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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24일 강주성 간병시민연대 활동가가 국회 보건복지위가 주최한 '간호법 공청회'에 제정 찬성 패널로 나가 발언하고 있다.
 2021년 8월24일 강주성 간병시민연대 활동가가 국회 보건복지위가 주최한 "간호법 공청회"에 제정 찬성 패널로 나가 발언하고 있다.
ⓒ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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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의료계 갈등이 뜨겁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간호법을 '간호악법'이라 부르며 간호조무사협회와의 공동 파업을 불사하고 오는 15일 전국 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간호사 업무영역을 확장하는 근거를 마련해 의사 면허 범위 등을 침범하며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킨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다.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주성 간병시민연대 활동가는 의협을 향해 "선동질하지 말아라"며 "자기 밥그릇 감추고 자꾸 파업 운운하면서 국민들을 협박하지 말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간호법은 노인, 장애인, 중증·만성 질환자 등 의료적 돌봄 수요자에겐 필요한 제도인데, 오히려 의협이 환자들이 처한 현실을 도외시하고 직역 논리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강 활동가는 '24년차' 건강권 운동을 하는 활동가이자 중증 질환을 가진 당사자다. 1999년 만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투병을 하며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가격인하투쟁을 주도했고 한국백혈병환우회와 건강세상네트워크 등을 설립했다. 2020년엔 간병시민연대를 만들어 간병국가책임제 운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 자가면역질환 증상으로 신장 기능, 시각·청각이 악화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 제1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간호법은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 국회 본회의 등의 심의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해당 법안은 간호사 업무 영역과 책임, 자격 등을 규정하고 정부의 간호 인력 수급·양성·처우개선 등의 계획 수립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고령화 등에 따라 증가하는 간호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고, 앞으로 정부가 체계적인 간호인력 관리 정책을 수립케하는 근거를 만드는 게 제정 취지다.

"고령화 사회, 간호법은 시대적 흐름"

강 활동가는 "보건의료운동을 하면서 특정 직능단체의 주장에 한 번도 찬성한 적이 없는데 대한간호협회가 추진하는 간호법에는 난생 처음으로 찬성했다"며 "간호법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 질병 구조도 만성 질환자가 많아진데다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 대다수가 아픈 이들"이라며 "지역사회에서 간호인력의 돌봄서비스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렇게되면 '국가 전체의 돌봄 체계'를 확립하는 데 간호 인력이 중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방문간호'를 예로 들면서 "집 밖을 나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환자가 많다. 병원을 가려면 구급차를 타야 하는 환자가 적지 않음에도 방문진료는 활성화돼 있지 않다"며 "의료진이 환자를 직접 찾아가 상태를 묻고 혈압을 체크해주고 필요하면 채혈도 해 병원에 갖다 주고 환자에게 약을 갖다 주기도 하는 돌봄서비스가 필요하다.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가 아닌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열린 '간호법 공청회'에 법 제정 찬성 발언자로 나가 투병 경험을 말하기도 했다.

"20년 전 백혈병에 걸려 골수 이식을 했는데 그때 날것을 먹지 말라 해서 김치도, 과자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고 침대를 포함해 내가 사용하는 모든 기구는 다 소독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간호사가 집에 와서 이 사람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집 안에 어떤 위험 요인이 있는지, 감염관리를 잘하고 있는지를 와서 살피지 않았다. 이로부터 20년이 지났다. 한국은 경제 규모 세계 10위다. 이제는 복지와 의료의 질이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데 현행 법 체계에선 이 같은 '병원 밖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권한이 제대로 규정돼있지 않다. 간호사의 업무는 '의료기관에서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료법에 묶여 있다. 산업현장, 유치원, 요양시설, 장애인 시설 등 다양한 현장에 간호인력이 배치돼 있지만 관련 법에도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를 둬야 한다'는 조항만 있다. 의사가 없는 교도소, 학교, 의료 취약지 농·어촌 등에서만 특별법을 통해 예외적으로 간호사의 의료행위를 가능하게 했다. 

"보건복지부 제멋대로 간호정책 좌지우지, 법으로 책임 명확하게 해야" 
 
김기태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사무국장이 지난 4월 촬영한 강주성 간병시민연대 활동가 모습.
 김기태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사무국장이 지난 4월 촬영한 강주성 간병시민연대 활동가 모습.
ⓒ 김기태 사무국장·건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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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활동가는 명확한 업무 구분 없이 간호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가 현장에 혼재돼있는 상황에서 "업무 계통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고도 했다. 각 직군 모두 양성 과정이 달라 의료적 권한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간호사-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의 업무 전달체계를 확립하고, 간호사가 필요한 현장엔 간호사를 둘 수 있어야 지역 돌봄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 면에서 간호사가 중요한 인력임에도 "간호 정책 수립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으니 지금까지 보건복지부는 하고 싶은 건 하고, 아닌 건 하지 않는 식으로 제멋대로 계획을 수립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인력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어떻게 수급할 것인지,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등 정부의 간호 정책 수립의 기준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지방정부와 협의하고 관련 재원을 마련하는 법 제도"가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한국은 일본의 의료법(1944년 일제가 제정한 '조선의료령')을 많이 가져왔는데 일본 의료법도 고령화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단일 법안으로 사회 전반의 문제를 수용하지 못해 변화를 겪었다"면서 "이미 간호법은 만들어져 있고 의사법, 치과의사법, 의료기사법 개별 법안들도 마련돼 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활동가는 끝으로 "간호법 통과는 보건의료적 돌봄 측면에서 병원과 지역이 분리됐던 것을 극복하고 사회적 돌봄 체계의 통합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초가 될 수 있다"면서 "의협은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지 않고 제정을 반대하고 있는데, 의료수요자 입장에서 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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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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