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국회의원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국회의원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 서창식

관련사진보기


최근 대선 이슈 중 하나인 '기본소득'이 쟁점화 돼가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더불어 국민들도 찬반 논쟁 및 평가가 엇갈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기본소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후퇴한 것이 아니냐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기본소득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수개월간의 노력으로 기본소득 토지세법을 국회에서 발의하면서 기본소득 제도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은 아직 한국 사회에 생경하다. 기본소득당이 말하는 기본소득의 정의와 개념 설명을 듣기 위해 지난 16일 오후 용혜인 의원을 만났다. 이 인터뷰는 용혜인 의원실에서 이뤄졌다.

- 기본소득당은 어떤 계기로 창당하게 됐나.

"기본소득당은 지금 한국 사회의 기본소득이 너무 필요한데 기존의 정당 틀 내에서는 기본소득을 실현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기본소득이라는 이슈를 원 포인트로 다루는 당을 한번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해서 창당하게 됐다.

한국의 정당법상 당을 만든다는 게 사실 좀 쉽지는 않아서 창당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태로 시작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당원 가입으로 한 3개월 동안 2만여 명이 함께해주셨다. 특히 이중 약 80% 정도가 20대의 젊은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이었다."

- 군소정당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법안을 발의할 때도 10명의 의원을 모아야 발의할 수 있는데, 저 말고 9명 의원의 공동발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사실은 기본소득당에서 내는 법안에 대해 공동 발의자를 모으는 것이 쉽진 않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제가 작년 3월부터 토지보유세랑 토지 기본소득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추진했는데, 10명의 의원을 모아서 발의하는 데 8개월이나 걸렸다. 이렇게 법안 발의조차 힘든 게 소수정당 의원으로서는 가장 어렵고 답답하고 힘든 점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준비위한 대안으로 기본소득 필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국회의원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국회의원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 서창식

관련사진보기

 
-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2016년 총선 때 총선 직전에 용산에 있는 국밥집에서 밥을 먹다가 당시 이세돌씨와 알파고가 대국하는 걸 봤다. 나는 당시 바둑에 대해 잘 몰랐지만, 인공지능이 이겼다는 것에 대해 주위의 전문가분들은 큰 충격을 받으셨다고 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이러한 걸 보면서 우리 사회가 4차 산업혁명에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대안으로 기본소득이라는 걸 알게 돼 시작했고, 현실에서 기본소득을 어떻게 현실화시킬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 기본소득이 과연 기본의 복지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을까?

"성북구 네 모녀의 자살 사건과 송파 세 모녀 사건. 그리고 관악구 새터민 모자 45살 정도 되는 아기랑 엄마가 이제 고춧가루만 냉장고에 남아 있을 정도로 결국에는 아사했던 사건. 이러한 복지 사각지대에 있었던 사건들이 계속해서 한국 사회에서 뉴스로 보도가 되고 국민들이 접하게 됐다.

현재는 이러한 사람들이 계속 빈곤한 상태에 머물러 있게 되고, 기존의 복지 제도의 혜택조차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우리 사회에서 목격 된다.

기존의 사회복지 체제로는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이 최소한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에게 조건 없이 그리고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이 이러한 사례를 없앨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

"세금보다 기본소득으로 나누는 것을 생각해야"

- 기본소득이 증세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다.

"거두는 것만 생각하면 지금보다 세금이 늘어나는 것은 맞는데, 거두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두자마자 더 많이 바로 나누어 드리는 형태다. 그렇기 때문에 세금이 늘어나거나 국가가 정부가 이 과정에서 가져가는 몫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청년들을 비롯해서 대다수 국민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저소득자나 무주택자는 탄소세와 소득세 5% 이외에는 거의 부담이 없을 테지만, 고소득이나 고가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탄소 배출을 아주 많이 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을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즉, 대다수의 국민들이 세금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1인당 조건 없이 65만 원을 받기 때문에 실제로는 내는 돈보다 받는 돈이 더 많게 될 것이고 훨씬 더 큰 이득일 것이다."

- 기존의 복지 혜택이 줄어들지 않을까?

"기본소득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국민의힘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기존의 교육이나 의료 등에 지출되는 정부 예산을 '서비스'가 아니 국민들에게 현금으로 나눠주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소득당 같은 경우는 기존의 복지 시스템이 후퇴하지 않는 선에서 기본 소득을 도입해야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저희가 생계급여 수준으로 도입을 하려는 것도 이 생계급여를 통합했을 때 생계급여를 받고 있는 분들이 더 어떤 처지가 열악해지지 않도록 하는 모델로서 또 설계를 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 되면 기본소득 할 수 있을까?"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국회의원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국회의원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 서창식

관련사진보기

  
-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일부에서는 유사품이냐, 자매품이냐라고 하시는 데, 같은 기본소득일 뿐이다. 다만, 가장 큰 차이는 기본소득의 금액의 차이인데, 기본소득당은 월 65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기본소득을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 하더라도 '실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이 중심에 있는 세상을 꿈꾸고 당명에부터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중요한 하나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 기본소득을 받으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일부 보수 언론들이 이야기하는 게 재단 지원금 지역 화폐로 줬더니 소고기 사 먹는다는 것 등이다. 평소에 소고기 못 먹고 돼지고기, 닭고기만 먹다가 가족들과 함께 오랜만에 소고기 한 번 먹는 것이 과연 그렇게 부도덕한 일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이게 현금으로 지급했을 때 이게 무슨 불법 도박이라거나 아니면 투기성 자산으로 흘러간다거나 이런 것들은 저는 이런 것들을 막기 위한 방안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대선을 거쳐서 남은 21대 국회 임기 동안 기본소득을 실현해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 됐건 이번 대선에서 다양한 후보들이 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충분히 논의될 수 있으면 좋겠다.

특히 가장 큰 과제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동의를 충분히 형성하는 것이 때문에 앞으로 기본소득을 공론화시키고, 또 설득해 나가는지를 좀 많이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태그:#기본소득, #용혜인, #기본소득당, #이재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본소득·노동·사회복지 분야를 주로 다루며 권력에 굴하지 않고 공정한 세상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