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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탄핵받았던 냉전 수구보수 세력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으로 부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1%p 미만의 득표율 차이로 탄생했지만 국민 다수의 뜻과 달리 한국 사회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전으로 돌려놓고 있다.

국민에게 철저하게 외면 받았던 냉전 수구보수 세력들이 어떻게 다시 정권을 되찾았을까? 그 이유는 국민 입장에선 개혁을 대표한다는 민주당과 수구보수를 대표한다는 국민의힘, 즉 보수양당말고는 선택할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대선과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왔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유권자들이 계속 민주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촛불정권이라는 문재인 정부가 그다지 개혁에 성공하지 못했고, 민주당 출신 광역단체장들이 줄줄이 추문으로 중도 사퇴했으니 정권교체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미국식 양당제 아래 10~15%의 부동층이 보수양당을 번갈아 가면서 선택

양당독점체제에서 당선가능성이 1등과 2등으로 학습화되므로 3등 이하는 사표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미국의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45% 내외의 고정지지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0~15%의 부동층에 의해 당선자가 결정된다. 이 부동층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장기 집권에 염증을 느낀다. 이런 이유로 보수양당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도 미국처럼 정권교체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선거무효 주장, 의사당 점령 등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극심한 대립에서 보듯이 보수 양당은 서로를 편 갈아 마치 두 당이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양당독점 체제에서 둘 중 하나가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유권자의 과반수 수준의 지지를 받아야 하므로 두 당의 노선은 국민 다수의 평균적 의견을 중심으로 유사해진다. 즉 양당제가 고착화되면 외교안보, 경제, 복지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없어진다.

국민 평균에 갇힌 양당제에선 공약만 다를 뿐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어

민주당과 공화당은 상대방이 추진한 정책과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도 똑같은 정책을 추진한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상대방의 파병으로 국민들의 피로감이 축적되면 국내 경제문제로 정권교체에 성공한다. 이를테면 존슨 민주당 정권이 베트남 전쟁에 파병했지만 닉슨 공화당 정권이 철수했고, 중동 전쟁은 공화당 정권이 일으켰고 민주당 정권이 마무리했다.

한국에서도 민주당은 근본적인 개혁을 주장하지만 실제 개혁은 미미한 수준이다. 국민의 힘과 같은 수구보수세력은 학교급식이나 복지제도에서 보듯이 결국은 민주당의 뒤를 따라 일정부분 개혁을 할 수밖에 없다. 외교안보에서 민주당의 공약은 국민의 힘보다 남북관계를 중시하고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지만 실제 결과는 각종 선언 말고는 실질적인 결과가 없다.

다양한 세력의 정치참여를 차단하는 보수독점 체제는 미국, 한국, 일본이 유일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대통령중심제를 택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 미국, 칠레, 멕시코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칠레는 결선투표제, 비례제, 정당연합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멕시코의 경우 상원은 3인선거구와 30% 비례의석, 하원은 40% 비례의석을 운영 중이다. 결선투표제와 정당연합제도, 비례대표제도를 부정하는 양당식 소선거구제와 결합한 미국식 대통령제는 유일하다.

보수 양당이 비례의석을 독점하는 한국도 사실상 미국식 모델이다. 미국은 2차 대전 직후 한국의 경우 하지 군정 시절에, 일본의 경우 맥아더 군정 시절에 미국식 소선거구 보수양당 체제를 이식시켰다. 주요한 제3 정치세력인 좌파세력은 한국에서 배제됐고, 일본에선 고립됐다. 일본에서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자유민주당으로 통합하여 보수양당 독점체제는 극단적으로 구조화됐다. 한국도 역시 보수양당의 정권교체를 통한 보수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당제에선 극우세력을 배제하면서도 다양한 정권 교체가 가능

반면 유럽이나 중남미에서 보듯이 4개 이상의 다당제 국가에서는 진보, 중도, 온건보수가 서로 경쟁하지만 히틀러와 같은 극우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알게 모르게 연대를 한다. 그만큼 다당제에서는 수구보수세력은 집권하기 힘들다. 결국 중도보수와 수구보수 두개의 선택지보다는 예를 들면 4개의 선택지가 극단적인 세력을 배제하면서도 책임정치가 가능한 다양한 선택을 보장하게 된다.

이를테면 2022년 프랑스 1차 대선에서 3위를 차지한 좌파의 멜랑숑이 결선에서 극우 르펜을 반대하면서 중도보수 마크롱의 당선에 기여했다. 2012년 대선에서 사회당의 올랑드가 좌파와 민주주의 세력의 지지를 얻어 정권을 연장하려는 중도보수와 급부상한 수구보수를 꺾고 당선됐다.

2024년 총선 앞두고 수구보수 퇴출하는 다당제 논의 시작해야

한국도 다당제라면 안철수나 유승민, 원희룡은 온건보수로서 제3의 세력을 형성할 수 있고, 민주당정권을 심판하려는 유권자 입장에선 수구보수가 아닌 온건보수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정권을 심판하려면 윤석열을 찍는 방법밖에 없다.

2024년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중간심판하려는 흐름과 민주당 지배의 국회를 바꾸려는 흐름이 충돌하겠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정권이 교체된 것처럼 민주당이 과반수를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의 국회 지배에 대한 피로감으로 개혁을 기대했던 유권자는 실망하고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국민의 힘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혼자서는 야권이 과반수를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온건보수, 진보정당, 시민사회진영이 독자적인 원내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제도개혁을 총선 전에 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독단을 견제하는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 수 있다. 이를테면 지역구 차원에선 선거연합을 보장하는 이중당적 허용, 정당연합을 검토할 수 있고 연동형비례대표제 의석을 확대하거나 연동율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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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에서 12년간 기관지위원회와 정책연구소에서 일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연방제 통일과 새로운 공화국』, 『미국은 살아남을까』, 『코리아를 흔든 100년의 국제정세』, 『 마르크스의 실천과 이론』 등의 저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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