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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완 경남 의령군수와 관련한 '성폭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오 군수에 대해 사과와 군수직 사퇴를 촉구했고, 오 군수는 '사실이 아니다'며 법적 대응 등에 나서고 있다.

논란이 되는 상황은 지난 17일 저녁 의령읍 한 식당에서 오 군수가 의령군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 중 벌어졌다. 오 군수는 4.7 재선거에서 당선했다.

참석했던 여성 기자는 "'술을 먹으니 얼굴이 붉어진다'고 하자, 오 군수가 '저는 얼굴뿐만 아니라 밑에도 붉어진다'라 하며 성적수치심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말을 했고, 잠시 대화를 하다가 오른손으로 손목을 잡아끌면서 '화장실 가는데 같이 가자, 밑에도 붉은지 보여줄게'라 하며 강제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경상남도경찰청에 오 군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고, 이에 대해 오 군수는 "추행한 사실이 없다. 사실 무근이다"라고 반박했다.

여성단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등 단체들은 30일 오전 의령군청 마당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등 단체들은 30일 오전 의령군청 마당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 경남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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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등 단체들은 30일 오전 의령군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태완 의령군수는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군수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오 군수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간담회 식사자리에서 참석한 여기자에게 입에 담기도 민망하고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어적 성희롱과 강제추행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우리 여성들은 또 한 번 분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건 이후 피해자 주변인, 지인, 그날 간담회 참석자를 통한 회유하며 2차 가해가 지속됐다"며 "인구가 적은 의령에서 사건의 본질이 왜곡되게 소문이 퍼져 피해자는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있고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며 불안에 떨고 있다는 피해자의 이야기에 우리들은 이런 폭력을 언제까지 참고 견디어내야 하는지 좌절감마저 드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성단체들은 "오 군수의 행위는 성폭력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범죄행위에 대한 사회적 비난을 회피하고자 피해자를 압박하는 전형적인 가해자의 전략"이라면서 "자신의 행위가 의령 군민인 여성을 비하하고 성적대상화한 행위이며 권력에 의한 성추행임을 깨닫고 있긴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의령을 대표하는 군수가 군민 여성에게 성적 불쾌감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말과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였다는 것은 권력을 이용해 여성의 인권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단체들은 "여성들은 피해자의 용기 있는 고발에 끝없는 지지와 연대를 보내며 폭력이 없는 세상, 여성의 존엄이 존중받는 세상, 여성이 안전한 세상, 성평등한 시회가 될 때까지 우리 사회의 성찰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태완 군수 "성추행은 사실과 무관, 법적 대응"
  
오태완 의령군수.
 오태완 의령군수.
ⓒ 의령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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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완 군수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기자 성추행은 사실과 무관하다"고 했다.

이날 오 군수는 "불미스러운 일로 군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고소인을 강제추행 한 사실은 결코 없고, 고소인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주장한 내용들은 왜곡을 넘어 공작에 가까운 음해들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 군수는 "이같은 음해와 허위사실에 강력한 대처는 물론 가능한 모든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안의 진실은 당시 배석했던 참석자들의 증언과 수사기관을 통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 군수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확대하고 재생산하여 보도하거나 문자, SNS 등을 이용해 정치적 흠집내기에 동조한 세력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해서 그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또 의령군은 29일 별도 자료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악성 댓글을 단 사람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게재한 언론사를 의령경찰서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태완 군수의 법률대리인은 "앞으로도 허위사실을 그대로 문자나 카톡 등으로 퍼 나르는 행위에 대해 의령군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군민들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다"라며 "단호하고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법률대리인은 "서로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수사 진행 중인 사건을 빌미로 '집회나 시위를 하는 행위와 그 단체'와 고발인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고소장이나 내용을 문자로 전달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도 엄중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그:#오태완 의령군수, #의령군청, #경남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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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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