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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는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맛이 있는 게 가을 전어다. 그런데 봄 도다리가 가을 전어와 같다고 하니 그처럼 맛이 있다는 말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춘곤증이 온다. 몸이 나른하고 피곤해진다. 이럴 때는 음식으로 우리 몸을 돌보아 주어야 한다. 특히 요즈음 오미크론이라는 전염병 확진자가 주변에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 먹는 음식을 잘 섭취해 몸의 면역력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쑥과 봄나물
▲ 쑥과 봄 나물 쑥과 봄나물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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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과 머위나물 달래

오늘 시장에 나가 쑥과 도다리, 머위나물, 달래 등을 잔뜩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에는 시장에 잘 가지 않는다. 마트에 가거나 아니면 딸들이 사보낸 식품을 냉동고에서 꺼내여 간단히 식사를 한다. 워낙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남편은 음식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제철 음식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어느 사이 빨리 지나가고 만다. 지금 막 어린 쑥도 나왔기 때문에 이때 쑥 도다리 국을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먹는 먹거리도 모두 때가 있다.

봄이 오면 식탁이 풍성해지는 나물 종류를 빼놓을 수 없다. 시장에 나가면 각종 나물들이 많이 나와 있다. 봄나물 중에 나는 머위 나물을 좋아한다. 어린 머위를 삶아 된장, 고추장에 무치면 여느 고기 반찬보다도 맛있다. 

도다리의 탄력이 좋아지는 시기가 봄인데 알 없이 온몸에 영양분이 고루 퍼져 있어 맛도 있다. 그런 이유에서 도다리는 봄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도다리 쑥국을 끓여 먹는 것은 크게 어렵지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다. 내가 사는 전북 군산은 생선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서 먹을 만한 중간 크기의 도다리를 만원에 살 수 있다. 쑥은 몇천 원이면 살 수 있으니 저렴한 가격으로 나물 몇 가지를 만들어 영양이 부족하지 않는 한 끼 식사를 차릴 수 있다.
 
냄비에 끓고 있는 쑥 도다리 국
▲ 쑥 도다리 국 냄비에 끓고 있는 쑥 도다리 국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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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도다리 국

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와 멸치를 넣어 국물을 내고 들깨가루와 된장을 풀어 도다리와 쑥을 넣고 끓은 다음 대파도 한 주먹 썰어 넣는다. 보글보글 끓인 봄 도다리 쑥국이 향기롭고 맛있다. 나는 맛을 보며 "응, 바로 이 맛이야" 혼잣말을 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머위는 뜨거운 물에 삶아 고추장, 된장과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달래 간장도 만들고 고추 조림도 멸치 넣고 만든다. 금방 새로 만든 음식으로 봄 밥상이 차려진다. 옆에 사는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쑥 도다리 국 끓였으니 와서 저녁밥 먹어라" 동생은 밥을 먹는 내내 "맛있네" 소리를 한다. 어쩌면 밥이 아닌 사랑을 먹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혼자 살면서 마음이 시린 동생이다.

사람은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때 마음이 평안하고 행복하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소용없다. 오미크론 확진으로 힘들었던 동생을 불러 같이 밥을 먹이고 시린 마음을 다독인다. 혼자서는 음식을 골고루 해먹는 일이 쉽지 않다. 사람은 나눔을 할 때 사는 맛이 난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쑥 도다리 국을 더 끓여야 할 듯하다. 먹이고 싶은 사람이 더 있어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태그:#쑥 도다리 국, #봄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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