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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뇌성마비 장애 작가 이진행이 출간한 에세이집 <나는 매일 치열하게 살아갑니다>(뱅크북. 2021.07.31)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 작가 이진행이 출간한 에세이집 <나는 매일 치열하게 살아갑니다>(뱅크북. 2021.07.31)
ⓒ 뱅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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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강사, 영화감독, 사진·액자·화환서비스 대리점 점주…. 그의 직업들이다. 법학을 전공했고, 재활복지원, 전자부품 회사 등 여러 기관에서 사무직으로도 근무했다. 취미는 캘리그라피다. 이 중에 그가 가장 잘하는 건 '웃고, 도전하기'다.
"내 이름은 '이진행'이다. 이름을 거꾸로 하면 '행진'이다. 행진하는 자는 웃는다. 최고의 웃음을 소유한 자이다." (p.59)
 

뇌성마비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46년째 "불굴의 노력을 통해 원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삶을 살고" 있는 이진행씨. 바로서기조차 힘든 몸을 이겨내고 장애인체육대회에 나가 메달을 땄다. 자신이 연출한 단편영화 '베리어프리'가 '2019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어눌한 발음이지만, 최고의 강사가 되겠다는 꿈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자신을 "감사마스터라는 개인브랜드로 활동하는 희망 전도사"라고 부른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작가 이진행'이 에세이집 <나는 매일 치열하게 살아갑니다>(뱅크북)를 펴냈다. '단 하루만이라도 평범할 수 있다면'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도전할 줄 모르고 포기하는 것이 바로 장애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는 순간 이미 승리자이다." (p.115)
 

책 표지를 장식한 달팽이 사진이 시선을 끈다. 달팽이는 느리다, 라고 생각하지만, 느리지 않다. 잠시 한눈을 팔기라도 하면 어느새 저만치 가고 있다. 어떤 장애물을 만나도, 느릿느릿 서서히 조금씩 움직여 끝내 목적지에 다다른다.
"'poco a poco' SBS에서 방영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뜻은 '서서히, 조금씩'이다. 그 드라마에서 나온 저 말을 보고 생각했다. '그래, 서서히, 조금씩 움직이면서 하면 돼. 잠깐 쉬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는 하지 말자.'" (p. 112)
 
에세이집 <나는 매일 치열하게 살아갑니다>(뱅크북. 2021.07.31)를 펴낸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 작가 이진행씨
 에세이집 <나는 매일 치열하게 살아갑니다>(뱅크북. 2021.07.31)를 펴낸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 작가 이진행씨
ⓒ 이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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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행씨에게 책 쓰는 일이 그렇다. 남들보다 2~3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때 그는 도전하고 멈추지 않았다. <마음 장애인은 아닙니다>, <감사마스터 이진행의 ThanQ>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책이다. 그에게 장애는 고통이나 절망이 아니라 "정말 고마운" 친구 같은 존재다.
"46년간 치열하게 장애와 더불어 인내하며 살았습니다. 제게 장애는 인내이고, 선물이고, 극복해야 할 산입니다.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친구이기도 합니다. 장애는 아직도 많은 것을 주고 배우게 합니다." (- 이진행씨 '브런치' 중)
 

이진행씨는 에세이집 <나는 매일 치열하게 살아갑니다>에서 장애를 입고 살다 간 위인들의 삶에 자기 삶을 대입시켰다. 위인들의 삶과 비교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삶을 닮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자신의 장애를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차츰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그들의 치열한 모습이 저자의 삶에 많은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고백한다.

그의 치열한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꾸준히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p. 43)
 

태그:#이진행, #나는매일치열하게살아갑니다, #뇌성마비장애작가, #장애인영화감독, #감사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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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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