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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충남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소재 부동산 내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의 모습. 김 후보 측은 농지법 위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태흠 선대위 제공)
 충남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소재 부동산 내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의 모습. 김 후보 측은 농지법 위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태흠 선대위 제공)
ⓒ 김태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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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소재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소유 부동산(지난 1월 촬영). 붉은 원으로 표시된 곳이 김 후보가 텃밭이라고 주장하는 구역이다. 보령시는 전체 김 후보 소유 농지(밭, 4777㎡, 약 1447평) 중 밭작물을 심은 면적이 113㎡(약 34평)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령시는 '밭작물에 이용되는 면적은 적으나 잔디와 조경수는 판매용(농업용)으로 농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소재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소유 부동산(지난 1월 촬영). 붉은 원으로 표시된 곳이 김 후보가 텃밭이라고 주장하는 구역이다. 보령시는 전체 김 후보 소유 농지(밭, 4777㎡, 약 1447평) 중 밭작물을 심은 면적이 113㎡(약 34평)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령시는 "밭작물에 이용되는 면적은 적으나 잔디와 조경수는 판매용(농업용)으로 농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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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잔디밭'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작은 이렇다. 최근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의 보령 웅천 생가 주변 농지에 정원을 조성했다며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가 소유한 밭과 임야 대부분에 잔디를 심고 곳곳에 조각상, 조경석, 조경수를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보령시가 밝힌 해당 부동산의 밭 면적은 4777㎡(약 1447평)에 이른다.

기자는 지난 1월, 다른 취재를 하러 김 후보 생가 마을을 방문한 적 있다. 당시 둘러본 김 후보 생가 주변은 잘 가꿔진 공원처럼 느껴졌다. 잔디가 심어진 넓은 마당 곳곳에 보령 특산품인 최고급 오석으로 만든 조각상이 늘어서 있었다. 가지가 늘어진 소나무와 수십여 그루의 정원수, 정원석, 수십 미터 길이의 돌담도 보였다.

사진을 찍으며 '대지가 참 넓다'고 생각했다.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하고 현역 국회의원 신분인 인물이 농지에 잔디를 심고, 농지에 조각상과 정원수를 조성해 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한 탓이다.

하지만 논란이 된 땅의 용도는 뜻밖에도 '농지'였다. 김 후보 측도 해당 농지 대부분에 잔디와 나무를 심은 걸 인정했다.

다만 농지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은 "일부 땅에만 농사를 짓고 나머지 땅에는 잔디를 심어 잔디 농사 겸 어머니가 푸른 잔디밭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돌담은 텃밭의 경계석이고 잔디와 나무는 농사용 목적"이라고 밝혔다. 마당에 심은 잔디도, 조경용 소나무도 '농사용'이라는 설명이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해명이었지만 김 후보 측은 당당했다. 오히려 "어머니를 모시려는 효심마저 왜곡하냐"고 일갈했다.

돌담이 '농업기반시설'이라는 보령시
 
충남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소재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소유 부동산. 조형물과 조경석이 보인다. 농지법 위반이라는 민주당 지적에 김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 측은 돌조각상이 있는 부지는 지목상 임야라고 반박했다.
▲ 조형물과 조경석 놓인 김태흠 부동산 충남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소재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소유 부동산. 조형물과 조경석이 보인다. 농지법 위반이라는 민주당 지적에 김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 측은 돌조각상이 있는 부지는 지목상 임야라고 반박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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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소재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소유 부동산의 경계석(지난 1월 촬영). 김 후보 측은 해당 돌담이 텃밭의 경계석이라고 해명했다. 보령시는 돌담을 '농업기반 시설'이라고 밝혔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소재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소유 부동산의 경계석(지난 1월 촬영). 김 후보 측은 해당 돌담이 텃밭의 경계석이라고 해명했다. 보령시는 돌담을 "농업기반 시설"이라고 밝혔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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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보령시청의 답변이 궁금했다.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만인 24일 보령시가 '입장문'과 '해명자료'를 내놓았다(보령시가 내놓은 자료 제목이 '입장문'이고 '해명자료'였다).

보령시는 전체 김 후보 소유 농지(밭, 4777㎡, 약 1447평) 중 밭작물을 심은 면적이 113㎡(약 34평)라고 밝혔다. 전체 밭 면적의 2.4%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어진 보령시의 답변은 더 뜻밖이었다. 보령시는 '밭작물에 이용되는 면적은 적으나 판매용 잔디와 묘목식재는 농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령시는 이어 29m(폭 40cm) 길이의 돌담은 '농업생산기반시설'이라고 덧붙였다. '경작 작물'인 잔디와 조경수를 생산하기 위한 '농업기반시설'이라는 거다.
     
양승조 후보 측은 즉각 "판매용(농사용)이었다면 잔디와 조경수의 생산내역과 판매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 후보와 보령시 모두 지금까지 잔디 등의 생산·판매내역 자료는 내놓지 않고 있다.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의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생가와 소유 부동산. 노랑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돌담(직사각형)과 조각상(원 안)이다. 보령시는 임야를 제외한 소유 농지(밭, 4777㎡, 약 1447평) 중 밭작물을 심은 면적이 113㎡(약 34평)에 불과하지만 "농지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의 보령시 웅천읍 수부리 생가와 소유 부동산. 노랑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돌담(직사각형)과 조각상(원 안)이다. 보령시는 임야를 제외한 소유 농지(밭, 4777㎡, 약 1447평) 중 밭작물을 심은 면적이 113㎡(약 34평)에 불과하지만 "농지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 양승조 후보 선거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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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소유 농지에 심은 잔디와 조경수. 보령시는 '판매용으로 심은 잔디와 묘목으로 농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소유 농지에 심은 잔디와 조경수. 보령시는 "판매용으로 심은 잔디와 묘목으로 농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선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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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의 답변을 통해 확인된 분명한 것이 있다면, 김 후보가 집 마당에 심은 잔디와 조경수를 '농사용(판매 목적)'으로 판단했다는 점이다.

이쯤되면 지금까지 농지에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모든 사람이 한심(?)해 보이기까지 한다. 농지에 자라는 풀이라 하더라도 김 후보처럼 판매 목적이라고 했다면 농사용으로 인정돼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여겨지기에 하는 말이다.

기자의 관련 기사에 한 누리꾼이 댓글로 남긴 의견과 질문을 김 후보와 보령시에 해 본다.

"잔디가 농사용이라면 어항 속에 금붕어 키우면 수산업이고, 개 키우면 축산업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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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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