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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현초등학교에서 서울 임대주택 혁신방안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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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평형 수를 늘리고 '소셜믹스'를 공고히 하는 내용의 '서울형 임대주택' 혁신방안을 18일 내놓았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현초등학교에서 노원구 하계5단지 재정비 사업 현장을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1호 단지'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40세대의 하계5단지는 준공 33년이 넘은 영구임대주택 단지로서 올해부터 재정비 사업에 착수해 2030년 총 1510세대 임대주택이 생긴다.

서울의 임대주택 사업은 주택 수요의 다변화에도 불구하고 소형평형에 집중되어 왔다. 임대주택 입주자 10명 중 7명은 중형평형(60㎡ 이상)에 살기를 희망하지만, 실제로는 입주자 절반 이상(58.1%)이 소형평형(전용면적 40㎡ 미만) 살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방안은 ▲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공간을 위한 '품질 개선' ▲ 차별·소외를 원천 차단하는 '완전한 소셜믹스' ▲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단지 단계적 재정비'를 골자로 한다.

일단, 기존 임대주택 평형 대비 1.5배 이상으로 넓힌 '서울형 주거면적 기준'을 도입해 '임대주택 = 작은 집'이라는 통념을 깨려고 한다. 현재 서울 임대주택의 92%가 전용면적 60㎡ 미만이고, 60㎡ 이상 중형 평형은 8%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40㎡ 미만 소형 평형(58.1%)은 일본(23.7%), 영국(26.5%)의 같은 크기 임대주택 공급율의 약 2배에 달한다.

서울시는 향후 5년간 시가 공급할 공공주택 물량 총 12만 호 중 30%를 3~4인 가족용의 중형 평형(60㎡ 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간 아파트처럼 아일랜드식 대면형 주방, 무몰딩 마감, 시스템 에어컨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바닥재, 벽지, 조명 같은 내장재도 고품질 제품을 도입한다. 단지 내에 피트니스센터, 펫파크(반려동물 공원) 같은 커뮤니티 시설을 수용하고, 단지 입구부터 현관문까지 비접촉으로 통과하는 '스마트 원패스 시스템'도 도입된다.

임대주택의 현안으로 부각된 '층간소음' 대책으로는, 세대수와 상관없이 모든 임대주택에 소음을 줄일 수 있는 280㎜ 비내력벽 기둥식 구조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300세대 이상 대단지에만 적용됐다. 다음 달부터 임대주택 준공 시 층간소음 정도를 의무적으로 점검하는 '사후확인제'를 선제적으로 시행한다.

또한, 시는 임대-분양주택 간의 '소셜믹스' 실현 방안으로 동‧호수 공개추첨제를 전면 도입하고, 임대주택을 별동에 배치하거나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소외시키는 등의 차별적인 요소를 걸러내기로 했다. 일부 혼합단지의 경우 임대세대를 별도의 동이나 라인으로 분리하거나 차로 주변, 북향 등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배치하는 등 같은 단지 안에서도 편견이나 차별이 지적이 계속돼왔다. 결혼, 생업유지, 질병치료 등 특별한 사유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임대주택 내부의 '주거이동'도 원하는 입주민 누구나 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1989년 영구임대주택단지가 들어선 '하계5단지'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준공 30년을 경과하는 영구․공공임대 24개 단지 총 3만 3083호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재정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준공 30년을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15~30년 사이 리모델링 가능한 노후주택 7만 5000호를 대상으로 분양․임대세대와의 협의를 거쳐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오 시장은 "과거와 같은 물량 늘리기 방식에서 벗어나 임대주택의 품질을 개선하고 임대주택에 짙게 드리웠던 차별과 편견의 그림자를 걷어낼 때"라며 "저소득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을 넘어 서울이라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임대주택으로 혁신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