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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일몰이 남긴 선물- 금성과 수성 12월 31일 일몰 후 수성이 밝은 금성과 함께 서쪽 지평선 위에 나란히 위치함으로써, 도심에서도 수성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스파트폰(S20) 야간모드로 촬영! |
ⓒ 김진아 | 관련사진보기 |
1월 4일 새벽녘 동쪽 하늘에서 시간 당 수십 개의 별똥별이 떨어지는 사분의자리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다. 이날 초저녁 서쪽 하늘에서는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수성을 관측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온다.
새해 첫 선물처럼 찾아온 유성우와 수성을 보며 밤하늘을 한 번 쳐다 볼 여유가 생기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보는 것을 어떨까?
유성우란 별똥별이 비처럼 많이 쏟아진다는 뜻이고, 이날은 넓은 밤하늘 중 특별히 사분의자리 근처에서 별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분의자리 유성우라 부른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로 불리는 만큼 올해도 화려한 별동별 우주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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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선물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유성우가 있는 날은 한 장의 천체사진에 여러 개의 별똥별을 담는 행운을 만날 수 있다. |
ⓒ 김지훈 | 관련사진보기 |
올해 사분의자리 유성우 관측 최적기는 1월 3일 밤을 넘어 1월 4일 새벽일 것으로 예상한다. 극대 시간은 4일 오전 5시 40분이고 시간당 최대 관측 가능한 유성수(ZHR)는 약 120개다.
극대 시간이 새벽이고 달도 밤새도록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관측 조건이 좋은 편이다.
목동자리와 용자리 사이에 위치했던 사분의자리는 별자리 이름이 사라졌지만, 예전부터 부르던 관습에 따라 이 위치에서 별똥별이 많이 떨어질 때를 사분의자리 유성우로 부른다.
1월 4일 새벽 2시를 넘어서면서 북동쪽 지평선 위에 아주 밝은 별이 나타나는데 이 별이 목동자리의 알파성 아르크투루스이다. 이 시각 동쪽 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아르크투루스를 찾을 수 있다.
이 별에서 왼쪽(북쪽 방향)으로 약 30도쯤 떨어진 곳이 사분의자리 유성우의 복사점이다. 즉 목동자리와 용자리 사이를 쳐다보면 그곳에서 별똥별이 집중적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날 초저녁 서쪽 지평선 위에서 수성을 관측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온다. 수성은 항상 태양과 바짝 붙어서 뜨거나 지기 때문에, 일반인이 석양이나 여명의 붉은 하늘에서 수성의 존재를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수성을 한 번도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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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의 석양에 나타난 4행성과 견우성 21년의 마지막 일몰 후 새해를 맞이한지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수성은 더 높아지고 금성은 지평선을 향해 더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아이폰11 야간모드에서 삼각대 없이 3초 노출로 촬영. |
ⓒ 심재철 | 관련사진보기 |
그런데 1월 4일은 해가 지고 석양이 끝나갈 무렵 약 6시 5분을 전후해서 지평선 바로 위에 실낱같은 초승달과 수성이 나란히 위치한다. 이 시각 서쪽 지평선 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누구나 쉽게 수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지평선 바로 위 붉은 노을 위로 수성이 보일 때 쯤, 조금만 더 동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토성과 목성도 보인다. 더군다나 수성은 향후 일주일간 토성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두 행성이 만나는 이벤트를 펼친다.
6월에 있을 5행성 축제의 예행연습을 하는 느낌이다.
중요한 것은 초저녁 서쪽하늘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행성의 움직임을 스마트폰 하나로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간모드가 지원되는 스마트폰이면 삼각대 없이도 천체사진을 찍을 수 있다.
초승달과 수성의 만남, 수성이 토성을 기준으로 신기하게 움직이는 과정을 기록해 보자. 스마트폰 하나로 튀코 브라헤가 기록했던 것보다 더 정밀하게 천문현상을 담을 수 있다.
천문현상을 나 스스로 기록해 봄으로써 어렵고 막연해서 멀게만 생각되었던 우주가 우리 생활 속으로 나가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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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저녁 서쪽 지평선 위의 초승달과 3행성 초승달이 밝기만으로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운 행성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2021년 1월 16일 동막 해수욕장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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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훈 | 관련사진보기 |
밝기와 위치가 변하지 않는 별자리 사이에서 복잡하지만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행성의 운동을 관측하고 연구함으로써 인류는 세상의 중심을 바꿀 수 있었다. 세상의 중심이 바뀌는 과정에서 과학혁명이 시작되었고 우리가 이룬 화려한 문명 또한 앞당겨졌다.
오늘은 하루의 복잡한 세상 일을 마무리하고 초저녁엔 밤하늘을 한 번 쳐다보자. 한 팔 길이밖에 도달할 수 없는 우리를 무한의 시공이 존재하는 우주로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