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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2명, 6.1 지방선거가 배출한 당선인 수입니다. <오마이뉴스>는 그중 눈길이 가는 지역 일꾼을 소개합니다.[편집자말]
선거의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던 지난 지방 선거, 부여의 유세 현장
 선거의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던 지난 지방 선거, 부여의 유세 현장
ⓒ 오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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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그는 상대 후보에 비해 전력도 전술도, 수장으로서의 매력도 뒤떨어졌었다. 유세장 한구석에서 시민기자로서 그를 지켜보면서 과연 그가 당선을 거머쥘 수 있을지 내내 확신이 서질 않았다. 선거는 외모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고 했다. 상대 후보는 가는 곳마다 아줌마 부대들이 따라다녔지만, 그의 주변에는 시커먼 남자들 몇 명만 보일 뿐이었다.

키는 작고 얼굴은 땀으로 번들거리고 피부는 시꺼멓고, 눈빛만 살아있는 '한 사내'에 불과한 그에게 한 표 던져줄 표심이 어디에도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더구나 여기는 '보수의 성지'인 충남 부여였다. JP(김종필 전 총리)의 그림자가 출마를 해도 당선된다는 보수의 땅에, 대학시절 운동권의 결기만 살아있는 그가 진보의 깃발을 꽂을 땅이 과연 몇 평이나 될지 미지수였다. 처음부터 게임이 되지 않는 승부에 과감하게 뛰어든 그를, 가상하게 여기는 민심은 많아도 표심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박정현, 그에게 표를 줄 사람이 있을까

선거판에는 '끝까지 까봐야 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눈에 보이는 민심과는 다른 반전의 묘미가 있다는 뜻이다. 4년 전 부여군 지방 선거 결과가 그랬다. 눈빛만 살아서 번뜩이던 사내는 보수의 텃밭이라는 부여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으며 '최초 진보 군수'로 당선됐다. 그가 바로 박정현 군수다. 

"맞습니다. 저 4년 전에는 바람으로 당선됐어요. 하지만 저는 4년 동안 부여 군민을 위해 부여를 위해 죽어라 일만 하지 않았습니까? 굿뜨래 페이를 만들어서 지역 경제 활성화시키고 부여군 부채도 다 갚지 않았습니까?"

4년 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는 다시 부여 장날 유세 현장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외쳤다. 그는 부여군수 후보로 재선에 도전에 나섰다. 여당 후보였고, 뛰어난 전략과 전술로 무장한 브레인들이 그의 곁에서 선거를 도와주고 있었다. 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동적인 선거전이었지만, 부여군엔 붉은 바람이 불고 있었다. 부여는 다시 보수의 성지가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게 되었고 그 격랑 속에 선거를 치러야 했다.

이른바 86세대였던 나는 4년 전 그의 유세현장을 관찰하며 나의 참여 의식이 발동하기 시작함을 느꼈다. 그렇게 4년이 흘렀고, 나는 이번 지방 선거에서 부여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도전했다.

부여가 고향도 아니고 단체장 경력은커녕 변변한 인맥도 없었지만, 용감하게 도전해서 1, 2위 순위 경선까지 갔다(당선되지는 못했다). 지방선거에서 비례 대표는 당의 확장성에 우선한다고들 했다. 지난 지방 선거 때는 시민기자로서 선거를 지켜봤지만, 이번에는 기자이며 동시에 비례대표 2번 후보로서 박정현 군수 후보와 지방 선거에서 함께 뛴 기록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14일이란 선거운동이 마무리되고, 선거 당일이 밝아왔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한 대로 박정현 군수는 재선에 성공했다. 4년 전이 '바람의 선거'였다면, 이번엔 '역시 박정현 밖에 답이 없다'라는 군민의 한 목소리를 이끌어냈다.

박 군수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지난 4년 간 그가 보여온 모습 덕분일 것이다. 그는 군수에 당선되자마자 부여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를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해 나갔다. '지방 인구 소멸 방지' 대책으로 홍산면에 바이오 산업단지 유치를 추진했고 백마강변에 국가 정원 조성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했다. 부여 군민의 50년 숙원 사업인 세도면과 석성면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금강에 가칭 금강 대교라는 다리를 놓는 예산까지 따냈다. 박 군수가 성실하게 성과를 내자, 보수적인 부여 군민들도 그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지난 4년 동안 그는 지방 군 단위에서 최초로 1조 4천억여 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중앙부처의 공모 사업에 도전해 따낸 사업들로 부여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청렴한 행정으로 공무원들이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고, 군민들은 정체돼 있던 부여에 활력과 생기가 도는 것을 체감했다.

