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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지옥'을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이 화제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정진수(유아인 분)는 "사는 데 흥미가 없고 늘 죽고 싶었다", "스무 살이 되면 보육원에서 돈이 나오고 독립을 할 수 있게 되는데, 형제들이 500만 원씩 쥐고 골방을 찾아 들어갈 때 나는 초원으로 갔다, 거기는 독수리가 시신을 수습해 준다"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넘겼을 '보육원에서 나와서 독립 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500만원은 무슨 말일까? 

보호종료아동은 부모가 없거나 양육능력이 없는 부모를 둬 5년에서 10년 이상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 가정에서 생활해 온 아이들이다. 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에서 퇴소해야만 한다. 이때부터는 법적인 어른으로 분류되어 정부의 보호가 종결되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채로 외로운 홀로서기를 시작해야하는 국내 보호종료아동의 수는 연간 2000~3000명에 달하며, 보호종료아동에게 지급되는 정부의 자립정착금은 1인당 약 500만 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만 18세의 나이에 아이들은 홀로 살 집을 찾아야만 한다. 퇴소 전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선생님, 나가면 어디서 살아야 하나요?'라고 한다. 자립정착금은 전셋집을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대다수가 단칸방이나 고시원의 월세, 혹은 일을 하면 숙식제공을 해주는 곳을 찾아 다닌다고 한다.

2018년 기준 전체 보호종료아동의 절반이 넘는 52.5%가 월수입 150만 원 미만으로 주거비, 생계비 등 모든 비용을 해결하고 있다.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갑작스러운 어려움이 닥쳐도 경제적이나 정서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는 외로움과 두려움이다.

이런 현실 속에 정부는 지난 7월 13일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 방안에 따르면, 본인 의사에 따라 보호 종료 나이(현행 만 18세)를 만24세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정부는 또 아동에게 생계급여를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후견제도 보완 추진, 공공후견인 제도 도입 계획 등을 밝혔다. 이렇게라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라 여겨짐과 동시에 이 지원강화 방안이 실효성이 있는지, 어떤 부분이 더 필요한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은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신인성 고아권익연대 사무국장(오른쪽)
 신인성 고아권익연대 사무국장(오른쪽)
ⓒ 최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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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종료아동을 만날 기회가 적었고, 다들 인터뷰에 응하고 싶지 않아 했기에, 직접 현장에서 보호종료아동을 대면하는 담당자분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지난 11월 26일 인터뷰에 응해준 사람은 고아권익연대 신인성 사무국장님과 이 기관을 오가는 보호종료아동 김진우(가명)씨였다.

고아권익연대는 보호종료아동이 시설을 퇴소한 후 정상적으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정책사업, 지원사업 등으로 돕는 기관이다. 실제로 고아권익연대는 아동양육시설 보호대상 아동 및 퇴소한 아동들을 위해 가족을 찾아주는 뿌리찾기, 보육원 퇴소 아동의 무연고 사망 시 장례 지원, 인식개선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신인성 사무국장, 그리고 보호종료아동 김진우씨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보호종료아동이 실질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신인성 : "보건복지부 통계 자료를 보시면 '진학이 11%, 취업이 38% 그 외 연락 두절과 기타'라고 나와있는 부분이 있어요. 연락 두절 아이들 중엔 범죄 대상에 놓여 있어서인 경우가 많아요. 자립지원금 500만 원 들고 나오는데 그 아이들만 노리는 조직이 따로 있어요. 일명 빨대족이라고도 하는데, 보호종료아동이었던 선배들이 가담해 있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그러니까 보육원에서 나오는 아이들을 너무 잘 아는거죠. 휴대폰 개통을 3~4개씩 하게 만드는데 그게 결국 다 빚으로 남는거고... 그러다보니 연락 두절이 되고, 빚은 계속 쌓여만 가니까 자살을 생각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아요."

- 지난 7월 13일 정부가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했어요. 이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올해 7월에 정부에서 발표를 하였다고 해도 보호종료아동 50%도 혜택을 못 받아요. 결국 '또 탁상공론이구나'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하나 말씀드리면, 보육원에서 나가는 나이를 만 18세에서 만 24세로 한다고 되어있는데요. 아이들은 다 나갈 날만 기다려요. 나갈 때 돈도 생기고 단체생활이 아닌 자유가 생기는 거니까요. 이거 하나만 봐도 이건 아이들의 의견은 하나도 안 들어간 보여주기 식밖에 안되는 개선안인 것 같아요."

- 그렇다면 보호종료아동들이 시설을 나갈 때 가장 필요한 게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 "일단 지낼 곳이 있어야 하는데, LH 등은 조기퇴소를 하는 경우 스스로 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동사무소 이런 곳에 가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저희한테 직접적으로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하는 아동들이 많지 않아요. 그룹홈처럼 같은 또래 아이들 여러 명이 모여 살고 저희같은 선생님들이 한달에 1~2회 정도 방문해서 지도해주는 걸 아이들은 더 선호해요."

- 이 개선안 말고 정책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현재 실종된 아이를 부모가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시스템은 있지만, 아이가 부모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은 없어요. 아이들에게 부모가 누군지 정도는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아이는 버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되어서 부모를 너무 찾고 싶은데 그런 시스템이 없다보니, 찾지 못하게 되어있어요.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고요. 한 어머니가 아이를 보육원에 맡겼고, 맡길 때 아이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은 거예요. 그럼 보육원에서도 등록할 때 아이 이름을 모르는거죠. 아버지는 아이를 너무 찾고 싶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성인이 된 아이는 계속 경찰서와 보건 복지부 등을 찾아다니면서 노력했고요. 그 결과, 33년 만에 만난 경우도 있어요. 만약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었다면 이렇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을 거예요."

- 홈페이지에서 고아의 인권 관련된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관련 내용을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 "보호종료아동들은 보호 대상이 아니고, 동정의 대상도 아닌 피해자라고 생각을 해요. 이 '고아'라는 표현도 좀 그런게 아이들은 사실 부모님은 거의 다 계세요. 그냥 행정용어로 이렇게 사용되고 있어요. 아이들은 고아라는 말을 되게 싫어해요. 이 아이들은 비자발적으로 현재 상황에 놓여진 것이고, 누군가에 의해서 유기된 피해아동이라고 생각해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부모를 알권리도 있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보호종료아동의 인권이 너무 확립되어 있지 않다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 마지막으로 개개인이 보호종료아동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 "개인이 노력해야하는 부분은 사실 인식개선이나 후원정도가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단체기 때문에, 홈페이지나 리플릿 등을 바탕으로 아이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이 개선안도 여러 사람이 모여서 계속 제언하고 개선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다보니 결국 나오게 된 것이에요. 그런데, 아직도 바뀔 부분이 정말 많아요. 이 아이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얼마나 힘이 되겠어요."

직접 현장에서 보호종료아동을 대면하는 담당자와 보호종료아동을 인터뷰 해 본 결과, 이번에 발표된 개선안이 이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한계가 있고 더 구체적인 개선안이 나와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보호종료아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인식이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듣게 되었다.

담당자가 말했듯, 이 아이들은 비자발적으로 현재 상황에 놓인 것이고, 부모가 누군지도 알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가 한 번에 큰 변화는 갖고 오지 못하더라도,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면 작은 변화부터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와시민> 강의에서 보육원 아동을 주제로 활동한 열여덟의순간 팀(최예환, 장서연, 박성미, 김혜지, 김소영)의 글로벌 시티즌 프로젝트(GCP) 활동의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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