값을 떠받쳐줄 뿐만 아니라 보유세 부담도 낮춰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 행정동이 국민의힘으로 바뀐 근본 원인은 재산세가 많이 올라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해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재산세가 오른 까닭은 세율을 높여서가 아니다. 재산세 세율체계는 그대로였다. 집값 폭등으로 인한 과표 상승이 주된 이유다.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서울아파트 11만 5천 세대의 시세변동을 분석한 경실련에 따르면 2017년 5월 평당(3.3㎡) 2061만 원이었던 서울아파트값이 4년 반이 지난 2021년 11월 현재 2248만 원(109%)이 올라 4309만 원으로 올랐다. 6.2억 원하던 30평형 아파트가 12.9억 원으로, 무려 두 배가 넘게 오른 것이다(경실련 2021. 12. 8. 기자회견문).
 

그리고 집값 폭등에서 원인을 찾아야 무주택자들도 포함한 지지 정당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보고서도 언급했듯이 무주택자 입장에서 집값 폭등은 주거 안정성이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뿐 아니라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더 가난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요컨대 무주택이든 유주택이든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한 원인은 집값 폭등에서 찾아야 한다.

이런 결과를 근거로 보고서는, 현금흐름과 상관없이 과세 되는 재산세는 조세저항을 유발할 수밖에 없으므로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보고서 맨 앞에는 윤석열 정부가 얼마 전에 발표한 정책, 즉 전체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존 60%에서 45%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명시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이 보고서는 현 정부의 재산세 감세의 방향이 맞고 민주당도 여기에 동의해주는 것이 정치적으로 나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유세는 다른 세금에 비해서 저항이 크다. 재산세는 소득세가 아니므로 재산 가치가 올랐으면 그에 비례해서 부담해야 한다고 할 수 있지만, 부동산 보유자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의 경우에는 부동산 부자인 법인과 개인에게 친화적인 주류 언론이 보유세 강화를 결사적으로 반대하기까지 한다. IMF나 OECD 등에서도 부동산 보유세가 모든 세금 중 가장 성장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경우에는 부동산 보유세를 GDP의 2%까지 높일 것-2020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보유세는 1.04%이다-을 권고함에도 희귀한 사례를 끄집어내어 보유세 강화라는 원칙을 허무는 기사를 쉼 없이 내보낸다.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면서 보유세를 강화하려면 부동산시장이 안정적일 때, 정권으로 말하면 집권 초기에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문재인 정부처럼 집권 초기도 아니고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 추진하면 효과는 크게 반감되고 저항도 크다. 그리고 보고서가 지적하는 것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단회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정해서 꾸준히, 점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보유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와 주거권네트워크, 집걱정없는세상연대 회원들이 6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며 서민 주거 안정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와 주거권네트워크, 집걱정없는세상연대 회원들이 6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며 서민 주거 안정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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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보유세 강화는 쉽지 않다. 몸에 쓴 약이기 때문이다. 보유세를 강화하면 예상되는 불로소득의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안정되고 불평등이 완화되며, 부동산 투기와 같은 비생산적 경제활동이 줄어들어 경제 체질을 개선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부동산 보유자에게는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반면 결과적으로 혜택을 보는 부동산 비(非)소유자들은 적극 지지자가 되기도 어렵다.

일단 세 부담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종부세 대상자인 고액 과다 보유자만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 다주택자만 골라서 중과해야 한다, 오히려 1주택자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고 정치권이 이런 생각을 반영한 제도를 만들어 보유세 체계가 복잡해지고 원칙에서 계속 멀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유세를 몸에 단 약으로 바꿀 방법은 없을까? 다시 말해 광범위한 지지를 얻는 동시에 원칙을 지키는 보유세 강화를 추진할 수 없을까? 있다! 기본소득과 연계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 정부는 1주택에 한해서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존의 60%를 45%로 내리는 것에 더해 종합부동산세 대상 주택분에 한해서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무려 60%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보유세 완화인 동시에 명백한 부동산 부자 감세다. 입법사항이 아닌 공정시장가액비율 변경을 활용한 꼼수인데,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정책인 만큼 추진할 것이 분명하다.

관건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선은 입법을 통해 이미 100%에 도달한 종합부동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폐지하고, 즉 기존의 과세표준을 '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비율×세율'에서 '공시가격×세율'로 바꾸고 재산세의 경우에는 공정시장가액비율 '60% 입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종부세의 경우엔 세수의 절반을 집값 폭등의 가장 큰 피해자인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으로 사용하는 입법도 추가해야 한다.

현행 종부세 체제에서 2022년 예상되는 종부세 세수는 약 10조 원인데, 이중 절반인 5조 원을 청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면 청년(20~34세) 1인당 연 50만 원 지급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이것을 정책으로 제시하고 입법을 추진하면 지난 대선 정책을 승계하는 것이므로 정책의 일관성도 확보하고 민주당이 집권 시기에 만든 현행 종부세도 지킬 수 있게 된다. 민주당에 대한 청년들의 지지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물론 더 좋은 방안은 종합부동산세를 건물이 아닌 토지세 중심으로 개편하여 세수 전액을 전 국민에게 배당하는 토지배당제(=국토보유세+기본소득)를 실시하는 것인데, 이것은 보유세 체계 전반을 손봐야 하는 일이므로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은 모든 세대가 적극적 지지자로 바뀌고 소유자의 대다수가 이익이 되기 때문에 지지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광범위한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이 현 정부의 보유세 완화와 부동산 부자 감세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책 정당, 대안 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지방세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가 우려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치는 방향과 의지의 문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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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자유연구소(landliberty.or.kr) 소장. 토지 불로소득을 완전히 환수하는 토지공개념과 기본소득, 그리고 통일을 염두에 둔 대안 국가모델에 관심을 갖고 연구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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