부여의 어떤 원로는 그의 행보에 '단군 이래 부여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한 군수'라고 칭송했고 수구 보수 세력의 수장들도 '군수는 색깔로 뽑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겨'라며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살림 잘한 군수'는 주효했다... '역풍'에도 고수한 군수 자리
 
낮은 자세로 어르신들과 만나고 있는 박정현 부여군수
 낮은 자세로 어르신들과 만나고 있는 박정현 부여군수
ⓒ 오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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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철저하게 인물 위주로 가야해요. 부여를 위해 진심으로 일을 할 사람을 가리는 선거가 돼야 해요. 선거는 일을 할 사람을 뽑는 겁니다. 당을 보고 무조건 찍는 시대는 지났어요. 지난 4년 동안 부여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한 사람들이 당선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박정현 군수가 후보시절 기초 의원 후보들과 전략 회의를 하면서 가장 힘을 주어서 했던 말이었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지 말고 '부여를 위해 일을 할 사람들을 선택해 달라는 것'과 지난 4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4년을 맡겨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선거 초반부터 민심을 장악해 나갔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이 대부분인 기성 세대들과 보수 지지자들에게 '빚을 갚고 부여군 재산을 늘리고 살림을 잘한 군수'라고 호소한 것이 주효했다.

바닥 민심에 가장 민감하다는 재래시장에서 그는 노점의 할머니들 앞에서는 똑같이 쪼그리고 앉아 이야기를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줬고, 장사가 잘 안 되는 가게에 들어가선 상인들의 하소연에 공감을 하며 해법을 함께 찾아줄 것을 약속했다. 이 정도는 후보자들의 기본 행보이다.

선거운동을 하는 틈틈이 그와 나눈 대화 중에는, 지난 4년간 새벽마다 부여의 소문난 보수 원로들 집 앞에 찾아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노력했던 일화도 있었다.

"새벽에 대문을 열고 나왔는데 문 앞에 군수가 서 있으면 놀라겠어요? 안 놀라겠어요?" 

박정현 부여군수가 자리를 지켜낸 원동력은 그의 진심이 군민들에게 닿았기 때문이었다. 부여의 경우, 군수뿐 아니라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군민들과 소통과 공감대를 잘 형성한 결과가 그대로 반영되었다.

선거는 민심의 심판이다. 선거에서 부는 바람엔 민심의 간절한 마음이 실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부여 군수는 보수의 성지라는 부여에서 최초로 진보 진영에서 재선에 성공한 자치단체장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4년 전, 부여에서도 11석의 기초의원 자리 중 7석을 차지할 정도로 민주당 쪽으로 거세게 불었던 바람이 이번에는 역으로 국민의힘 쪽으로 불었다.

그 역풍에도 박정현 부여 군수는 자리를 지켜냈다. 그것도 무려 62.02%라는 기록적인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민심을 읽을 줄 알고, 거기에 기반을 둔 정책을 세우고 실천한 결과였다.

나 또한 후보로서 선거판에 서보니 '선거는 정확한 민심의 심판'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초선은 바람과 개인의 운도 작용하지만 재선은 4년 간 민의에 어떻게 부응했는지와 성과, 진정성·일관성 있는 태도가 관건이었다. 오랜 세월 부여에서는 '민주와 진보'라는 말조차 금기어였다. 파란 세월이 한번 지나갔고 붉은 세월이 왔지만, 부여 사람들은 '박정현'이라는 지도자를 놓치지 않았다.

부여 사람들이 다시 박정현을 선택한 까닭은, 그가 당리당략보다는 진심으로 부여를 사랑했고 그 동력으로 이끌어 왔던 것이 군민에게 통했기 때문이다. 대선에서는 '갈라치기' 작전이 성공했지만 지방 선거에서는 협치가 통한 셈이 됐다. 박정현 군수는 그걸 보여준 성공한 사례가 되었다. 
 
박정현 부여 군수와 가족들이 재래 시장에서 민심을 만나고 있다.
 박정현 부여 군수와 가족들이 재래 시장에서 민심을 만나고 있다.
ⓒ 오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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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의 시골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조근조근하게 낮은 목소리로 재미있는 시골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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