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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로 율지교와 회천 쪽에 모래톱이 생겨나 있다. ⓒ 손차영
  
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로 율지교와 회천 쪽에 모래톱이 생겨나 있다. ⓒ 손차영
 
물이 흐르는 낙동강에는 생명이 찾아와 꿈틀거렸다. 합천창녕보 수문 개방 이후 상류 곳곳에 모래톱이 생겨나면서 여러 생명들이 찾아와 먹이활동과 휴식을 취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고, 그 흔적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는 2월 5일 살펴본 낙동강이 그랬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낙동강네트워크와 함께 이날 개방했던 수문을 곧 닫게 되는 합천창녕보 상류 일대를 답사했다.
 
수문을 열자 상류 곳곳에 모래톱이 생겨나
 
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 손차영

환경부는 '4대강사업 조사'를 위해 2021년 12월 1일부터 합천창녕보 수문을 열었다. 합천창녕보 관리수위는 10.5m에서 4.8m로 낮춰졌고, 전체 수위가 5.7m나 내려간 것이다.
 
합천창녕보 수위가 낮아지면서 상류 곳곳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 나타났다. 상류 율지교와 우곡교 부근을 비롯해 곳곳에 모래톱이 생겨난 것이다. 강 가장자리는 물론 심지어 강 한 복판에도 모래톱이 섬처럼 보인다.
 
우곡교 일대를 비롯한 합천창녕보 상류 모래톱에는 이날 민물가마우지, 비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물닭, 백로, 독수리가 관찰되었다.
 
새들은 무리를 지어 모래를 밟고 서서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고 있었다. 일부 새들은 강을 헤엄치며 먹이활동을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지난해 12월부터 합천창녕보 상류에서는 흰꼬리수리, 흰죽지, 검은등도 관찰되었다고 했다. 특히 멸종위기종 1급 야생생물인 '흰꼬리수리' 한 쌍이 지난해 12월 29일 현장 답사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또 천연기념물인 독수리 14마리가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장면이 목격되었다는 것이다. 또 이번 겨울에 합천창녕보 상류 모래밭에서는 수달의 배설물도 발견되었다.
 
이런 광경은 4대강사업 이후 볼 수 없었다. 강 준설작업에다 보가 생기면서 모래톱이 사라지거나 물에 잠겼던 것이다.
 
임희자 집행위원장 "모래톱이 중요한 이유"
 
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 손차영
 
이날 현장을 본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새가 물에만 계속 있을 수 없다. 체온 유지를 위해서는 모래톱에서 날개를 말리거나 햇볕을 쪼여야 한다"며 "그래서 모래톱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겨울철새는 4대강사업 이전까지만 해도 낙동강이 중간 귀착지 역할을 해왔다. 4대강사업으로 보가 생기고 모래톱이 사라지고, 강둔치가 직강화되면서 생명들이 강으로 찾아오기 힘들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모래는 강물을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임 집행위원장은 "모래는 물을 맑게 하는 역할을 한다. 모래가 있으면 녹조가 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임 집행위원장은 "모래톱이 물에 잠기면 생명은 찾아오지 않고 떠날 수 밖에 없다. 생물이 강과 모래톱을 중심으로 태어나고 자라면서 서식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흑두루미와 재두루미는 4대강사업 이전까지만 해도 낙동강을 찾아왔다. 흑두루미는 지금은 볼 수 없다"며 "겨울철새들이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기간이 봄철까지만이라도 보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합천창녕보, 11일부터 다시 닫는다... 환경단체 "4월까지는 열어야"
 
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우곡교 부근. ⓒ 손차영
 
그런데 환경부는 합천창녕보 수문을 오는 10일까지만 열어 놓았다가 그 다음날부터 닫을 예정이다. 당초 2월 1일 수문을 닫으려다가 늦추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4월까지 보 수문을 열어 '4대강사업 조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 수문을 닫아야 하는 이유는 '농업용수' 공급 때문이다. 합천창녕보 상류 경북 고령 쪽에는 도동양수장과 자모양수장이 있다. 취·양수시설은 4대강사업을 하면서 위치를 높여 놓았다.
 
보 수문을 개방하려면 취·양수시설의 위치를 더 낮추어야 한다. 정부는 새해 4대강사업 구간의 취·양수시설 개보수 예산을 확보해 놓았다.
 
임희자 집행위원장은 "도동·자모양수장을 통한 물 공급 규모는 많지 않다고 본다. 4월까지 보 수문을 열고, 그때까지 필요한 물은 긴급급수시설을 활용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환경단체는 벼 못자리 설치가 시작되는 4월부터 보 수문을 닫으면 된다는 것이다.
 
임 집행위원장은 "올해 시행하게 되는 취양수시설 개선에 합천창녕보 상류 지역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보 상시 개방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의 회천. ⓒ 손차영
  
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우곡교 쪽에 모래톱이 생겨나 있다. ⓒ 손차영
  
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우곡교 쪽에 모래톱이 생겨나 있다. ⓒ 손차영
  
2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 손차영
         
태그:#낙동강, #합천창녕보, #4대강사업, #환경부, #낙동강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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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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