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충북인뉴스

관련사진보기


1인 시위까지 등장한 시민들의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요구에 대해 충북 청주시가 선별지원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3천억 원에 달하는 순세계잉여금을 재난지원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청주시는 860억 원(청주시민 1인당 10만원씩 지급할 경우)이 투입되는 보편지원은 너무 부담된다며 거절한 것이다.

대신 청주시는 860억 원보다 적은 400억 원으로 오는 5월 경 소상공인과 소외계층을 위해 좀 더 두터운 선별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청주사랑상품권(청주페이) 발행을 확대해 내수경기를 진작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상공인과 소외계층의 구체적인 대상이나 지원 방법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청주시 선별지원 발표에 시민들 "실망"

청주시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난해 말 인구 기준 1인당 10만 원씩 지급 시 860억 원, 가구별 10만 원씩 지급 시 39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복지 사각지대 피해계층을 좀 더 두텁게 선별해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각 부서가 제시하는 지원대상과 지원방법을 종합해 오는 4월 1회 추경예산에 40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극복 예산을 편성해 5월부터 집행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월 50만 원을 적립할 경우 5만 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청주페이가 사실상 재난지원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올해는 1천840억 원의 청주페이를 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가 24일 청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기본소득국민운동청주본부 제공.)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가 24일 청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기본소득국민운동청주본부 제공.)
ⓒ 충북인뉴스

관련사진보기


이에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청주시가 시민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생색내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과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모두가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시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시켜주는 차원에서 한 요구였는데 청주시는 이를 이해지 못하고 의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24일 청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던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도 "청주시의 발표는 생색내기로 보인다. 시민들이 요구했던 보편적 재난지원금은 위로금 성격이다. 1인당 10만 원 씩 지급하고 선별지원을 또 한다 해도 순세계잉여금으로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1인 시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세계잉여금을 재난지원금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기본소득국민운동청주본부(이하 기본소득청주본부) 송재봉 상임대표는 "선별지원은 이미 중앙정부가 하고 있다. 청주시는 지금까지 집중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늘 사각지대가 있었다"며 "청주시는 보편지원을 통해 사각지대를 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시 제공.
 청주시 제공.
ⓒ 충북인뉴스

관련사진보기


순세계잉여금 논란

기본소득청주본부는 청주시의 순세계잉여금 3천억 원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1인당 재난지원금으로 35만 원씩 지급해도 가능한 규모라는 얘기다.

이에 청주시는 순세계잉여금이 남은 돈이긴 하지만 사용처가 분명히 있는 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청주시가 25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3천억 원 규모의 순세계잉여금은 ▲본예산(885억 원) ▲국비·도비·시비매칭(1천억 원) ▲필수경비(인건비 부족분, 기타 법정필수경비 260억 원) ▲기타현안(코로나 대응, 대규모 추자사업 855억 원)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청주시 예산과 김연승 과장은 "순세계잉여금이 남는 돈이긴 하지만 사용처가 분명히 있는 돈이다. 추경예산으로 사용될 것이다. 돈을 쌓아놓고 재난지원금을 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자체의 순세계잉여금 증가와 단기적인 사업에 머무를 수 있는 추경예산으로 사용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있었다. 또 중앙정부는 내수진작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 지자체는 순세계잉여금을 과도하게 많이 남긴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순세계잉여금을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지난 8월 8일 오마이뉴스 '부산에 붙은 그 현수막들... '잠자는 돈' 수백억 뭐길래' 보도(김보성 기자)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주민들은 쓰고 남은 세금을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노원구청에 요구했고, 결국 구청은 '세금 페이백' 내용이 담긴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를 통해 이를 일부 수용했다.

부산시 해운대구청, 연제구청, 영도구청 등도 순세계잉여금 사용 현황을 공개하고, 주민참여예산 제도를 통해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청주시는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사업을 위해 돈을 챙겨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연승 과장은 "국비, 도비 매칭비가 얼마가 내려올지는 모르지만 중간 중간 (많이)내려온다. 인건비도 있고… 하다보면 공무원들을 위한 집기도 필요하다. 국비 반환금도 있어야 한다"며 "원래 순세계잉여금은 추경예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남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송재봉 상임대표는 "코로나19 재난시기이고 당장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돈의 우선순위가 어디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청주시의 자료는 해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충북인뉴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충북인뉴스는 정통시사 주간지 충청리뷰에서 2004년5월 법인 독립한 Only Internetnewspaper 입니다. 충북인뉴스는 '충북인(人)뉴스' '충북 in 뉴스'의 의미를 가집니다. 충북 언론 최초의 독립법인 인터넷 신문으로서 충북인과 충북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정론을 펼 것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