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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에 치러지는 충북교육감 선거 후보로 나선 김진균 전 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봉명중 교장)이 '행복씨앗학교=돈만 먹는 하마', '행복씨앗학교=공부 못하는 학교'라는 프레임을 또 가지고 나왔다. 5년 전 자료를 소환하며 김병우 교육감의 중점 사업인 행복씨앗학교의 실효성에 대해 직격한 것이다.

김진균 전 충북교총 회장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7년 당시 충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윤홍창 도의원(자유한국당, 현 국민의힘)과 임헌경 도의원(국민의당)이 지적한 것을 인용하며, 행복씨앗학교를 '돈만 먹는 하마', '기초학력 미달학교'라는 논리를 폈다.

"A의원은 학생을 위해 사용해야 할 예산을 각종 기자재, 간식비 및 교직원 호화 연수 등으로 지출하는 등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곳에 예산이 사용되고 있다고 질타했고..."

"B의원은 행복씨앗학교 지정 중학교의 2016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3.0%로 도내 기초학력 미달 평균 비율인 2.38%보다 높았으며, 행복씨앗학교 지정 고교의 경우도 도내 평균 비율 2.01%보다 11배 높은 22.3%라고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미래의 인간 생활의 기본이 되는 '최소한의 학습 능력'부터 보장하라고 촉구한 사실이 있다."

김진균 전 회장은 모 일간지에 보도된 윤홍창 의원의 말을 인용한 후,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행복씨앗학교와 관련하여 엄청난 국민의 혈세 409억 원을 쏟아 부었다"고 비판했다. 또 "교육활동이 위축된 코로나19 시기임에도 (예산)감축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5년 전 해묵은 자료 꺼내다니...

하나하나 살펴보자.

우선 김 전 회장이 언급한 409억 원에는 행복씨앗학교 준비교, 행복교육지구 사업비도 포함돼 있다. 행복씨앗학교 예산은 94억 원으로 409억 원의 23%다.

행복교육지구 사업은 엄밀한 의미에서 행복씨앗학교와는 다르다. 행복교육지구 사업이 마을교육과 마을공동체에 방점을 찍는 반면, 행복씨앗학교는 학교문화의 민주성, 학생중심 교육과정에 더 집중한다. 두 예산을 합쳐 행복씨앗학교 예산이라고 표기하고 이를 돈 먹는 하마라고 표현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물론 행복교육지구 사업에 대한 논란은 있다. 그러나 삶과 연계된 교육, 다양한 교육, 융합교육이 중요시되는 미래사회에서 마을교육의 의미를 부인하는 이는 많지 않다.

다음으로 행복씨앗학교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교사들도 행복씨앗학교를 돈 먹는 하마라고 생각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기자가 만난 다수의 교사들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행복씨앗학교 예산 덕에 다양한 교육활동, 충실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예를 들어 오창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지난해 행복씨앗학교 예산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했다. 한 학기동안 독후활동을 하는 책인데 예전에는 빌리거나 각자 구입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학교에서 책을 선물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책을 한권씩 주고 활동을 진행하니 아이들이 더욱 활동에 집중하고 애착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 책은 한 아이에게 평생 동안 기억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 기초학력 저하다. 김진균 전 회장은 임헌경 의원의 말을 인용하면서 학력저하를 우려했다. 그러나 임 의원은 당시 곽상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의원(자유한국당, 현 국민의힘)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곽상도 의원은 임헌경 의원보다 한 달 앞선 10월 전국 혁신학교의 기초학력미달 문제를 제기했다.

곽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충북의 행복씨앗학교 기초학력미달비율은 무려 22.3%(충북도내 80여개 일반고 기초학교미달비율은 2.0%)로 일반학교의 11배나 높았다. 일부 언론은 충북 행복씨앗학교의 학력이 전국 꼴찌로 행복씨앗학교는 '깡통학교', '바보학교'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이러한 논란으로 정작 행복씨앗학교를 규정하는 핵심가치인 '민주적인 학교문화', '학생중심 교육과정', '미래사회 역량강화' 등은 자연스럽게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충북교육감 선거에서 더는 엉뚱한 프레임 등장하지 않길

물론 기초학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행복씨앗학교로 지정됐기 때문에 학력이 저하됐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없다. 또 행복씨앗학교가 아니라고 해서 기초학력이 높다는 데이터도 없다. 행복씨앗학교로 지정했기 때문에 학력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그 학교의 특성일 뿐이라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얘기다.

충주의 국원고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충주는 비평준화 지역으로 국원고는 2012년 농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했고 2015년 행복씨앗학교로 지정됐다. 기초학력이 낮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행복씨앗학교 8년째를 맞는 국원고는 현재 과거와 다른 이미지로 변신 중이다.

행복씨앗학교가 만병통치라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의 희생(?)이 뒷받침돼야 하고 정시확대라는 현 입시제도와 맞지 않는 엇박자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씨앗학교가 미래교육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것은 인정할만하다.

김진균 전 회장의 보도자료를 보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해묵은 '행복씨앗학교=공부 못하는 학교'라는 프레임으로 미래교육에서 강조돼야 할 핵심 요소가 다시 사라지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든다.

올해 충북교육감 선거에 바란다. 충북지역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잘 적응하고 지역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덧붙여 코로나19로 더욱 심화된 교육의 불평등, 다문화 학생들의 상대적 격차와 차별 등을 어떻게 해소할지 등 후보자들은 정책으로 대결하길 바란다.

정치권에서 불을 지피고 언론이 부채질한 '혁신학교=돈 먹는 하마 또는 공부 못하는 학교'라는 프레임에 충북교육감 선거가 더 이상 갇히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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