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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2019년 3월5일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방영본 갈무리
 MBC PD수첩 2019년 3월5일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방영본 갈무리
ⓒ MBC PD수첩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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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 일가의 난동사건을 봐주기 수사한 문제로 재판을 받는 경찰관을 검찰이 고의로 축소 기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이 징역형만 구형 가능한 죄목을 피해 하한 형량이 더 낮은 죄목을 적용했다는 주장이다.

방 전 사장의 배우자 고 이미란씨 유족은 1일 대검찰청 감찰부에 경찰관 이아무개 경위 사건을 담당하는 공판 검사의 행태를 바로 잡아 달라며 진정서를 접수했다. "담당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음에도 검사가 거부하고 있다"며 "이 행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공소장 변경이 이뤄질 수 있게 바로잡아 달라"는 요구다.

유족은 이씨가 가족의 가혹행위를 폭로하고 사망한 후인 2017년 검찰의 축소 기소 의혹도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유족은 이씨의 자녀 4명이 이씨를 강제로 구급차에 실어 병원으로 이송하려고 폭력을 가했다며 이들을 공동존속상해 혐의로 고발했다. 담당 경찰관이 이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공동존속상해는 무혐의 처분하고 이보다 상한 형량이 훨씬 낮은 강요죄로 바꿔 기소했다.

유족은 또 당시 이씨 유서나 검찰이 입수한 사건 자료를 종합하면 방 전 사장 일가의 수상한 돈거래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족은 진정서에서 "검사는 혐의를 인지하면 수사해야 하는데 직무 유기 또는 직무 태만이 아닐 수 없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경·검 <조선> 일가 사건 축소·은폐 줄곧 확인" 

이씨의 형부인 김영수씨는 1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조선일보 일가 문제라면 일관되게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는 경·검을 줄곧 봐왔기 때문에 진정서를 제출케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8일 열린 경찰관 이아무개 경위의 두 번째 공판이 직접적 계기다. 이 경위는 2016년 방 전 사장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검찰에 기록으로 제출한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지난 5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를 심문할 땐 사법경찰관리를 반드시 참여시켜야 하는데, 혼자 심문을 하고 다른 경장의 도장을 임의로 찍어 조서를 작성한 혐의다.

이 경위는 2017년 방 전 사장과 장남 방성오씨의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를 수사해 이들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수사관이다. 방 전 사장 등은 2016년 11월, 당시 이미란씨 사망 경위를 조사하던 이씨 어머니 자택을 찾아가 돌로 현관문을 내리쳐 파손시키고 얼음도끼로 위협을 하는 등 난동을 피웠다. 관련 CCTV 영상 등이 증거로 제출됐음에도 용산경찰서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해 봐주기 수사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MBC PD수첩 2019년 3월5일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방영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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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은 이날 법정에서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공소사실을 보면 '공문서 위조죄'도 성립하는데 검찰이 허위공문서 작성죄로만 기소했다며 공문서 위조죄를 공소사실에 추가하라는 취지로 공소장 변경을 직접 요구한 것.

공문서 위조는 허위공문서 작성보다 법정 하한 형량이 높다. 공문서 위조는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하'이고 허위공문서 작성 죄는 '징역 7년 이하 또는 벌금 2000만원 이하'다.

공판검사는 이에 '수사검사와 상의해 봤고 (임의 도장 날인은) 추정적 승낙에 해당될 수 있다' 등의 이유를 대며 기존 공소장을 유지하겠다고 반박했다. 공판을 방청한 김씨는 "재판장은 공판 전 검찰에 미리 석명도 요구했고 법정에서도 공소장 변경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검사는 끝까지 거부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족은 "공문서 위조죄는 검찰이 벌금형을 선택할 수 없게 돼 있는 반면, 허위공문서 작성죄는 가능하다"며 "범죄를 저지른 경찰관이 벌금형으로 가볍게 처벌받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공문서 위조를 제외하고 허위공문서작성죄로만 기소했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개인적인 실수가 아니라고 보는 이유는 이런 경·검의 조선일보 일가 봐주기를 줄곧 봐왔기 때문"이라며 "처제가 사망한 당시 고발된 자녀들 '공동존속상해' 혐의를 강요죄로 바꿔 기소한다든가, 처제는 방상훈 부인에게도 유서를 남기며 수상한 돈 흐름을 언급했는데 이를 묵살한 것 등을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고 이미란씨는 2016년 9월 한강에 투신해 사망했다. 이씨는 유서 등을 통해 사망 5개월 전부터 금전 문제로 남편 방 전 사장과 자녀 4명으로부터 학대당했고 지하실에 감금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태그:#고 이미란씨 사망, #방용훈 일가 난동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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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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