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성건업 배한수 대표
 한성건업 배한수 대표
ⓒ 주간함양

관련사진보기


"누군가에게 조언하거나 선도할 때 사람들은 부처님 수준쯤 되지 않았으면 지적도 하지 말라고 한다. 너는 깨끗하냐는 소리다. 우리는 선생을 신이라 말하지 않는다. 먼저 낫다는 것이지 모든 게 낫다는 건 아니지 않나. 완벽한 사람만이 잘못을 지적하라고 강요한다면 누구도 말할 사람이 없다. 잘못을 하되 더 한 사람보다 덜 한 사람이 낫다는 생각을 받아들여야 발전할 수 있다."

경남 함양군민들에게 "지붕 공사는 배 사장한테"라며 고민 없이 연상되는 한성건업 배한수(73) 대표. 그가 함양을 생각하며 전한 애정 어린 조언이다. 그때(?) 이후 모든 사회 활동을 접고 20여 년 이상 해 온 한성건업 일에만 몰두해 온 배한수 대표는 내뱉는 모든 말을 조심스러워 했다. "사람들은 남에 말하기 좋아하고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니, 모르고 한 말도 진실이 되더라구요."

49세에 지방의회 진출을 꿈꿨지만 세 번의 도전이 모두 무산되었고 그는 정계를 떠났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떠났다기 보다 포기였다. "내 인생에서 제일 후회하는 것이 일찍 포기했다는 것이죠. 그 당시만 해도 60이 되면 인생을 정리해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60이 넘어 의정 활동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겼구요." 처음부터 마음먹은 그의 이른 포기로 후에 주어진 기회도 힘을 잃었다.
 
배한수 대표
 배한수 대표
ⓒ 주간함양

관련사진보기


20대부터 정당 활동을 했던 그는 25살에 결혼하여 '남자는 한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연쇄점 사업(동일업종의 점포를 직영 또는 계약하여 가맹 형태로 운영), 삼립빵, 우유대리점을 하며 가계를 꾸렸다. 보수 여당의 텃밭이던 함양에서 끝까지 진보의 길을 걸어 온 배한수씨는 남의 선거에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가며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

아직 정치꾼이지 못한, 그의 솔직한 모든 행동과 발언은 반대세력에게 빌미가 되어 그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그는 그런 과거를 회상하며 "그래도 지금의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그때 내가 뜻을 이뤘다면 내 욕심이 거기서 멈추지 않았겠죠. 그랬다면 불명예를 안았을 수도 있었겠죠"라고 말했다. 
 
한성건업 배한수 대표
 한성건업 배한수 대표
ⓒ 주간함양

관련사진보기


70을 넘긴 배한수씨는 아직도 현장이 편한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붕 개량뿐 아니라 주택 신·개축과 샤시, 도장 등 사업을 확장하는 계획도 세웠다. 영업이라곤 제대로 해 본 적 없어 전화번호부 책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산림조합 근처에 위치한 한성건업 사무실은 매일 문이 활짝 열려있다. 손님이 열 번을 찾아와서 배 사장을 겨우 만나 일을 맡기고 가는 곳이다. 

"마을에 일을 하고 나면 다음에 또 찾아주시죠. 함양분들 덕분에 제가 먹고 삽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그는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배 사장한테 맡기면 믿을 수 있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신뢰가 쌓여있다.

이제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닌 함양군민으로 지역사회의 참어른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배한수씨. 그는 최근 대운이 터졌다고 말했다. 사회 활동을 접은 후 어떤 직함도 갖지 않던 그가 재작년 불교신도회장, 용평리도시재생뉴딜사업 주민협의체 회장을 맡았다.

20년 넘게 부회장만 해오던 불교신도회는 신임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갑자기 사임하자 회장을 맡은 적 없던 유일한 배한수씨가 하게 됐다. 도시재생주민협의체 회장은 주민공청회인 줄 알고 갔던 자리가 대표자회의였고 발언자로 참석자들의 지지를 받아 회장을 맡게 됐다.

남들은 그의 이런 행보에 색안경을 쓰고 볼 수 있겠으나 그는 예전처럼 순수하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불교의 '인과응보' 가르침을 실천하고, 동문네거리에 비해 발전이 저조한 시장거리 발전을 위해 새로운 직함도 마다하지 않았다. 직함은 무거우나 맡은 책임에 최선을 다하는, 평생 튼튼한 집을 짓듯 어제고 오늘이고 변함없는 인생을 사는 배한수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하회영)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배한수, #인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언론 젊은신문 함양의 대표지역신문 주간함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