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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지난해 6월 16일 취임 인사차 예방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바라보는 모습.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지난해 6월 16일 취임 인사차 예방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바라보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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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의 인간적인 대응이 참 항상 뭐랄까, 흥미롭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감정의 앙금이 남은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대표는 앞서도 여러 차례 안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워온 바 있다(관련 기사: 이준석 "'ㄹㅇㅋㅋ'는 당 대표로서 당연한 반응").

안 대표는 지난 3일, 국민의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며 단일화를 수용했다. 대선 뒤 합당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이 대표 언행 관련 질문이 현장에서 나오자 "별로 관심 없는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잘 모른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를 '그 사람'이라 지칭한 것이다(관련 기사: [일문일답] 죄송하다는 안철수의 변 "내가 행정 기회 갖지 못했다").

이후 합당의 주도권을 두고 양당 간 정치적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대표의 발언은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모양새로 풀이된다. 이미 그는 대구지역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관련 기사: 이준석 "안철수와 합당해도 당권 조율, 당명 변경 전혀 없다").

"안철수 인간적 대응, 흥미롭다... 공동대표 체제, 들은 바 없다"
 

이 대표는 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저는 예전에 그분한테 '그 자'라고 표현한 적도 있다"라며 "그건 뭐 서로 그런 내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안철수 대표의 인간적인 대응이 참 항상 뭐랄까, 흥미롭다"라고 답했다. '흥미'의 의미를 진행자가 묻자, 이 대표는 "흥미롭다, 인간적인 분이라서"라며 "항상 감정에 솔직한 분이기 때문에 그게 흥미롭다"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번 단일화를 두고,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구체적 조건이나 내용이 있었는지에 대해 "우리 후보와 안 대표 사이에서는 굉장히 개괄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그래서 후보 같은 경우 공유할만한 내용은 공유했다"라면서도 "반대로 실무협상 단계에서 어떤 내용들이 있었는지는 차차 파악해봐야겠다"라고 답했다.

다만, 합당 후 '공동 대표' 체제에 대해서는 "그건 들은 바도 없고 협의의 대상도 아니었다고 들었다"라고 못을 박았다. '합당이 되더라도 이준석 대표 단일체제로 쭉 가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거기에 변화는 없을 걸로 보인다"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바로 합당하기로 했었다"라며 "그때도 당명 변경 요구나 이런 것들이 나와서 무산됐는데 이번에도 지켜봐야겠다"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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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당을 공동운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국민의당과 저희 간 얘기가 오간 것이 없다"라며 "안 대표께서 어떤 역할을 하실지 당에서는 살펴보겠다"라고 반복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안 대표와 당권을 나눌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최고위원직 등 배분 놓고도 "요구는 할 수 있지만, 당에서 판단해야"
 

특히 그는, 지난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이후 협의 도중 합의됐던 사안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이전 합의부터 협의를 시작하는 건) 전혀 아니다. 그때와는 상황이 완전 다르다"라며 "합당 관련해서도 그 당시 대선 경선에 대한 공정한 참여라든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야기라든지 이런 것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직이나 지역 당협위원장 자리 등을 배분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도 "나는 들은 바도 없고, 그 제안도 당 차원에서 한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협상단이라는 게 전권을 위임 받은 적도 없다"며, 설사 협상단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왔다고 해도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에서 요구는 할 수 있겠다"라며 "그런데 그거야말로 당에서 판단해야 되는 부분"이라며 당 대표인 자신의 판단과 승인이 필요한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안 후보가 국무총리 등으로 '입각'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에 대해서도 "아니다. 우리가 전혀 자리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중에 공동정부가 구성되고 그 안에서 적절한 인사들이 추천되고 하면 고려해보겠지만, 지금 단계에서 그런 직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오간 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이 대표는 "공동정부, 연립정부라고 하면 DJP(김대중-김종필)정도 연대가 돼야겠다"라며 "그런데 DJP 정도는 상당 기간에 걸쳐 가치 연대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를 일주일 남기고 안 대표의 사퇴 후 지지 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솔직히 인수위 단계나 이런 걸 거치면서 우리가 승리한다면 논의해봐야 될 것 같다"라며 후순위로 미뤘다. 

태그:#이준석, #안철수, #국민의힘, #국민의당, #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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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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