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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인들을 만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료사진.
▲ 윤석열 후보 기독교계 인사 만남 개신교인들을 만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료사진.
ⓒ 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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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극우 개신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윤 후보 측도 세력 결집을 위해 기독교선대위를 구성하는 등 힘을 싣는 분위기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을 동성애·동성혼 조장으로 왜곡하거나 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부르짖는다는 등의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아 논란거리다.

일부 개신교 윤 지지선언, 극우적 주장 담겨

"이 나라가 악의적인 여론오도, 선전, 선동으로 정권을 탈취한 패악무도하고 후안무치한 내로남불의 부정부패가 판을 치는 주사파 정권에 의해 단 5년 만에 민생경제는 파탄나고, 안보는 무너졌으며 법치주의는 참혹할 정도로 파괴되고, 국론이 분열돼 세대별·성별·빈부·노사 그리고 이념의 극한 대립으로 지금 망국의 길로 폭주하고 있다."

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 20대 대선을 위한 부산기독인총연합·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가 발표한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맹비난이 주를 이뤘다. 현 정부의 대표적 실정으로는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과 종전선언·미군철수 시도 등을 꼽았다.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동성혼을 조장하고, 정부가 종전선언·미군철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멸공 정신과 선제타격론을 둘러싼 비판은 "사악한 행위"로 규정했다.

이번 지지선언은 부산자유기독교인총연합회, 부산복음화운동본부 등을 이끌고 있는 개신교 인사들이 주도한 것이다. 이들은 선언을 통해 "3·9 대선에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윤석열 후보"라며 지지 의사와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대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종교계의 표결집이 급한 상황이다. 지난 1월 29일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부산기독교대책본부를 발족했고, 이날은 개신교 인사들이 공개적인 지지로 조직세를 부각했다.

그러나 이날 이들의 주장은 선언의 표현대로 극한 대립과 혼탁 선거를 부추기는 주요한 원인이다. 때아닌 색깔론을 앞세우거나 '차별금지법=동성애·동성혼 조장', '미군철수 시도'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이 제출한 평등법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성별·인종·종교·장애·성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하지만, 동성결혼 법제화 내용은 없다. 동성애를 부추긴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없는 혐오 논리일 뿐이다.
 
8일 부산기독인총연합이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8일 부산기독인총연합이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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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목사의 조언 "거짓 선동 안 돼"
  
이날 지지선언에서 나온 "(정부가) 미군철수를 부르짖고 있다"는 것도 틀린 주장이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유옌총회 기조연설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종전선언이 미군 철수와는 무관하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극우 개신교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며 동조하는 모양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부산 기독교선대본부 출범식에서 "문재인 정권은 기독교에 해악을 끼친 정권"이며" 이재명은 더 큰 해악을 끼칠 후보"라고 발언했다. 그는 "동성애, 온갖 이상한 형태의 가족 전부를 다 허용해야 한다, 합법화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고, 획일적으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지지선언 발표 직후 같은 개신교의 한 원로목사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라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A원로목사는 <오마이뉴스>에 "기독교의 본령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종교"라며 "그런데 (이런 왜곡된 주장으로) 매우 편협하고 옹졸한 테두리에 기독교를 가두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회는 복음의 공적 가치에 주목해야 하고, 거짓 선동을 하거나 거기에 현혹되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개신교계의 정치개입 감시 활동을 하는 평화나무 공명선거감시단장 김디모데 목사도 "개신교 내 가짜뉴스로 오죽하면 '카톡교'라는 말까지 나오는 형편인데 이를 새겨야 한다"라며 "이른바 확증 편향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큰 요소"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정치권도 이에 편승해선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태그:#극우 기독교, #윤석열, #지지선언,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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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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