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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과 매생이를 넣어 끓인 떡국. 추운 겨울에 먹는 색다른 음식입니다.
 굴과 매생이를 넣어 끓인 떡국. 추운 겨울에 먹는 색다른 음식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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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으스스 추운 겨울철. 뜨끈한 국물 음식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따뜻한 것을 먹으면 속이 풀리고 몸이 달아올라 추위도 잠시 잊을 수 있습니다.

"여보, 어디 국밥이라도 한 그릇 먹고 올까?"
"코로나도 그렇고, 밖에 나갈 필요 있나요."
"이런 날 국밥에 막걸리 한 잔이 딱 좋은데!"
"그러지 말고, 내 굴떡국 끓일게요. 냉장고에 굴 있겠다, 떡국 떡 있겠다."
"그래? 그거 좋겠네!"


아내가 굴떡국을 끓인다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입니다. 며칠 전, 사돈댁에서 부쳐 온 굴은 손질해 두었고, 사놓은 떡국 떡까지 있으니 아내의 손맛만 보태지면 될 것 같습니다.

겨울이 제철인 굴과 매생이

아내가 떡국 떡을 꺼내 물에 담그면서 급히 나를 부릅니다.

"기왕이면 매생이랑 넣고 끓이면 어때?"
"굴떡국에다 매생이를?"
"음식점에서도 그렇게 끓여요. 내가 솜씨 발휘할게 마트나 다녀오셔."


매생이굴떡국이라? 뭔가 색다른 음식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후다닥 매생이를 사 왔습니다. 매생이는 요즘이 제철이라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얼음을 얼리듯이 칸칸이 나눠 굴을 냉동 보관해두면 여러 날 먹을 수 있습니다.
 얼음을 얼리듯이 칸칸이 나눠 굴을 냉동 보관해두면 여러 날 먹을 수 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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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우리 사돈은 해마다 겨울이면 자연산 굴을 부쳐옵니다. 많은 양이라 한꺼번에 먹을 수 없어 소금물에 정갈하게 씻어 냉동실에 얼려두고 여러 날을 먹습니다. 굴은 전을 부치기도 하고 탕국을 끓일 때 요긴하게 쓰입니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 지금이 제철입니다. 타우린 성분이 많아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해소 등 우리 몸에 좋은 식품입니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 지금이 제철입니다. 타우린 성분이 많아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해소 등 우리 몸에 좋은 식품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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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은 달걀을 풀어 전을 부치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됩니다.
 굴은 달걀을 풀어 전을 부치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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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굴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합니다. 싱싱한 것은 새콤달콤 굴무침을 해서 먹고, 굴밥도 해 먹습니다. 달걀을 풀어 굴전을 부치면 술안주로도 그만입니다.
 
갈파랫과에 속한 해조류인 매생이. 가늘고 부드러워 겨울철이 많이 먹습니다.
 갈파랫과에 속한 해조류인 매생이. 가늘고 부드러워 겨울철이 많이 먹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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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이 씻어 냉동 보관해둔 굴은 손질할 것도 없고, 매생이는 흐르는 물에 굵은 소금을 조금 넣고 서너 차례 헹궈 놓습니다. 매생이를 손으로 만져보니 너무 부드럽습니다.

"당신, 굴을 뭐라 부르는지 알죠?"
"그야 석화라 했지. 돌에 핀 꽃이라고."
"그럼 매생이는 무슨 뜻?"
"글쎄. 맛이 있어 매일 생각이 난다고 매생이인가?"
"그게 아니고,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고 매생이라 한다네요."


이름을 듣고 보니 그럴듯합니다. 아무튼, 굴과 매생이를 넣어 끓이는 떡국이 기대됩니다.

바다의 보물이라는 석화(石花). 추운 겨울, 지금이 제일 맛있을 때입니다. 자연산도 있지만, 통영을 중심으로 남해안에서 양식하여 예전보다 많이 나옵니다.

굴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 하여 동서양을 막론하고 즐겨 먹습니다. 장의 소화 능력을 키우고,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여 피로 해소와 간세포 재생을 도와주며 신진대사를 촉진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특히, 굴이 함유한 아연성분은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주어 정자의 활동과 생성을 도와줍니다.

옛말에 "배 타는 어부 딸은 얼굴이 검어도, 굴 따는 어부 딸은 얼굴이 하얗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굴이 피부미용에도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멜라닌을 분해하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하얗고 뽀얀 얼굴을 간직하려면 굴을 많이 먹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공급을 위해서 파래, 감태, 매생이와 같은 음식은 없다고 합니다. 해초 삼총사 중 매생이가 가장 얇고 부드럽고 감태, 파래 순으로 입자가 굵습니다. 특히, 매생이는 워낙 얇아 누에가 만든 명주실과 같이 가늘고 촘촘하여 먹을 때 목 넘김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굴과 매생이는 찰떡궁합

아내가 매생이굴떡국을 끓이려 팔을 걷어붙입니다. 옆에서 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떡국 떡은 찬물에 미리 담가놓습니다. 양념 재료는 달걀, 마늘 다진 것, 대파 몇 개가 전부입니다.
 
떡국떡입니다. 매생이와 굴을 함께 넣어 떡국을 끓입니다.
 떡국떡입니다. 매생이와 굴을 함께 넣어 떡국을 끓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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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굴떡국에 들어가는 식재료입니다. 달걀, 다진 마늘, 굴, 매생이, 대파 등.
 매생이굴떡국에 들어가는 식재료입니다. 달걀, 다진 마늘, 굴, 매생이, 대파 등.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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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멸치와 다시마 등으로 우려낸 육수를 끓입니다.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어 잠깐 볶아줍니다. 끓어 오른 육수에 미리 손질한 재료를 하나하나 투하합니다. 물에 불린 떡국떡을 넣고 끓이다 떡이 떠오르면 굴을 넣습니다. 그런 다음 매생이와 송송 썬 대파와 달걀을 풀어 한소끔 끓이다 불을 끕니다.

"간은 안 해?"
"굴과 매생이 씻을 때 소금으로 씻어서... 좀 심심하게 해서 김치랑 먹죠."


아내가 한입을 건네는데, "앗 뜨거워라!"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입천장을 델 뻔했습니다.

아내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한마디 합니다.

"미운 사위 매생잇국 준다는 말, 지금 당신을 보니 딱 맞네!"

미운 사위 골려줄 때 마악 끓인 매생잇국을 먹여 입천장을 데인다는 말을 아내가 써먹습니다. 매생잇국은 김이 잘 나지 않고 촘촘히 뭉쳐있어 쉽게 식지 않아서 자칫 데기 일쑤입니다.

"괜찮아요? 그래 후욱 불면서 조금씩 먹어야 해! 간은 맞아요?"
 
매생잇국은 뜨거워 자칫 입천장을 데일 수가 있습니다. 후욱 불며 천천이 먹어야합니다.
 매생잇국은 뜨거워 자칫 입천장을 데일 수가 있습니다. 후욱 불며 천천이 먹어야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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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룩 넘어가는 매생이굴떡국 맛이 기가 막힙니다. 바다 냄새를 상 위에 옮겨놓은 듯 색다른 맛입니다. 굴 특유의 향과 시원한 맛에다 목 넘김이 좋은 매생이가 어우러지면서 겨울 추위를 잊게 합니다.

굴과 매생이는 찰떡궁합으로 풍부한 영양과 맛에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제철에 나는 재료로 만든 떡국 국물요리가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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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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