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화산동 풋살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을 주민이 직접 만들었다. 
 화산동 풋살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을 주민이 직접 만들었다. 
ⓒ 화성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경기 화성시 화산동 풋살장에서 초등학교 6학년생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간담회를 열고 재발방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고가 일어난 풋살장 골대는 노후한 상태로 안전망이 없었다. 시설 관리 주체는 화성도시공사다. 

사고는 지난 5월 31일 오후 7시경 발생했다. 초등학교 6학년 A군은 풋살장에서 공놀이를 하던 중 골대가 넘어지며 머리를 다쳤다.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14일 끝내 사망했다. 

사망 후 일주일이 지난 21일 화성시 화산동 주민들은 간담회를 열고 추모공간 협력 방안과 재발방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주민 김아무개씨는 "동네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번 사건이 남 일 같지 않다"며 "화산동 풋살장 사건이 묻히는 것이 아닌 공론화를 통해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명숙 화산동장은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화성시 차원에서 전수 조사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화산동 주민자치회와 협력을 통해 화산동 내 모든 풋살장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전조치 없는 상태로 방치된 골대 
 
초등학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풋살장 골대
 초등학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풋살장 골대
ⓒ 화성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노후된 골대 상단은 주골대 기둥과 연결하는 부위가 성인 손가락이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벌어져 있다.
 노후된 골대 상단은 주골대 기둥과 연결하는 부위가 성인 손가락이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벌어져 있다.
ⓒ 화성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사고가 난 골대는 넓이 3m, 높이 2m이지만, 폭은 73cm에 불과했다. 주기둥의 두께는 8cm, 보조기둥의 두께는 5cm였다. 11세 초등학생의 몸무게에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구조였으나 안전장치는 없었다. 게다가 연결 이음 부분은 떨어진 채 방치돼 있었고, 이용 안내 표지판은 있지만 안전을 위한 표지판이나 안내문은 어디에도 없었다.

A군 유족은 풋살장 관리 주체인 화성도시공사(아래 도시공사) 측에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이다. A군의 아버지는 "도시공사와 시청로부터 아직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며 "진행 여부를 보고 형사책임을 물을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풋살장에는 주민이 만든 추모 공간이 조성돼 있다. 동네 아이들과 주민들이 이곳을 찾아 A군을 추모하고 있다. 사고 당시 함께 있었던 B군의 어머니는 "친구의 사고로 아이가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풋살장은 450㎡(약 136평)의 소규모 공공체육시설로 도시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도시공사 측은 사고 이후인 지난 2일 로프로 고정하는 등 사후 조치를 취했다. 

화성도시공사는 주민들이 시설물을 이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영조물 손해배상 보험에 가입해뒀다. 현재 도시공사는 손해사정사를 통해 과실 유무를 산정 중이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배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사고 당시 함께 있었던 아이들의 트라우마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화성시 산하기관과 협조 중에 있다.

**************************************************************

한국풋살연맹, 국제규정과 달리 이동식 골대 사용
2019년 부산에서도 중학생 사망사고 발생


한국풋살연맹은 고정식 골대를 사용하는 국제 규정과 달리 '이동식 골대'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풋살연맹이 공개한 풋살경기 규칙에 따르면 골대는 지면에 고정해서는 안 된다. 

대신 골대가 전복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참가자의 안전에 위험하지 않도록 뒤쪽에 적절한 무게를 둬야 한다. 또 골포스트와 크로스바는 승인된 재질로 만들어져야 하며 위험하지 않아야 한다.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풋살장에서 골대가 쓰러져 사망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7월 부산 해운대구 한 풋살장에서 중학생이 넘어진 골대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했다. 사망 당시 사용된 골대도 이동할 수 있는 형태였다.

관련 재판에서 재판부는 해당 골대가 당초 설계도와 달리 골대 기둥이 얇고 고정식으로 설치되는 등 설계 변동이 있었던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풋살 골대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한 판매업자는 "운동시설에 대한 안전관리규정이 없다. 구장에서 설치할 때 앞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말뚝을 박는다거나 하는 조치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화성시, #풋살장, #화성도시공사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