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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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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3월 말까지 국방부 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5월 10일부터 업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저는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청사 이전'에 대해 내놓은 우려다.

문 대통령은 26일 오후 8시 50분부터 방영된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두 번째 편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로부터 '청와대 집무실 이전에 대한 생각'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 "개인적으로는 지금 새 정부 집무실 이전 계획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면서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의 백년 대계인데, 어디가 적지인지 두루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면서 "국방부와 합참이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한 후에 그 계획에 따라서 집무실도 이전하는 그런 식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 하겠다' 이런 류의 결정과 추진 방식은 참 수긍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마치 뭐 1호 국정과제처럼 추진하는 마당에 그것으로 신구 권력 간에 크게 갈등할 수는 없는 것이니, 우리 정부는 적어도 국정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협력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소통은 의지의 문제지 장소의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던 중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잠깐 생각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던 중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잠깐 생각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 JTBC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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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손석희 전 앵커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다가 철회한 '광화문 시대' 구상'을 지적하면서 그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제가 구상했던 것은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겠다는 것이었다. 행정안전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 그 공간을 들어갈 수 있는 것이고 본관, 영빈관, 의전공간, 헬기장, 지하 벙커 위기관리센터 부분들은 시민들에 개방하고 난 이후에도 청와대가 필요할 경우는 사용한다는 개념이었다. 지금 당선인 측이 통으로 아예 옮기겠다는 것과 다르다."

재차 손 전 앵커가 '광화문 이전 공약을 강행했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없는지'를 물었는데, 문 대통령은 "저는 (이전을 하지 않은 것을) 아주 잘 결정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공약은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조차 대통령이 어딨는지 알지 못했다는 '구중궁궐' 청와대에서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은 다 잊어버렸을 거 같은데, 코로나 유행 전에는 젊은이들과 식사하거나 호프(타임)을 갖는 등 활발하게 현장을 다녔고, 사진도 찍고 셀카도 찍고 시장상인과 식사도 하는 등 구중궁궐 청와대 이미지가 없어졌다"면서 "(야당이) 구중궁궐 과거에 자기들이 했던 시대의 행태를 그대로 프레임으로 덮어씌운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같은 답변에 손석희 전 앵커는 윤석열 당선인이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명분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관련 이슈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저는) 과거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제가 국민들을 많이 만났고, 현장 방문도 많이했다"면서 "마지막에 코로나 때문에 나라 전체가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그 상황을 놓고 '소통이 부족했다'든지 '구중궁궐 청와대가 재현됐다'든지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그건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기자회견 횟수가 적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소통이 부족했지 않았냐는 물음에 문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는 최대한의 소통을 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했던 일정을 실제로 놓고 봤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소통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이니까, 제가 과거 정부보다 더 했다고 해서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이고 소통 부족한 것은 제가 못한 것이지, 청와대하고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계속된 손 전 앵커의 관련 질문에 일관되게 '소통'은 "의지의 문제이지 장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사 문제? 상식 따라 처리하면 문제 없어... 다음 정부로 넘기라니까 문제 된 것"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윤석열 당선인 측과 신구 권력 갈등으로 비칠 정도로 논란을 빋은 '인사 문제'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고, 당선인은 당선인의 권한 행사하면 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임기가 없는 인사를 가급적 다음 정부로 넘기면 정치 도의상 좋을 것 같지만, 임기가 있는 인사는 안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서 "권력기관 인사 같으면 가급적 당선인 쪽의 의견 들어서 참고해서 서로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도의적으로 좋을 것 같다"면서도 "다음 정부로 넘기라니까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감사위원 인사와 관련해 "감사위원도 다 몫이 있다. 2명이 오랫동안 공석이 돼 왔는데, 그 중에 1명은 감사원 출신몫"이라며 "감사원 출신 가운데 한 분이 감사위원 되면 감사원의 인사 숨통도 틔우고 좋은 일이다. 그건 감사원에 맡기면 될 일"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덧붙여 "상식에 따라 처리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제가 '제왕적 대통령'이었을까? 왜곡된 프레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 JTBC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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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전 앵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임 중 성과 중에 과소평가 혹은 아예 평가를 못 받은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작심한 듯 답변했다. 바로 자신을 가리켜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평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우선은 과소평가 차원이 아니라 아예 왜곡된 프레임이 작동했던 것이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부분이다. 제가 제왕적 대통령이었을까? 오히려 권한이 있는데 행사를 안 했는데, 무슨 제왕이냐. 그렇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었나. 대단히 서민적이고 소탈한 대통령이었다.

