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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입장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전두환, 항소심 출석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입장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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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전두환씨의 재판은 어떻게 될까.

형사재판은 공소기각 결정으로 마무리되겠지만, 민사재판은 그의 상속인에게 이어져 계속 진행될 수 있다. 물론 전씨의 가족들이 상속을 포기할 경우 그는 민사재판에서도 벗어나게 되지만, 전씨의 아들 재국씨도 같은 민사재판의 피고이므로 해당 재판이 완전히 종결되진 않는다. 

23일 사망한 전씨는 회고록으로 인해 민·형사재판을 모두 받고 있었다.

우선 형사재판은 형사소송법 328조에 따라 피고인의 사망에 의한 공소기각 결정이 날 예정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사탄" 등으로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던 전씨는 오는 29일 2심(항소심) 결심 공판(검찰의 구형 등이 이뤄지는 선고 전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전씨는 지난해 11월 30일 형사재판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1980년 5월 21일, 27일에 광주에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민사재판은 상속인이 존재하는 한 계속 이어진다. 조영대 신부(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와 5.18단체 등이 전씨와 아들 재국씨(회고록 출판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및 출판·배포 금지 소송 역시 2심이 진행 중이었다.

피고 전씨의 사망으로 재판은 일단 중단되지만 이후 상속인이 소송을 이어받는 절차를 밟게 된다(소송절차 수계). 법원은 상속인이 명확치 않을 경우 소송대리인 등을 통해 소송절차 수계를 신청하도록 한다. 하지만 전씨의 가족들이 상속을 포기해 상속인이 존재하지 않으면 그는 소송을 면하게 된다. 

다만 이 민사재판의 경우 재국씨도 피고이기 때문에 재판이 완전히 종결되진 않는다.

전씨는 민사재판 1심에서도 패소했었다. 2018년 9월 18일 1심 재판부는 회고록에 기재된 내용(북한군 개입설, 헬기사격 부인, 계엄군 총기 사용 부인, 광주교도소 습격 등)을 객관적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회고록의 출판·배포 금지와 7000만 원 배상을 선고했다.

고 조비오 신부와 5.18단체 측 김정호 변호사는 2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형사재판은 피고인이 사망했으니 공소기각 결정이 나겠지만 1심에서 헬기사격을 인정한 유죄 판결이 났기 때문에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사재판은 소송절차 수계에 의해 절차가 진행될 것이고 북한군 개입설 등 여러 쟁점이 살아 있으므로 한걸음 더 진상규명을 위해 나아가겠다"라면서도 "다만 전씨의 가족들이 '상속재산이 29만 원뿐'이라며 상속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고 가정법원에서 상속포기가 인정되면 소송에서 벗어나게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전씨가 역사 앞에, 국민 앞에, 그리고 광주시민들에게 반성과 사죄를 하고 생을 마감하길 바랐는데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씨의 사죄와 반성으로 그러한 역사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기길 바랐다. 전씨는 이러한 점에서도 우리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성숙하고 품격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가해자가 역사적 책임을 지고, 피해자가 이를 용서하고 승화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전씨의 행태로 그 첫발도 떼지 못했다."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지난 5월 10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두환씨의 재판 출석 등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지난 5월 10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두환씨의 재판 출석 등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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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두환,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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