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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입시 등에 사용된 사실이 없으며 사용할 계획도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딸 한아무개씨의 연이은 의혹 보도에 내놓은 해명 중 일부다. 국제고에 재학 중인 딸의 스펙 쌓기 및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한동훈 후보자는 에세이라고 주장)' 대필과 표절 의혹, 부모 및 가족 찬스 의혹 등에 대해 3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검찰 수사 및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둔 듯 "입시와 관계없다"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국내 연구자들의 견해는 달랐다.
 
이것은 전형적인 부실 학술지, 즉 가짜 학술지, 혹은 약탈적 학술지(predatory journal)의 행태이다. 이런 학술지와 그에 돈을 내서 기고하는 행위가 얼마나 학문 생태계를 교란하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는지 한 후보자와 그 가족들이 아는지 궁금하다.

같은 날,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등 7개 연구자 단체가 '학문 생산과 오픈액세스 운동을 왜곡하지 말고 한동훈 후보자는 즉각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이들 단체는 "딸의 표절과 '논문' 게재 등의 의혹과 그에 대한 해명에 비춰볼 때 한동훈 후보자는 나라의 헌법과 법률을 지키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완전히 부적격"이라고 일갈했다(관련기사: 민교협 등 연구자단체 "딸 논문 관련 한동훈 해명 궤변... 사퇴해야" http://omn.kr/1ysgj).

이외에도 언론 보도 및 민주당이 제기한 모친의 근저당을 이용한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이나 경기도 위장 전입, 후보자 본인의 전셋집과 삼성과의 관계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혹들이 있다.

이러한 의혹들로 인해 한 후보자 및 가족들이 한국 사회 최고위 기득권 층으로서 위법을 넘나들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한 후보 의혹의 특징을 정리해 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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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꼼꼼한 사익 추구.

한 후보자의 배우자가 서울 삼성동에서 경기 구리시로, 다시 삼성동으로 전입 신고를 하는 과정이 위장전입이었던 것은 둘째치고 그 이유가 차량 구입비(도시철도채권)를 줄이기 위해서란 사실이 드러났다. 또, 한 후보자는 연말정산에서 임대소득을 받는 모친을 피부양자로 등록해 절세 혜택을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언급한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은 물론이고, 본인이 임대한 전세금과 관련해 임대차법 위반 의심도 받고 있다. 심지어 자신이 살고 있는 전셋집의 전 소유주는 삼성이요, 현 소유주는 골드만삭스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익 추구 즉, 본인 돈을 아끼기 위해 법을 위반했다는 말이 된다. 또, 대기업과의 유착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다음은 특수통 검사로서의 '내로남불' 및 이해충돌.

한 후보자 딸이 스펙을 쌓던 2020~21년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족 수사 이후 동양대 정경심 교수 재판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해당 수사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한 후보자가 마치 본인은 딴 세상 사람인 듯 딸의 스펙 쌓기를 용인했다. 

한 후보자는 앞서 최순실 특검팀에서 삼성 그룹 수사를 전담했다. 헌데 2015년부터 2017년 한 후보자가 전세로 거주한 타워팰리스의 임대인이 삼성물산 전직 고위 임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후보자는 "부동산을 통해 거래했고, 집주인과 모르는 사이"라고 해명했다. 

이중잣대

이번 한동훈 검증 국면에서 심각한 병폐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및 언론의 이중 잣대다. 3년 전 조국 전 장관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측근이라 불리는 한동훈 검사장이 지휘한 검찰의 수사를 떠올려 보라.

언론 검증의 양상도 다르다. 일부 언론이 단독 보도를 통해 검증에 나서고 있지만 대다수 언론은 변죽만 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법무부 장관 후보 검증 국면인데도 수적으로나 양적으로 언론 검증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왜 한동훈과 조국의 언론 검증은 다른가. 검찰 개혁에 나선 학자 출신 장관 후보 일가족을 '먼지떨이' 및 '인디언 기우제'식으로 수사했던 3년 전 검찰과 지금의 검찰 행태는 또 왜 다른가.

한 후보자의 대응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한 후보자는 "실제로 입시 등에 사용할 계획도 없었다"와 같은 비상식적인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딸의 스펙 쌓기 관련 보도에 나선 언론사에 대해 청문회 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성실한 답변과 자료 제출에 나서야 할 후보자가 언론을 상대로 겁박에 나선 모양새다. 청문회를 지켜볼 국민이 이러한 행태를 쉬이 납득할 수 있을까.

한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무턱대고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 아니다. 간단하다. 3년 전 조 전 장관에 대해 직접 강제 수사에 나섰던 한 후보자가 바로 그 자리에 오르기 직전이다. 최소한의 기준은 동일해야 하지 않나. 다른 장관직도 아니요, 동일한 법무부 장관 직이 아닌가.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합법과 비합법 여부를 한 후보자 본인이 판단해선 안 될 일이다. 3년 전 조 전 장관 청문회 국면에서 일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를 가른 것이 무엇인가. 한 후보자 본인이 진두지휘했던 검찰의 강제수사 결과 아니었던가.

'한동훈은 탐욕이다. 그 대상은 삶의 전부다. 권력과 명예, 돈과 자식 성공, 집안의 부유함까지다. 수법은 고상하면서 교활하게다. 그것은 겉과 속의 영악한 분리다. 그 행실은 위선과 반칙의 집요한 되풀이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9년 8월 29일 <중앙일보> 재직 시절 쓴 <윤석열은 조국의 덜미를 잡았나>의 첫머리를 '조국'에서 '한동훈'으로 주어만 바꿔 본 문장이다. 이처럼 3년 전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한국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물었던 언론인, 지식인, 대학생들 다수가 침묵 중이다. 

한국 사회 최고위 기득권으로 살아온, 게다가 검찰권의 화신으로 자처해 온 한 후보자를 대하는 한국사회의 기준과 이중잣대, 이게 정상일까.

태그:#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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