우리나라 대통령제가 전혀 제왕적이지 않고 아주 민주적이다. 대통령의 권한은 헌법에 정해져 있고, 마구 휘두를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아니다. 법 범위에서 (행동을)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 권위주의의 유산 속에서 헌법이나 법률이 정한 권한을 넘어 초법적 권한을 행사했던 게 제왕적 대통령"이라며 "(이를) 프레임화해서 (저를) 공격한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서 문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과소평가 된 부분에 대해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에 대해서도 과소평가됐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문 대통령은 '여성가족부(여가부) 존폐' 문제와 관련해 "정부 조직이 필요한 이유가 있는데 잘 알지 못한 채 여가부 폐지를 하겠다고 하면, '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반대를) 하는 게 (현직 대통령의) 의무"라며 "당선인이 바라는 바이니 입 닫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왜 갈등이라고 하나"라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차기 정부를 운영할 대통령 당선인에게 반대 의견을 내는 것 역시 대통령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제게 있어 최고의 영광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침류각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침류각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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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손석희 전 앵커와 이틀(지난 4월 14~15일)에 걸쳐 이뤄진 대담의 마지막 부분에 5년간의 소회와 퇴임 후의 삶 등에 대해서 담담히 이야기를 했다. 

우선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나'라는 물음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잠시 생각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인 뒤 "우선, 어쨌든간 열심히 하고 고생했다, 그렇게 생각을 해주시면 되게 고맙겠다"면서 "욕심을 부리자면 우리가 많은 위기를 겪었는데,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주어진 위기들이었는데 '그런 위기들을 그래도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오히려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데 성공한 대통령이었다'고 기억될 수 있다면 저로서는 최고의 영광일 것"이라고 희망했다. 

또 퇴임 이후의 삶에 대해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에 내려가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살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은 완전히 방전된 배터리 같은 느낌이라 뭘 하겠다는 계획이 없다"며 "퇴임 대통령으로서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의 시민으로 은퇴자의 삶을 사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모범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손 전 앵커의 '청와대의 마지막 날 밤은 어떨 것 같나'라는 질문에는 "저는 (과거 참여정부 마지막 밤이 '서글프다'라고 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심경을 헤아리면서 그렇게 쓴 거였고, 저는 그렇게 서글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 "퇴임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덤덤하게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재임했던 것만큼이나 퇴임 후에 새롭게 살게 될 새로운 삶, 그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손 전 앵커가 이번 대담을 맺는 국민을 향한 마지막 인사말 요청에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대담-문재인의 5년'을 마쳤다. 

"어쨌든, 저는 처음 정치에 들어선 순간부터 퇴임하는 순간까지 국민들로부터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정말 깊이 감사드리고 싶고... 우리가 전혀 원하지 않았지만, 취임 초부터 퇴임까지 많은 위기상황을 함께 넘으면서 국민도 많은 고통을 겪었는데, 그 고통을 감내하면서 우리나라를 회복 발전시킨 국민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한 가지 조금 특별한 당부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는 우리가 굉장히 '성공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이승만 대통령부터 저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이 나름대로 다 공과가 있겠다. 그 모든 대통령이 또 그 시기에 국민들이 함께 이룩한, 말하자면 우리 역사의 총체적 합은 '우리가 굉장히 성공한 나라'가 됐다는 것이다. 이제 한국은 경제, 민주주의, 문화, 방역, 군사력 등 다방면에서 세계 10위권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시기에 국민과 함께했던 것이 저로서는 대단히 영광이었다."


한편, 26일 방영된 문 대통령과 손 전 앵커의 대담은 지난 15일 청와대 경내 곳곳에서 진행된 내용으로 구성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17년 대선 후보 토론회 이후 5년여 만으로, 이번 대담은 문 대통령 퇴임 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 옆 산책로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 옆 산책로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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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손석희 , #대담 문재인의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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