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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리 씨.
 주우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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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특별한 선언문이 낭독됐다.

"우리는 지금 모두 외곽의 미약한 존재들입니다. 그러나 도시 외곽의 그린벨트가 도시 안쪽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처럼 변두리의 우리가 손을 맞잡아 벨트를 이루면 한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그린벨트' 출범 선언문의 일부분이다. 그린벨트? 낯선 이름의 '그린벨트'는 더불어민주당 청년당원 중 3월 9일 재선거와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들의 연대체다. 함께 모여 공부도 하고 민주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린벨트 멤버 12명 중 4명은 당장 3월 9일 재선거에 출마할 예정이고, 8명은 각 지역에서 6월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서울시, 대전시, 성남시… 그린벨트 멤버의 지역과 명단을 보다 보니 눈길이 가는 이가 있다. '주우리(충북 청주시 기초의원)'. 주씨를 아는 이가 있는지 주변에 물어보니 안다는 이는 없다. 신인 중의 신인, 낯선 이름의 그가 누군지 궁금했다.

올해 32살, 청주시 내덕동 지역에서 시의원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주씨는 사실 청주와 큰 인연이 없는 사람이다. 지난해 2월 청원경찰서 행정공무원으로 발령받은 것이 인연이 돼 청주에서 월세살이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더구나 큰 기대를 가졌던 공무원 생활도 6개월을 채 넘기지 못했다.

공무원 생활 6개월, 청주살이 1년여를 좀 넘긴 청년이 청주시의원에 출마한다고? 얼핏 '청주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시의원 할 생각을 할까?' 곱지 않은 시선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주우리씨가 정치인이 되려는 이유는 생각보다 분명하고 신선하다.

"권리가 있어야 부조리를 바꿀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30대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무원을 그만둔 이유는 뭘까? 청주시의원을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32살의 주우리씨는 생각보다 경험이 많다. 늘 최선을 다해 일을 했지만 늘 부족하기만 했던 가정형편, 부모님의 일을 돕기 위해 중국어 전공을 택했고 알바를 하며 혼자 중국에서 대학을 다녔다. 대학 졸업 후에는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직장을 구해 돈을 벌어야 하는 가정형편으로 강원랜드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정규직이 되려면 4천만 원을 내야 한다는 '이상한' 요구를 듣기에 이르렀고, 퇴사 후 전공을 살려 여행 가이드를 하려고 했으나 이 또한 사드갈등과 코로나19가 연이어 터지면서 좌절하게 된다. 순간 '나는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 걸까?', '내 생애는 이렇게 끝나는 걸까?'하는 생각도 하기에 이른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함으로 서울시 성동구청에서 민원인을 돕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전공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선택한 일이지만 시민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정말 행복하다는 처음 알게 해준 일이었다.

공무원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도 민원 아르바이트가 계기가 됐다. 하지만 큰 포부를 안고 시작한 청원경찰서에서의 신원조회 행정업무는 생각과 많이 달랐다고. 자신의 부모, 그리고 부모의 부모들은 언제나 늘 열심히 살았지만 언제나 늘 힘들게 살아야 했던 현실을 바꾸기 위해 행정공무원은 역부족이었다는 얘기다.

결국 시민들의 삶을 직접 바꿀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했고 그 답은 정치인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할 일 많은 청주시에서 이를 펼쳐보리라 다짐하게 된다.

주우리씨는 "청주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나아가 내 동생들, 내 후세대들은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되는 청주가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힌다.

물론 현실의 벽은 아직 높다. 당장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야 한다. 공천을 받는다 해도 선거비용도 문제다. 180석이라는 의석을 가지고도 그동안 민주당은 무엇을 했냐라는 비판을 수용하고 발전적인 정책을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 무엇하나 녹록지 않다. 그러나 주우리씨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젊은 청년들이 바꿔나가겠습니다"라고 다부지게 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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