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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희망가족봉사단'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경로당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요즘 세상 누가 먹을 거 없어서 음식을 만들어서 주냐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봉사단의 활동에 단지 누군가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봉사단을 할 때 가장 큰 기쁨은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학원에서 만나는 학부모들은 대부분 자녀의 학교성적과 대학진학을 상담한다. 아마도 내 세상이 끝날 때까지도 영어라는 수단이 우리 사회를 지배할 것은 뻔한 일이기에 영어학습교육자로서 상담에 응대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학원으로 상담하러 오는 학부모 학생들과 반드시 얘기하는 소재 중 하나는 바로 '우리말과 역사공부' 그리고 '봉사활동의 중요성'이다.

그중 봉사활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학원에 등록하지 않아도 좋으니 꼭 자녀분들과 봉사활동의 기회를 가져보길 권한다. 나를 찾는 학원 가족들은 왜 영어학원장이 청소년 봉사활동지도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희망하면 언제든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학원도, 학교 같은 마음으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벌써 12년째다.

지난 4월부터 우리 사회가 코로나에 적응하면서 그동안 못했던 대면 봉사활동이 봇물처럼 터졌다. 비록 몸은 바쁘지만 직접 만나면서 '함께' 활동한다는 것이 좋다. 올해는 장애인 가족들, 노인가족들과의 음식나누기를 기획한 '희망나눔가족봉사단'에 학원 가족 10팀이 참여했다.

지난달부터 시작한 이 봉사단은 초중학생들과 학부모 1인이 가입의 필수조건이다. 요즘 학생들은 잘 하는 것도 많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청소 후 쓰레기봉투의 끈을 묶을 줄 모를 때, 쓰레기받이 사용을 모를 때, 흘러내린 운동화 끈을 매지 못할 때 등을 보면 때론 말로 나무랄 수 없어 결국 방법을 가르쳐준다.

하물며 부엌에서 사용하는 도구를 만져본 일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 칼은 위험하다, 유리 그릇은 깨질라, 물그릇은 엎어질라 등 엄마들의 갖가지 부연 설명이 따라붙는다. 아이들은 어떤 것이 위험한지, 어떤 것이 재미있는지 경험할 수 없다. 
 
학원가족10팀이 봉사단에 가입하여 두번째 활동, '샌드위치만들기'를 했다.
▲ 희망나눔가족봉사단의 정겨운 활동모습 학원가족10팀이 봉사단에 가입하여 두번째 활동, "샌드위치만들기"를 했다.
ⓒ 박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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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김밥 만들기에 이어 샌드위치 만들기를 했는데, 얼마나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하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공부 대신 이렇게 재밌는 일은 처음이라고 신나게 활동했다. 학생들은 김밥과 샌드위치를 만드는 전 과정을 지켜보고 참여했다. 계란 삶는 법, 감자 깎는 법, 오이의 껍질 벗기는 법, 샌드위치용 삼각 빵을 만드는 법, 도마 씻는 법, 행주로 닦는 법, 삶은 계란 찬물에 넣는 이유, 감자 으깨는 법 등으로 살아있는 배움을 경험했다.

무엇보다 조리과정 내내 나누는 엄마와 아빠와의 대화는 학생 집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대화가 많은 부모 자식은 역시 사랑이 넘치는 관계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 학생들은 타 학생들과의 사이가 좋고 그 부모 역시 타인과의 활동에 늘 배려하고 적극적으로 협동했다. 학원 가족이란 말을 달고 사는 나로서는 이런 모습만 봐도 눈물 날 정도로 좋았다.

한 부모님은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먹기만 했지 처음 만들어본다고 '나 정말 잘하지. 요리사 될 거야'라고 말하는 자녀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칼을 손도 대지 못하게 했는데 김밥을 자르는 걸 보면서 오히려 부모인 본인이 배울 점이 많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가족봉사단을 지도할 때마다 학부모들에게 꼭 말씀드린다.

"집에서도 공부, 학교에서도 공부, 학원에서도 공부. 우리 어른들이 너무 공부라는 말을 많이 해요. 진정한 공부는 체험에서 나오는 법이죠. 살아가는데 필요한 공부가 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닌 걸 우리는 알고 있죠. 오늘 자녀분들과 활동하시면서 가능하면 우리 아이가 무엇을 즐기는지, 어떤 부분에 흥미를 갖는지, 어떤 활동에서 더 잘하는지를 살펴보세요. 자녀를 깊숙이 살펴본 만큼 자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오늘도 정말 즐거운 추억 하나 쌓을 거예요."

학원을 거쳐 대학생이 된 학생들이 인사를 오는 경우가 있는데, 영어학원장으로서 보다 봉사활동 지도자로서 나를 대할 때가 훨씬 더 추억이 많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학생이 되어서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의 활동 경험이 중요했다고 전한다. 그 활동들이 비록 소소하지만 시간제 일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해서 나야말로 교육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말랑이 마을에 책방을 열고부터 주말에 더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생각하면 봉사활동을 하지 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내 삶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교육자로서의 내 모습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또 다른 교육의 결실을 잘 알고 있기에 책방문을 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오늘도 나는 학생들의 활동을 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실된 삶의 모습인가를 배웠다. '얘들아 올해도 재밌게 활동해보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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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은 어디에서 올까요. 무지개 너머에서 올까요. 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임을 알아요. 그것도 바로 내 안에. 내 몸과 오감이 부딪히는 곳곳에 있어요. 비록 여리더라도 한줄기 햇빛이 있는 곳. 작지만 정의의 씨앗이 움트기 하는 곳. 언제라도 부당함을 소리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일상이 주는 행복과 희망 얘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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